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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서 화상회의로 개최한 '사람중심 회복을 위한 ILO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for a Human-centred Recovery)' 제1세션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서 화상회의로 개최한 "사람중심 회복을 위한 ILO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for a Human-centred Recovery)" 제1세션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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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가이 라이더(Guy Ryder)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국제 노사단체 대표자들에게 "(ILO 공동 목표인) '사람 중심 회복'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의 대변화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면서 "저탄소 경제 전환으로 인한 일자리의 대변화에도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에 맞춘 새로운 국제 노동 규범 마련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한 전환 방안 모색 ▲일자리 대변화에 대응하는 사회적 대화 강화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현지시각)부터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서 화상회의로 개최한 '사람중심 회복을 위한 ILO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for a Human-centred Recovery)' 제1세션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하면서 "디지털과 그린 전환을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회로 만드는 한편, 새로운 불평등을 야기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ILO 글로벌 포럼은 제109차 ILO 총회(2021년 6월)에서 채택된 '코로나19로부터의 사람중심 회복을 위한 글로벌 행동 요청'(Global call to action for a human-centred recovery from the COVID-19 crisis that is inclusive, sustainable and resilient' 결의의 후속조치로 마련됐으며, ILO 회원국의 위기극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행사다.

이날 포럼의 제1세션은 '일자리와 포용적 경제성장'을 주제로 국가정상 연설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팬데믹 이후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ILO를 중심으로 일자리 및 복지 분야 지원을 위한 다자협력을 강화할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그 첫 번째로 "디지털 전환에 맞춰 새로운 국제 노동 규범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의 부상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비대면 서비스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노·사 관계와 다르고 노동자와 사용자의 구분이 어려운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면서 노동보호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ILO는 산업화, 정보화, 세계화의 격변 속에서 일하는 사람을 위한 노동기준 확립에 앞장서 왔다"면서 "이제 ILO와 전 세계 노사정이 함께 새로운 형태의 노동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노동기준을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한 전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ILO는 친환경 투자와 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으로 2030년까지 1억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며 "동시에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8천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그 결과로 "일자리의 이동 과정에서 많은 실업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도움이 시작돼야 한다. ILO의 '공정한 전환 가이드라인'을 보완·발전시켜 모든 노동자가 함께 녹색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세 번째로는 "일자리의 대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은 ILO가 추구해온 핵심 가치 중 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노사정 구도에서 충분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비전형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등을 포함하여 사회적 대화의 주체와 대상을 다양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고 요청했다. 

"코로나 위기는 곧 일자리 위기... 공동행동 즉각 시작되길 바라"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에서 일자리 2억3000만 개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코로나 위기는 곧 일자리의 위기다. 일자리는 삶의 기반이며, 일자리 하나 하나에 우리의 일상과 희망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해 ILO 총회에서 '사람 중심 회복'을 공동의 목표로 세웠고, 일자리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면서 "오늘 그 목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ILO 글로벌 포럼이 열리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하며, 사람 중심의 포용적인 회복을 위한 공동행동이 즉각 시작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세계는 나라마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모든 나라가 전례 없이 확장적인 재정을 운용했고, 1700개의 고용·복지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행했다"면서 "그러나 일자리 충격을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청년과 여성, 임시·일용직과 영세 자영업자 같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의 어려움이 집중되었고, 시장 소득의 불평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하루 생계비가 1.9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절대 빈곤 인구도 1억 명가량 증가했다"면서 "지금 회복 국면에서도 자산과 소득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들었지만, 상위 계층에게는 더 많은 부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물가 상승도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격차도 커졌다"면서 "선진국에서는 일자리 사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아지고 있지만, 정책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 위기를 이겨낼 해법 역시 ILO가 추구해 온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의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경험하며, 한 나라의 위기가 곧 이웃 나라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모든 나라 모든 사람이 함께 회복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례로 WHO(세계보건기구) 중심으로 백신 나눔과 IMF(국제통화기금)를 통한 저소득국 경제 회복 지원 등을 제시하면서 "고용과 복지 분야에서도 다자주의 정신이 발휘돼 취약 국가 지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나아가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일자리와 사회 보호를 위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협력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ILO가 구심점이 되어, 회원국과 국제금융기구들의 정책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별국가 차원에서도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ILO를 중심으로 각국의 정책 경험을 긴밀히 공유하고 보다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소득·자산 양극화 해결 숙제는 더욱 커져... 협력의 힘으로 함께 회복"

연설 마무리 부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 이전부터 '사람 중심 경제'를 국가 핵심 목표로 삼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코로나 위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디지털·그린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지금 한국은 어렵게 위기 이전의 고용수준을 넘어섰고,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그린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고용의 질도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더욱 커졌다"는 경험을 나눴다. 이어서 "한국은 그간의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사람 중심 회복'을 위한 ILO의 노력과 국제 협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인류는 서로의 안전을 걱정하며 어느 때보다 굳게 하나가 되었다"며 "코로나에 맞서며 키운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제안으로 연설을 마쳤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의 ILO 포럼 연설은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이 지난해 6월 ILO 총회와 같은해 9월 UN총회에서의 문 대통령 정상연설과 이번 ILO 포럼의 목적이 공통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직접 문 대통령에게 ILO와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한 관점을 제시해 주기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2020년 ILO 글로벌 회담(Global Summit), 2021년 ILO 총회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rk Summit)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국가정상 연설을 한 데 이어 3년 연속 ILO에서 국가정상 연설을 하게 됐다. 

앞서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한국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3개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ILO와 가장 긴밀히 협업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특히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입증한 국가로서 문 대통령의 참석이 이번 행사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초청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포럼에는 우리나라 이외에도 독일(G7 의장국), 인도네시아(G20 의장국), 스위스, 아르헨티나 국가정상이 참석하며, UN, WHO, WTO 등 국제기구 및 IMF(국제통화기금), IsDB(이슬람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 수장과 ITUC(국제노총), IOE(국제사용자기구) 등 국제노사단체 주요 인사들의 패널 토론도 진행된다. 

태그:#문재인, #국제노동기구, #ILO 포럼, #사람 중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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