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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 접견에 배석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 접견에 배석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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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3일 오후 5시 15분]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사무실도 분명치 않은 '유령회사'로부터 지난 10개월 간 약 32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이 1일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구로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진 후보자가 근무했던 '요즈마인베스트먼트'의 등기상 주소에 찾아가 봤으나 사무실 간판도 없는 주거용 빈집이었음을 확인했다"면서 해당 회사에서 박 후보자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소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에 따르면, '요즈마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1월 16일 설립된 회사로, 등기상 사업 내용은 ▲ 경영컨설팅 ▲ 중소기업 사업성 평가 ▲ 중소기업에 대한 사업의 알선 ▲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의 알선 ▲ 해외투자자본 투자주선 등이다. 박 후보자는 회사 설립 직후인 2019년 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고문'으로 근무하면서 10개월 간 총 3192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박 후보자 측은 윤 의원 측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후보자는 해당 회사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외국 기업의 한국 투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개척 등 대외적 업무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자문 내용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고, 급여 외 회사로부터 받은 지원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지원 받았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해당 회사가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등기부등본 상의 주소지에서 해당 회사의 존재를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도 '어디서도 기업의 활동 흔적을 찾기 어려운 특이한 회사'라고 증언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박 후보자가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운 회사에서 월 320만 원의 급여를 수령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회사 주소지 찾아가니 '주거용 빈 건물'

'요즈마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2월 설립된 '요즈마그룹코리아'와 밀접한 관계로 추정된다. '요즈마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 이아무개씨가 '요즈마그룹코리아'를 설립한데다, 등기부등본상 2021년 4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요즈마그룹코리아'와 같은 주소지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즈마인베스트먼트'는 이후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참고로, '요즈마그룹코리아'는 1993년 이스라엘 민관 합작으로 만들어진 '벤처캐피털(신기술금융사 혹은 창업투자회사)'에 기반한 회사로 출발한 이스라엘의 '요즈마그룹'의 한국법인이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이스라엘 기업(55.98%)와 한국 기업(40.40%) 등에 투자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요즈마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전입한 용산구 한남동 주소지에 해당 회사의 흔적은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건물은 고급주택가 한가운데 있는 데다, 건물 어디에도 회사 간판조차 찾을 수 없었다"며 "초인종 비닐이 벗겨지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비어 있는 집으로 추정됐다"고밝혔다.

특히 윤 의원은 "인근 주민들도 (해당 주소지가) 오랫동안 비어 있는 건물이라고 입을 모았다"며 "해당 건물 옆 빌라에서 근무하는 관리인은 의원실 측에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다. 야간에 불 켜진 것도 못 봤다'고 말했고, 비정기적으로 해당 건물을 관리하러 온다는 한 관리인도 '이 건물은 주거용 집이다, 회사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실제 해당 건물의 등기부등본에서도 '요즈마그룹코리아'나 '요즈마인베스트먼트'와의 연관성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라며 "요즈마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이씨가 (용산구 한남동에 소재한) 이 주택에 대해 임대 또는 매매 계약을 체결한 흔적을 등기상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요즈마그룹코리아' 측은 <오마이뉴스>에 "2022년 1월 입주를 위해 주소지(용산구 한남동)를 이전했으나, 건물 하자 문제로 입주가 잠정 보류된 상황"이라며 "후보자가 2019년 근무했던 회사가 2022년에 이사갈 곳이 현재 비어있다고 문제시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요즈마인베스트먼트'가 '유령회사'가 아닌 정상회사인 점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요즈마인베스트먼트는 요즈마그룹코리아의 100% 자회사"라며 "박진 후보자가 고문으로 재직한 2019년 당시 요즈마인베스트먼트는 요즈마그룹코리아와 함께 신사동 ICT타워에 위치했다"고 밝혔다.

"특수 관계 의심할 수밖에 없어... 본인 활동 상세히 밝혀야"

하지만 윤 의원은 이날 박 후보자에게 '요즈마인베스트먼트' 고문 재직 당시의 활동 상세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요즈마인베스트먼트'가 설립되자마자 후보자가 해당 회사의 고문으로 재직하며 돈을 받은 것은 누가 보더라도 특수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욱이 해당 기업이 이스라엘 자본에서 출발한 기업인만큼 우리의 외교를 책임질 장관 후보자로서 본인의 역할을 명확히 밝히고 활동 상세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후보자가 서류상 다른 컨설팅회사를 차린 뒤 '요즈마인베스트먼트'로부터 자문료 형식의 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후보자가 해당 회사의 고문으로 재직하던 당시, 2017년 11월 설립된 기업 경영 자문 회사인 '케이프라임컨설팅'의 대표로 있던 때인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케이프라임컨설팅'은 박 후보자가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인 2020년 5월 폐업된 상태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회사의 설립 및 폐업시점을 볼 때 박 후보자가 케이프라임컨설팅의 형식적 대표자가 아니라 이 회사를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고 운용한 실제 책임자였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본인이 설립한 컨설팅회사(케이프라임컨설팅) 역시 어떤 기업을 위해 어떤 컨설팅을 한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박진, #인사청문회,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유령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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