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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모습
 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모습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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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다."

2일 오전 10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처음 공개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임정기념관)의 첫 번째 방문객인 40대 A씨가 <오마이뉴스>를 만나 한 말이다.

그는 마스크 너머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오래 기다렸는데 이렇게 임정기념관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갑고 고맙다"며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싶어서 (일반 관람이 허용된) 첫날 서둘러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9시 30분께 도착해 입장을 기다렸다. 물론 A씨뿐 아니라 이날 기념관 입구에는 10시가 되기 전 십 수 명의 남녀노소가 이미 자리를 잡은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같이 "궁금해서 왔다"라는 반응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안산 자락에 위치한 임정기념관은 3.1운동 103주년을 맞은 1일 정식 개관했다. 다만 1일은 3.1절 행사로 일반에게 관람이 제한된 탓에 2일 시민들에게 정식으로 개방됐다.

임정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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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정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국민 곁에 우뚝 서게 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개관과 함께 103주년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감회가 깊다"면서 "취임 첫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약속한 데 이어, 그해 중국 방문 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경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선열들께 다짐했다. 그 약속과 다짐이 드디어 이루어져 매우 뜻깊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상설전시 마지막 관인 4층 3관에서 만난 30대 조아무개씨는 "개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에 서둘러 왔다"면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최근에 봤는데 글자로 보던 역사를 두 눈으로 마주해서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시관 자체도 굉장히 세련되게 잘 만들었고, 전시의 구성 역시 1층 특별전부터 2층과 3층, 4층까지 임정의 역사가 시대순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돼 상당히 흥미롭다. 내 나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렇게 마주하게 돼 고맙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조씨의 말대로 옛 서대문구의회 터에 자리를 잡은 임정기념관은 1개 특별전시실과 3개의 상설전시관으로 구성됐다. 

1919년  3.1운동부터 그 여파로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일제 강점기 내내 어떻게 독립운동을 진행했고, 1945년 광복 후 임시정부에서 대한민국 정부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순차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각 전시관에는 주제별로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사람들', '임시정부에서 정부로'라는 이름이 붙어 어려웠던 독립운동 과정에서도 임정 지사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헌법, 민주주의의 가치를 언제나 놓지 않았음이 강조됐다.

실제 1919년 4월 공포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는 내용과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급 빈부의 계급이 무하고 일체 평등하다'라는 조항이 각각 1조와 3조에 명시됐다. 임정이 꿈꿨던 나라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공화국 대한민국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라고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정은 대한민국 뿌리, 새 대통령 취임식 열려야"
 
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부 전시자료 모습.
 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부 전시자료 모습.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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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부 전시자료 모습. 광복군 이시흥 선생 대원증이다.
 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부 전시자료 모습. 광복군 이시흥 선생 대원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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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부 전시자료 모습. 1945년 9월 차리석 선생의 장례 때 모습이다. 가운데 아기가 차영조씨다.
 1일 정식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부 전시자료 모습. 1945년 9월 차리석 선생의 장례 때 모습이다. 가운데 아기가 차영조씨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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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기념관 개관에 대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서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아들 차영조씨는 "2000년대 초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광복절에 서대문형무소에 왔을 때 처음 만나 나눈 이야기(임정기념관 건립 요청)가 20여 년 뒤인 문재인 정권에서 드디어 결실을 봤다"면서 "너무나도 감개무량하다. 드디어 대한민국이 온전한 뿌리를 찾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차씨의 아버지 차리석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파수꾼으로 불린 독립운동가다. 하지만 차리석 선생은 해방의 감동이 채 식기도 전인 1945년 9월 9일 중국 충칭에서 순국한다. 환국 준비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과로로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했다. 당시 아들 차씨의 나이는 2살이었다. 1945년 9월 12일 중국 연화지 청사에서 진행된 아버지 차리석 선생의 장례식 사진이 기념관 한편에 전시됐다. 사진 속 관 바로 뒤에 선 갓난아기가 차씨다.

이날 차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 삼일절에 임정기념관에서 기념식을 하지 않았냐"며 "국민들에게 우리의 뿌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있음을 온전히 알리기 위해선 새 대통령의 취임식을 서대문형무소와 임정기념관이 있는 이곳(임정기념관 앞 공터)에서 해야하지 않겠냐"라고 제안했다. 

차씨가 언급한 곳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사이에 자리한 주차장과 공원이 자리한 장소다. 임정기념관을 배경으로 충분히 연단을 꾸릴 너른 공간이다.

한편 2일 일반 관람객을 처음 맞이한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정기념관에서는 1층 특별전시실에서 '환국, 대한민국 임시정부 돌아오다'라는 주제로 개관 특별전이 백범 서거일인 오는 6월 2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바라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모습. 그 사이에 너른 주차장과 공원이 자리해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바라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모습. 그 사이에 너른 주차장과 공원이 자리해 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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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임정, #임시정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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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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