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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의 만남
 나태주 시인과의 만남
ⓒ 이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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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숙제가 이렇게 즐겁고 신날 수가 없다. 왕창 기다려진다. 늘 하고 싶고, 쓰고 싶고, 기록하고 싶다. 잘 쓰냐고? 아니다. 잘 써지냐고? 천만부당한 표현이다.

대한민국 보통 가정주부라면 주방에서 저녁 준비가 한창일 때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대학생인 아들은 강의가 끝나면 알바 하러 가고, 평생 '남의 편'인 남편님께서는 "오늘 회식"이란 카톡을 보내왔다.

만세! 주부 해방이다.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른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오늘 같은 여유가 공짜로 주어진 이 순간이 너무 좋다. 마음 따로 몸 따로이지만 엔도르핀이 솟구친다. 카지노에서 '777'이 나와 버린 기분이다.
 
한길문고 에세이 쓰기 2기
 한길문고 에세이 쓰기 2기
ⓒ 이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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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그리고 만학도 시절뿐이랴. 언제 어디서나 숙제는 껄끄러운 머리카락 한 조각이 등을 찌르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 군산 한길문고에서 열린 에세이 수업에서 숙제로 내준 글쓰기는 기쁨을 준다. 그리고 열정의 성장판을 열게 해준다.

주제를 찾는 것도, 글감을 찾는 것도 헤맬 때가 많다. 무엇을 써야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글로 쓸 수 있게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난다. 그동안 언제 어디서나 글감이 떠오르면 여기저기 메모했던 글들을 모아 정리하고 다시 쓰고 있다. 내 평생 소원은 책 한 권을 출판하는 것. 더 늦기 전에 희망의 연을 날리고 싶다. 아이들은 날마다 글을 쓰는 내게 말한다.

"엄마는 좋겠다. 글쓰기가 좋아서."
"그동안 마음뿐이었는데 이제 조금 여유를 찾아서인지 글쓰기를 배우고 싶구나."
"엄마는 그렇게 배우는 게 좋아?"
"지금도 배울 것이 많단다. 죽는 날까지 배우고 사는 게 인간인 거 같다."


코흘리개 아이에게도 배울 게 있음을 안다. 경륜, 연륜, 경험과 함께 나이를 넘어 앎과 배움 그리고 깨달음이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나 주어지는 것이라 여긴다. 알아야 할 것들은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다. 그 많은 모래알을 셀 수는 없다. 다만, 내 앞에 주어진 순간들을 받아들이며 시나브로 기쁘게 숙제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싶다.

태그:#에세이 쓰기, #한길문고 , #내 책을 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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