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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진주시청에서 열린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 회의.
 10일 진주시청에서 열린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 회의.
ⓒ 진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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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 행동인 '형평(衡平)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을 맞아 경남 진주에서 오는 4월에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형평문학선양회 등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는 10일 진주시청에서 회의를 열어 '진주형평인상'과 기념식 등 행사를 점검했다.

백정(白丁) 신분해방을 내세웠던 형평운동은 백정 출신이 아닌 강상호·신현수·천석구 선생 등 사회운동가들이 1923년 4월 25일 경남 진주에서 '형평사'를 창립하면서 시작됐고, 올해로 100년을 맞는다. 진주에서는 '형평운동 70주년' 때 국제학술회의를 비롯해 거의 해마다 기념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일본의 부락 해방운동인 '수평사'는 진주 형평운동보다 1년 앞서 시작됐고, 진주 형평운동과 일본 수평운동 관련 단체들이 그동안 교류를 해오기도 했다.

준비위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날 다시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다. 준비위는 오는 4월 24~30일 사이 '형평주간'을 정해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식'은 오는 4월 25일 오후 5시 30분, 경남문화예술회관 앞 남강야외무대에서 열린다. 기념식에서는 합창단이 '평등'과 '진주'를 내용으로 한 노래를 부르고, 가수 공연이 이어진다.

또 진주에서는 3월 6일부터 4월 28일까지 '형평운동'과 '소년운동' 관련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진주는 강영호 선생 등이 일제강점기 때 소년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초‧중등 학생 형평운동 글짓기'와 '상상화 공모전'이 열린다. 공모주제는 형평운동, 소년운동, 삼일만세운동이며 수상작은 4월 24일부터 진주시청에 전시된다.

형평운동을 표현한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가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4월 22일과 23일 공연되고,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같은 달 29일 '청소년 형평음악회'가 열린다.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읍면동에서는 진주가 형평역사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선전 활동이 진행된다. 같은 달 29일 경상국립대 박물관 대강당에서는 형평과 관련된 국내외 학술정보 교류와 연구논문이 발표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또 100인의 문인이 형평과 관련된 시를 담아 <형평 100주년 기념시집>을 발간하고, 4월 27일 진주종합경기장 야외무대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건강걷기가 진주시장애인체육회 주관으로 열린다.

다문화 결혼이민여성 30명을 대상으로 한 '우리 지역 역사여행-형평 답사'도 이 기간에 열린다.

진주지역 5개 시립도서관에서는 어린이 인권 관련 도서 전시, 관련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진주교육지원청은 관련 교재를 발간하고 초등교원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다. 진주교육지원청은 책자 <형평의 길을 걷다>를 5000여 권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형평인상'에 대해 진주시는 "형평운동의 역사를 드높이고 미래세대를 위해 형평의 역사를 이어가고자 헌신"한 시민 1명을 선정해 상패를 수여하기로 했다. 진주시는 이를 위해 읍면동과 부서에서 추천을 받고 공적심사를 거쳐 선정하기로 했다.

이외숙 진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미래 학생들을 위한 교육자료를 내고, 교원 연수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중 진주기독교청년회 이사장은 "기념행사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백정놀이 체험' 등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준비위원인 김길수 진주문화원장은 "최근 회원들 사이에서 문화원에서도 형평운동 100주년 관련 기념행사를 하느냐는 문의가 있어 관심이 높다"며 "형평운동 70주년 당시 고 리명길 원장이 관련 자료를 냈던 적이 있는데, 진주가 형평운동의 시발이라는 사실을 알려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곤정 형평운동기념사업회장은 "일본 수평사 관련 단체가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하고, 기념행사에 형평사 활동 인사들의 후손이나 사회적 약자,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다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일회성의 '진주형평인상'보다는 전국 내지 세계를 대상으로 앞으로 해마다 할 수 있는 '형평인권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100년 전 외침이 많은 것을 변화시켰듯이 지금 진주는 변화의 물결 속을 지나고 있다"며 "형평운동을 기억하는 행사를 차근차근 준비해서 진주의 빛나는 역사가 세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28년 "형평사 제6회 정기 전국대회"를 알리는 포스터.
 1928년 "형평사 제6회 정기 전국대회"를 알리는 포스터.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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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형평운동, #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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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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