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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4대강 보 활용론을 더욱 부추기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사전에 보 필요성을 구구절절 설명한 설문지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공정한 것처럼 발표했다. 

그러나 금강 현장은 4대강사업의 문제점과 수문개방 이후 복원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8년 수문 개방 후 모래사장이 형성되면서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많을 때는 5쌍이 번식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물떼새는 재자연화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6월과 10월 각 20여일씩 담수된 이후 악취가 진동하는 펄밭이 되면서 다시 죽음의 상징이 되었다. 매년 6쌍 내외가 번식하던 꼬마물떼새도 지금은 1쌍만 있을 뿐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물떼새 번식을 위해 펄을 걷어내는 시민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보 담수로 만들어진 넓은 펄을 제거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펄겅어내기 행사를 진행했던 모습
 펄겅어내기 행사를 진행했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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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담수로 펄밭이된 모습
 지난해 7월 담수로 펄밭이된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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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거되지 못한 펄 때문에 현재 공주보 상류에는 흰목물떼새가 번식하지 않는다. 올여름 비가 다시 모래사장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기약할 수 없다. 공주보 상류는 20여 일간의 담수로 생명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가 되었다.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공주보는 완공 이후 '녹조 라떼'가 번성했다. 2012년 완공 이후 매년 연미산 아래에는 녹조가 짙게 드리워졌다. 겨울에도 녹조가 발생하기도 했다. 환경부 설문조사에는 이런 우려는 없이 4대강 보의 필요성만을 강조한 설명을 담았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녹조가 가득한 물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간독성이 있어 사용할 수 없다. 더구나 이런 쓸 수 없는 물을 쓰겠다며 설문을 설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환경부가 할 일이 아니다. 

지난 17일 공주보 하류인 유구천 합수지점에 형성된 대규모 모래사장에는 흰목물떼새가 확인됐다. 공주보 상류와는 다르게 이곳 모래사장에서는 맑은 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수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주보 상류에서 그동안 번식해왔던 흰목물떼새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아직도 펄이 된 공주보 상류 어디에선가 번식지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유구천에 번식을 시작한 흰목물떼새
 유구천에 번식을 시작한 흰목물떼새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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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식하는 흰목물떼새의 모습
 벅식하는 흰목물떼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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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이 매우 심각해 쓰지 말아야 할 물을 가둬놓고 써야 한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논리라는 것을 환경부 스스로 알고 있는지, 진정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다.

지금은 단순하게 더러운 물을 가두는 방식을 채택하는 시대가 아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깨끗한 물을 더 유지하고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가뭄대책은 생활용수와 더불어 농업용수 등의 수요관리정책과 지하수를 활용할 수 있는 물순환 시스템 등 총체적인 점검과 대책 등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단순한 보로 가뭄을 해결하는 것 자체가 어불 성설이다.

지금은 단순히 물을 가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깨끗한 물을 만들고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시대적 흐름을 만들고 구상해야 한다. 때문에 보는 철거의 대상이지 활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생명들이 없는 강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이 절실하다.

태그:#4대강, #정비사업, #금강, #보활용, #보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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