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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사이드'는 청와대,통일부,외교부,국방부,총리실 등을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이 쓰는 '정보'가 있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2012년 당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측 대변인으로 활동한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2012년 당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측 대변인으로 활동한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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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발표된 비서관 인선 가운데 홍보기획비서관에 발탁된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두고 '안철수 사람' 논란이 있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무소속)가 유민영 비서관을 대변인격인 '언론담당자'로 영입했던 사실을 두고 그를 '안철수 사람'으로 분류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인사는 "비서관 인선 과정에는 '평판 조회'가 있는데 그 과정에서 유 비서관이 안철수 사람이라고 판단됐다면 청와대에 아예 들어오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귀뜸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비서관이 지난 2011년 12월 작고한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는 점을 들어 성균관대 선후배 사이인 기동민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김근태계'로 분류한다. 게다가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실과 연설기획비서관실을 거쳐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유 비서관을 '박원순 사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가 안철수 후보에게 영입되기 전인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선거캠프에서 메시지 팀장을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발탁을 계기로 청와대 내 '박원순 인맥'에 주목하는 흐름도 있다.

[서울시] 임종석·조현옥·김수현·하승창·진성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다음 정부는 박원순 시장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라며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들과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발언이었고, 이는 곧 현실화됐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단행한 청와대 수석 인사에서 박원순 시장과 함께 서울시에서 경험을 쌓은 정치인과 전문가, 시민운동가 등을 적지 않게 발탁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현옥 인사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이 대표적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난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선거캠프에서 총괄팀장으로 활동했고,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인 지난 2014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지난 2016년 10월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로 옮겨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고,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꿰찼다.

'최초의 여성인사수석'으로 기록된 조현옥 인사수석도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 박 시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 2011년 12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에 발탁됐고, 지난 2015년까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지난 2006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인사수석실)으로도 근무한 적도 있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김수현 사회수석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 원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고건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2001년 8월-2002년 12월)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과제비서관과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두루 거쳤다.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지난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선거를 총괄했을 정도로 박 시장의 신임이 두텁다. '박원순의 복심'으로도 불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 희망과 대안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다. 하 수석은 지난 7월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 따라 갑작스럽게 청와대를 떠났다.

진성준 정무비서관도 지난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선거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다. 진 비서관은 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최근 <시사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가운데 서울시 시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서울시 간의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본다"라고 자신의 정무부시장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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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장하성·조국·김수현·탁현민·홍일표

정치권에서는 '서울시' 출신과 함께 '참여연대' 출신도 '박원순 인맥'으로 분류한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김성진 사회혁신비서관,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 등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다.

박 시장은 지난 1994년 9월 참여연대를 창립했고, 지난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사무처장을 지냈다. 그러한 이력으로 인해 한때 '박원순'과 '참여연대'는 거의 동의어로 쓰였다. 참여연대를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NGO)로 키운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지난 1997년 참여연대에 들어와 2003년까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지냈다. 참여연대에서 그의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었다. 지난 2002년에는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이 소장으로 있던 경제개혁센터의 운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장 실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고, 선거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2013년에는 안 후보의 싱크탱크였던 '정책네트워크 내일'(지난해 11월 '싱크탱크 미래'로 명칭 변경)의 소장을 맡았다. '안철수의 정책멘토'로 불렸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초대 정책실장에 발탁한 것은 상당히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 2000년부터 참여연대에서 활동했고, 사법감시센터 부소장(2000년-2002년)과 사법감시센터 소장(2002년-2005년), 운영위원회 부위원장(2007년-2008년)을 지냈다.

'서울시 멤버'이기도 했던 김수현 사회수석은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참여연대 멤버'로도 이름을 올렸다. 김성진 사회혁신비서관(현 사회조정비서관)은 경제금융센터 소장,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은 국제인권센터 실행위원으로 활동했다. 김성진, 이진석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 비서실이 개편됨에 따라 청와대를 떠났다.

그밖에도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문화사업국 간사 출신이다. 탁 행정관은 지난 7월 사의를 표명했지만 청와대에서 만류해 잔류한 상황이다. 또 홍일표 정책실 선임행정관은 지난 1999년부터 약 5년 9개월간 상근간사로 일했고,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USKI) 예산 중단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홍일표 행정관은 최근 '시민사회수석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용선·정태호·엄규숙·남요원·유민영

최근 단행된 수석과 비서관 인사에서도 '박원순 인맥'이라고 할 만한 이들이 보인다.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당시 박원순 후보의 정책특보였다.

최근 비서실 개편에 따라 단행된 비서관 인사에서 문화비서관으로 승진한 남요원 비서관(전 교육문화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자문단에서 활동했다. 앞서 언급한 유민영 비서관도 당시 선거캠프에서 메시지팀장을 맡았다.

엄규숙 여성가족비서관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4월 청와대 비서관에 발탁됐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으로 일해온 엄 비서관은 지난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사회문화여성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계보정치를 하지 않는 박원순 시장의 스타일을 근거로 이들을 '박원순계'라고 부를 만한 인맥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서울시와 참여연대를 연결고리로 이어진 이들이 향후 박 시장에게 중요한 인적 네트워크가 될 수도 있다.   


태그:#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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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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