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한 달을 보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7월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샌디에이고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경기서 3-2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 우세 3연전을 차지했다.

경기 초반부터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다득점을 뽑기 어려운 경기였다. 그만큼 한 두 점에 승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이 요구됐는데, 수비 쪽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낸 김하성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어느덧 샌디에이고 내야진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김하성(왼쪽)

어느덧 샌디에이고 내야진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김하성(왼쪽) ⓒ 샌디에이고 구단 인스타그램


중요했던 수비 두 차례, 안타도 1개 추가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구째를 잡아당긴 미네소타 1번타자 바이런 벅스톤의 강한 타구를 유격수 김하성이 낚아챘다. 안타가 될 뻔했던 타구가 호수비에 막히자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션 마네아가 김하성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벅스톤이 친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98.5마일(약 159km)에 달했다. 수준급의 수비 능력을 갖춘 내야수가 아니라면 직선타로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였다.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 없이 물러난 김하성은 7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8구 승부 끝에 시속 99.8마일(약 161km)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팀의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으나 빠른 공에 대한 대처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보인 장면이었다.

9회초에도 김하성이 나타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루이스 아라에즈의 타구를 직선타로 처리했다. 머리 위로 빠져나갈 수 있는 타구였지만, 재빨리 글러브를 들어올린 김하성이 미네소타의 추격을 저지했다. 이 또한 타구 속도가 시속 98마일(약 158km)로, 결코 느린 타구가 아니었다.

결국 추격 의지가 꺾인 미네소타는 9회초 공격을 득점 없이 마무리하면서 샌디에이고가 한 점 차의 리드를 지켰다. 수비의 도움을 받으면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낸 루이스 가르시아는 올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달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이후 환호하는 김하성의 모습

지난 달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이후 환호하는 김하성의 모습 ⓒ 샌디에이고 구단 인스타그램


월간 타율 3할, 7월은 '김하성의 달'이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으로 골라나간 김하성의 이날 경기 최종 성적은 3타수 1안타로, 전날보다 타율이 소폭 상승(0.244→0.245)했다. 무엇보다도,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준 호수비를 펼쳤다는 점에서 김하성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기부터 꾸준히 기회를 얻은 김하성은 지난해를 뛰어넘는 성적(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OPS 0.622)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내친김에 빅리그 데뷔 이후 첫 두 자릿수 홈런 달성도 노려볼 만하다.

특히 현지시간 기준으로 미네소타와 시리즈를 끝으로 7월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김하성의 월간 성적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70타수 22안타(2홈런) 타율 0.314 10타점 OPS 0.815로, 빅리그 데뷔 이후 월간 타율이 3할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남기면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풋워크와 핸들링, 넓은 시야를 활용한 빠른 판단까지 갖추면서 지난해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이는 중이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김하성은 올 시즌 592⅔이닝을 유격수로 소화하면서 단 4개의 실책을 범하는 데 그쳤다. 또한 내셔널리그에서 500이닝 이상 유격수로 나선 선수 가운데 댄스비 스완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 0.98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비율(0.985)을 기록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시즌 막바지까지 김하성의 활약이 필요하다. 7월의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8월 이후에도 '공수겸장 유격수'로서의 존재감을 뽐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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