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독일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이를 낳으면 양육 수당이 있습니다. 그것도 한국보다 더 지원이 좋습니다. 한국에 있는 어머님들, 정부에서 매월 나오는 양육수당은 매달 소비되는 분유 값, 기저귀 값을 감당하기 턱없이 모자라죠? 

저도 한국에서 아이를 키울 때 마음은 값비싼 분유를 먹이고, 품질 좋은 기저귀만 아이에게 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외벌이 가정이라 조금 더 값싼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었고 기저귀도 조금 이따 갈아줄 수밖에 없는 마음 아픈 경험을 했었죠.

하지만 독일에 오니 육아에 조금 여유가 생기더군요. 독일은 분유 값, 기저귀 값이 한국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데다가 정부에서 나오는 양육수당도 혜택이 좋아 육아하기 좋은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럼 독일의 양육수당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킨더겔트 (Kindergeld)란?

독일에서 양육수당은 독일어로 킨더겔트(kindergeld)라고 합니다. 'Kinder(아이)'와 + 'geld (돈)'의 합성어입니다.

독일의 육아 수당 제도
▲ 독일의 육아 수당 제도 독일의 육아 수당 제도
ⓒ http://www.familien-wegwe

관련사진보기


양육 수당은 첫째와 둘째 아이까지는 각각 월 194유로(25만 원), 셋째 아이는 월 200유로 (26만 원), 넷째 아이는 월 225유로 (31만 원)를 받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즉 독일에 세금을 내지 않으면 혜택도 없다는 거죠.

독일 양육수당은 아이가 만 18세 될 때까지 받을 수 있지만 자녀가 학업을 계속하는 중이거나 실업 상태라면 만 21~25세가 되는 시기까지 받기도 합니다.

한국은 보육시설을 다니지 않는 경우, 10만 원~20만 원의 '가정양육수당'을 현금으로 줍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만 3세부터)을 다닌다면 보육료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이는 만 25세까지 지원하는 독일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입니다. 게다가 독일 사람들은 대학생이 돼서도 양육수당 뿐 아니라 한 학기에 약 50만 원 정도의 등록금에 교통비, 학생 식당비가 포함되어있어 많은 지원을 받으며 대학교를 다니기도 한답니다.

연봉이 6~7만 유로 이상 되는 사람들에게 킨더겔트(kindergeld) 대신 소득 공제 하는 형식으로 지급해주는데요. 이를 킨더프라이베트라그(kinderfreibetrag)라고 합니다.

독일은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을, 고소득층에게도 혜택을 주는 복지 시스템을 갖췄군요. 참고로 한국은 오는 9월부터 보육시설 이용여부와 상관없이 만 5세 이하 아이들에게 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다만, 여야 예산안 합의에 따라 소득 상위 10% 가구의 아동은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독일의 베이비시터 제도(Tageseltern)란?

독일에도 어린이집이 많지만 독일 엄마들이 어린이집보다 선호하는 것은 타게스엘턴(Tageseltern) 제도입니다. 바로 일일 부모 제도인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베이비시터 제도이죠.

독일의 베이비시터 제도
▲ 독일의 베이비시터 제도 독일의 베이비시터 제도
ⓒ 최주영

관련사진보기


독일의 베이비시터 제도는 아이를 베이비시터 집에 맡기면 돌봐주는 시스템인데요. 한 베이비시터 당 약 3~5명의 아이를 맡는 편입니다.

베이비시터를 선정하기 전에 미리 베이비시터 집을 방문해서 이 집이 우리 아이를 맡기기에 안전한 곳인지, 베이비시터의 경험은 충분한지, 놀이터에 우리 아이를 잘 데리고 다닐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음에 들면 베이비시터와 계약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독일 베이비시터들이 애용하는 4인용 유모차
▲ 독일 베이비시터들이 애용하는 4인용 유모차 독일 베이비시터들이 애용하는 4인용 유모차
ⓒ 최주영

관련사진보기


베이비시터가 4명의 아이를 끌고 다니기 위해서는 특수 유모차가 필요한데요. 바로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4명의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유모차를 많이 이용한답니다. 이 대형 유모차를 끌고 오르막 길을 오르기 위해서는 베이비시터들도  힘도 무척 세야할 것 같아요.

독일 베이비시터의 아이들과 놀이터 가기
▲ 독일 베이비시터의 아이들과 놀이터 가기 독일 베이비시터의 아이들과 놀이터 가기
ⓒ 최주영

관련사진보기


베이비시터 제도는 부모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계약할 수 있는데요, 지역에 따라 요금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부모의 연소득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부모가 많이 벌면 많이 내고 적게 벌면 그만큼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월 1500유로(한화 기준 약 200만 원)까지 버는 사람의 경우 베이비시터 요금은 무료로 엄청난 복지를 누릴 수 있는 것이죠.
독일 베이비시터제도 요금
▲ 독일 베이비시터제도 요금 독일 베이비시터제도 요금
ⓒ 최주영

관련사진보기


독일에서 일반 엔지니어의 경우 기본적으로 3000유로 이상을 벌기 때문에 월 10만 원 이상은 지불하는데, 이에 대해서 독일인들의 불만은 거의 없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원래 독일에서는 세금을 부과할 때도 차등제를 두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싱글의 경우 세금 레벨이 1로 거의 45%를 내는 싱글세를 적용 중이거든요. 독일에서는 외벌이를 하고 자녀가 많은 가정일수록 세율이 적고 더 많은 복지 혜택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출산에 대한 정책도 잘 되어 있어서 여자의 경우 출산을 하면 거의 10개월을 쉬는데 나머지 2개월 정도는 남편이 무조건 쓰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육아도 남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입니다.

참 여러 면에 있어 한국의 제도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은 점점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어 2040년 경에는 노동 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하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 않는 가정들도 많습니다. 아마 출산 후 다가올 경력 단절과, 외벌이만으로는 힘든 소득, 부족한 육아 복지 제도 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독일에서는 출산 후 복직하는 경우 본인의 선택에 따라 1주일에 2일, 3일만 일하고 적게 받는 제도도 잘되어 있어 육아, 경력 둘 다 잡을 수 있는 셈이죠.

독일의 제도가 무조건 옳다기 보다는 한국도 이러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과 사회적 제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걱정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뒷받침돼서 출산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태그:#독일 육아, #독일 복지, #독일 육아수당, #독일 베이비시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일에서 직장 생활하고 있는 딸바보 아빠입니다^^ 독일의 신기한 문화를 많이 소개해드릴게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