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가까이 이어졌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줄다리기가 마침내 끝을 맺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11일 새벽(한국시간 기준) 양 측이 새 단체교섭 협약(BCA)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오는 4월 8일에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개막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162경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취소된 시리즈는 더블헤더를 편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불과 전날만 해도 협상이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개막일이 일주일이 미뤄져 2개의 시리즈가 추가로 취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적어도 4월 15일 이후가 돼야 정규시즌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11일 선수노조의 투표 끝에 찬성 26표, 반대 12표가 나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
 
 11일(한국시간 기준) 노사협상 타결 소식을 알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11일(한국시간 기준) 노사협상 타결 소식을 알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MLB

 
이번 노사협상으로 달라지는 것들은?

그동안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다양한 사안을 갖고 장기간 동안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협상으로 확정된 내용은 향후 5년간 적용될 예정이다. 주요 내용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됐을까.

우선,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2팀 더 늘어난다. 총 12개의 팀이 가을야구 무대를 밟으면서 양대리그 지구 우승팀 3팀, 와일드카드 3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쥔다. 1, 2번 시드 팀은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고 3, 6번 시드 팀과 4, 5번 시드 팀이 맞붙는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진행된다. 타이브레이크는 없다.

투수가 타석에 등장하는 모습이 익숙했던 내셔널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고 투구 시간에 제한(주자 없을 시 14초, 주자 있을 시 19초)을 두기로 했다. 7이닝 더블헤더 및 연장 승부치기는 열리지 않는다. 또 일부러 이듬해 신인 드래프트서 상위 픽을 얻고자 성적을 내지 않는 이른바 '탱킹'을 방지하고자 드래프트 지명권 추첨을 진행하기로 했다.

선수의 서비스 타임에 있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양대리그 신인왕 투표서 1, 2위에 오르는 선수에게 1년의 서비스 타임을 인정하기로 했고, 신인상 투표 3위나 MVP 및 사이영 투표서 5위 이내에 오른 신인 선수를 보유한 팀에게는 트래프트 지명권을 주기로 했다. 서비스 타임 0~2년차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보너스 풀' 5000만 달러도 책정됐다.

가장 이견 차가 컸던 금액도 어느 정도 조율됐다. 사치세 한도는 올해 2억 3000만 달러에서 2023년 2억 3300만 달러, 2024년 2억 3700만 달러, 2025년 2억 4100만 달러, 2026년 2억 4400만 달러로 인상된다. 최저 연봉의 경우 기존 57만 500달러보다 높은 70만 달러로 정해졌고, 2026년까지 매년 2만 달러씩 상승한다.

다만 마지막 날까지 이야기가 나온 국제 아마 드래프트 도입 여부는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무국은 찬성을, 노조는 반대한 사안으로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구단, 선수 모두 움직일 시간이 찾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협상이 타결되고 정규시즌 개막이 확정되자 모두가 환영했다. MLB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메이저리그가 돌아왔다. (정상적으로) 162경기를 치르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협상 타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장폐쇄로 한동안 구단 시설을 쓰지 못했던 선수들로서는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인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되고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주어진 시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또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은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최대어로 꼽히는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를 비롯해 좌완투수 클레이튼 커쇼,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 등 복수의 구단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가 대거 쏟아져 영입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다.

코리안리거들도 일정에 맞춰서 팀에 합류한다. 국내서 한화 이글스 선수들과 훈련한 류현진도 곧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프링캠프로 향할 것이 유력하고, 미국에 있는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2022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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