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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 일찍 필리핀의 유명한 관광지인 인스트라무로스로 향했다. 스페인의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인스트라무로스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마닐라대성당과 세인트 어거스틴 성당이다.

특히 지난 1607년 건축된 세인트 어거스틴 성당은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필리핀 헌법상의 특징은 헌법 전문에 <전능하신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여>라는 부분이 기술된 된 점이다. 물론 필리핀은 헌법상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며,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필리핀인 상당수가 가톨릭 신자들이다.
 
산티아고 요새
 산티아고 요새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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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한 이후 산티아고 요새로 향했다. 입장료는 85페소였다. 입장한 이후 전시 안내소를 들러 정보를 찾고, 시간대별로 인스트라다무스를 소개하는 홍보관에서 10분 정도의 영상을 시청했다.
 
호세 리살 전시관
 호세 리살 전시관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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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요새 안에는 호세 리살 기념관이 있다. 그 이유는 이곳에서 호세 리살이 감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호세 리살 전시관에 들어서니, 호세 리살의 연대기를 소개한 표지판이 있었다. 전시관 안에는 호세 리살이 재판을 받는 공간을 재현한 곳이 있었으며, 음성으로 호세 리살의 최후변론을 영어로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도 안중근 의사의 재판 과정을 재현한 공간이 있는데, 상당히 비슷했다. 전시관 1층에는 호세 리살이 재판을 받고 사형 집행을 받기 전까지 구금되었던 공간이 있으며, 그곳에는 호세 리살이 집필하는 모습을 밀납 인형으로 재현하였다.

2층에 올라가니 호세 리살이 필리핀 독립에 미친 영향력을 소개하는 글들이 있었다. 그리고 호세 리살이 생전에 입은 옷가지와 소지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2층 공간에서는 산티아고 요새의 성벽으로 산책할 수 있는 출구가 있었다.

필리핀 헌법의 전문은 '우리, 자주적인 필리핀 국민은,'이라는 주어로 시작한다. 헌법의 주인을 국민이라고 밝힌 점은 우리나라 헌법과 비슷하지만 자주적인이라는 형용사를 추가하였다. 그만큼 필리핀은 오랜 식민지 시절을 청산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페인 유산의 상징인 산티아고 요새에 필리핀 건국의 최대 공헌자인 호세 리살의 전시관을 건립한 것도 나름의 상징성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제국주의 시절 남산에 세워진 신사인 조선신궁을 독립 이후 허물고, 오늘날에는 그 자리에 안중근기념관을 건립하였다.

덧붙이는 글 | - 지난 2023년 5월 필리핀의 마닐라를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태그:#필리핀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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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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