월드컵은 전 세계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이다.

펠레(브라질)를 비롯해 보비 찰튼(잉글랜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지네딘 지단(프랑스) 등 적지 않은 축구선수들이 '지상 최대의 쇼' 월드컵을 통해 전설의 반열에 등극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췄음에도 월드컵 우승은커녕 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라이언 긱스다.

현역시절 폭풍 같은 드리블 실력과 기막힌 왼발 킥 능력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4년간 맹활약했던 긱스는 '비운의 별'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월드컵 무대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출신의 아버지와 웨일스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긱스가 국가대표팀에서 남긴 족적이라곤 'A매치 64경기 12골'이 전부다. 맨유에서 168골(963경기)을 기록하며 35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것과는 엄청난 대비를 이룬다.

'캡틴' 긱스가 이끌던 웨일스는 매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쓴 잔을 마셨는데, 1994 대회 예선에서 조 4위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1998대회 조 4위, 2002 대회 조 5위, 2006년 조 5위를 거두며 유럽 전통강호들의 먹잇감이 되기 일수였다.

'프랑스 월드컵 우승의 주역' 지네딘 지단으로부터 "긱스가 프랑스인이었다면 나는 벤치에 있었을 것"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던 긱스는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팀 전체의 역량 부족으로 조국 유니폼을 입고는 아무런 빛을 발산하지 못했다.

선수 시절 월드컵 못 간 긱스, 감독으로 웨일스 이끌까

 라이언 긱스가 웨일스 축구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라이언 긱스가 웨일스 축구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 BBC


선수 시절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2007년 여름 웨일스 유니폼을 벗었던 긱스가 이젠 감독이 되어 '웨일스의 월드컵 징크스 깨기 도전'에 나선다.

영국 주요 언론들은 15일(한국시각) 긱스가 웨일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BBC는 "웨일스 축구협회가 긱스에게 대표팀 감독직을 맡겼다"라며 "4년 계약을 맺었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4년 맨유 수석 코치로 부임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긱스는 불과 4년여 만에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

프로무대에서 감독 생활 한번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1년여의 코치 경력(2014~2015)만 가지고 단박에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점은 사실 꽤나 파격적이다.

최근까지 축구 해설가로 활동했던 긱스는 이제 마이크를 내려놓고 1958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매번 월드컵 예선 탈락의 쓴잔을 마셨던 웨일스 축구를 월드컵 무대에 올려놓아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현역시절 월드컵 무대를 TV로 지켜봐야 했던 긱스가 감독이 돼서는 그 한을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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