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 엔트리에 변화가 일어났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들의 자리를 메울 대체 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최근 물오른 타격감으로 타율 선두 탈환에 성공한 이정후(넥센)의 이름도 당연히 포함됐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 가운데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는 박건우(두산), 최정(SK), 차우찬 정찬헌(이상 LG) 등 총 4명이다. 그리고 이들의 자리를 채울 선수로는 이정후를 비롯해 황재균(KT), 최원태(넥센), 장필준(삼성)가 그 주인공이 됐다. 예상대로 합류했거나, 혹은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원태·이정후·황재균·장필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합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원태·이정후(넥센, 왼쪽부터), 황재균(kt), 장필준(삼성)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에 합류한다고 13일 전했다.

▲ 최원태·이정후·황재균·장필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합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원태·이정후(넥센, 왼쪽부터), 황재균(kt), 장필준(삼성)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에 합류한다고 13일 전했다. ⓒ 연합뉴스


박건우는 옆구리 통증으로 아시안게임이 끝나고도 출장이 불투명하고, 최정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내내 부진과 부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 차우찬도 중도 하차했고, 2년 전 수술 받은 경추 부위의 통증 재발로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운 정찬헌 또한 인도네시아로 갈 수 없다.

'실력'으로 마지막 티켓 거머쥔 최원태-이정후, 팬들의 바람이 이뤄졌다

부상 선수가 나오기 전, 대표팀 최종 명단이 발표됐을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의외의 인물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선수가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섰던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최원태였다. 우완 선발이 부족한 대표팀 입장에서 정말 필요한 선수 중 한 명이었으나 처음에는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최원태는 벌써 13승을 기록해 커리어하이 시즌 달성을 예약한 상태다. 22경기 13승 7패 ERA 3.97로, 타고투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중이다. 다승 1위와 2위는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 후랭코프-린드블럼이지만, 내국인 투수들만 본다면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투수는 단연 최원태다.

교체 선수의 합류로 엔트리에 변동이 생겼지만, 선발진의 경우 든든한 선발 자원을 한 명 안고 가는 것이 다행일 따름이다. 올 시즌 대다수의 투수들이 부진에 빠졌고, '에이스' 노릇을 해야 할 양현종의 컨디션도 완벽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최원태에게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많은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은 이정후도 엔트리 승선에 성공했다. 12일 LG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양의지(두산)를 제치고 타율 1위에 올라섰다. 한때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으나 건강하게 돌아온 이정후는 더욱 무서워졌다. 7월 11경기에서 타율 0.419로, 여전히 빼어난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8월에 들어서 절정에 달했다. 10경기 동안 타율이 무려 0.510으로, OPS는 1.276까지 뛰어올랐다. 박건우의 이탈로 외야진에 우타자가 없는 것이 아쉬울 순 있어도 좌타자와 우타자 가릴 것 없이 잘 하는 선수가 가는 게 맞다. 이정후가 태극마크를 다는 데 있어서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2사 1루, 넥센 이정후가 좌익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이정후 선수 ⓒ 연합뉴스


또 한 가지, 이정후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통해 이미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바 있다. 형들 사이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끌 수 있을까.

불펜과 내야진도 변화, 장필준-황재균 대표팀 합류

100%의 몸상태로 투구할 수 없는 정찬헌의 역할은 장필준에게 넘어갔다. 올 시즌 장필준은 46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9홀드 6세이브로 심창민, 최충연 등과 함께 필승조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APBC에서의 활약상 등이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합류 가능성이 점쳐진 심창민의 이름은 교체 선수 명단에서도 볼 수 없었다.

많은 선수의 이름이 거론된 '거포' 최정의 빈 자리는 황재균이 메울 예정이다. 올 시즌 108경기 동안 타율 0.291 19홈런 66타점으로 국내 복귀 이후 자신의 몫을 충분히 다해왔다. 기록이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 경험도 있는 만큼 최정의 대체자로 낙점됐다.

부상 선수 교체를 끝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이 확정됐다. 오는 16일 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이 잠시 중단되면, 18일 잠실구장 소집을 시작으로 대표팀의 여정이 시작된다. 22일까지 잠실구장에서 훈련 일정을 소화한 이후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대표팀은 26일 오후 6시 30분 대만과의 조별 예선 첫 경기를 치르고, 27일과 28일에는 각각 인도네시아와 홍콩을 상대한다. 29일 하루 휴식을 가진 이후 30일과 31일에는 슈퍼 라운드 일정을 소화하며, 결승 라운드는 다음 달 1일에 치러진다. 일주일 내로 메달 색깔까지 판가름이 나는 셈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더 이상 교체 선수가 나오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교체 선수가 발생하는 게 그리 좋진 않다. 지금부터는 그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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