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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청 건너편에는 제주 지역 학생들과 20대가 찾는 '대학로'가 있다. 이곳에는 술집과 식당, 노래방 등이 밀집해 있다.
 제주 시청 건너편에는 제주 지역 학생들과 20대가 찾는 '대학로'가 있다. 이곳에는 술집과 식당, 노래방 등이 밀집해 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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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학로'하면 서울 혜화동로터리 부근을 떠올린다. 이곳이 아니라면 주변에 대학이 있는 곳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도 아니면서 대학도 없는 생뚱맞은 지역을 대학로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도이다. 

제주에서 10대·20대가 제일 많이 모이는 곳이 '대학로'이다. 위치는 제주 시청 건너편 지역이며, 이곳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식당과 술집, 노래방, 스티커 사진, 오락실, 극장, 옷가게 등이 밀집해 있다. 

대학로라고 부르지만, 대학은 없다. 가장 가까운 제주대학교만 해도 한라산 쪽으로 약 8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버스를 타도 20분 이상 걸린다. 그런데도 대학로라고 불린다. 

왜 이곳을 대학로라고 부르는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라서 대학로가 됐다는 설이 그나마 신빙성이 있다. 실제로 집회나 시위가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곳이 시청이라 끝나면 이곳에서 뒤풀이를 하기도 했다. 
 
▲2022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대학로'에 모인 젊은이들
 ▲2022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대학로'에 모인 젊은이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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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학로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가장 먼저 이곳에 가면 약속을 하지 않더라도 아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면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이 누구인지 알음알음 안다. 지역 사회이고, 한 다리 건너면 친구의 친구, 선·후배 등의 인맥(괸당)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로를 걷다 보면 친구나 선배, 후배 등을 쉽게 만난다. 오죽하면 대학로에서 지나가는 친구들만 모아도 동창회를 할 정도라는 말도 있다. 

대학로를 지나가다 보면 아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느라 바빠서 이곳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아도 욕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있다. 

대학로는 제주 지역 중 연동 등의 유흥가처럼 술집들이 새벽까지 영업하는 지역이다. 밤늦게까지 신나는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고, 밤새 술 취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돌아다닌다. 

제주로 여행 왔는데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싶다면 그냥 택시 타고 '대학로로 가주세요' 하면 된다. 특히 연동 지역에 비해 술값이 저렴해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학생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주말이면 대학로는 제주 전 지역, 심지어 서귀포에서 온 중·고등학생들로 북적인다.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 고학년들은 대학로에 와서 스티커 사진을 찍고 즉석 떡볶이를 먹고, 팬시문구점에서 쇼핑을 한다. 커플끼리 데이트를 즐기는 코스 중 하나이다. 

대학생이나 20대들이 모여서 함께 술을 마시는 모임의 장소이자, 소개팅이나 일탈을 꿈꾸는 거리이기도 하다. 

제주 대학로에 가면 제주에 사는 젊은이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그들이 사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학생들의 유행과 트렌드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핫플레이스가 바로 '대학로'이다. 

태그:#제주, #제주 대학로, #제주 핫플레이스, #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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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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