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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 알리는 <오마이뉴스> 메인화면(2009년 8월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 알리는 <오마이뉴스> 메인화면(2009년 8월 19일)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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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은 전남 신안군 하의면 출신으로 알려진다. 1954년 정치에 입문, 1980년대까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 펼쳤다. 1997년 12월 헌정사상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 이뤄내고 이듬해 2월 대통령에 취임한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6.15남북공동선언)을 성사시킨다. 그해 12월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2009년 8월 18일 서거했다.

김대중(DJ)의 파란만장했던 일생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의 삶'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김대중은 섬(島) 출신으로 꿈 많은 청년이었다. 그의 꿈은 정치입문 후 더욱 커져간다. 자신이 쓴 책(<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1993) 서문에 "우리나라를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어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도 나라의 혜택이 고루 미치도록 하고 싶었고, 통일을 이뤄 7000만 민족이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주역으로 함께 등장하고 싶었으며, 한국이 세계의 당당한 선진국이 돼 5000년 역사의 결실을 이루도록 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더불어 위대한 한국인의 시대를 여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 1998년 2월 25일 김대중 대통령 취임사에서

그는 대통령 취임 후 '금 모으기'를 통해 지난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외환위기(IMF)를 앞당겨 극복,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등 외교적 성과도 특기할 만큼 거둔다. 여성 지위 향상과 한류열풍 그리고 한국을 세계가 부러워하는 IT 강국으로 만든다. 정치·경제·문화·예술·스포츠 분야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냈다.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애도 표하다가 오열하고 있다.(2009년 5월 29일)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애도 표하다가 오열하고 있다.(2009년 5월 29일)
ⓒ 김대중평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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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를 8개월여 앞둔 2009년 1월 김대중은 대한민국은 3대 위기(민주주의·서민경제·남북관계 등)에 처했다며 절규했다. 그해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하고 다음 달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피 맺힌 마음으로 말하겠다"며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인권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친 김대중. 그의 발자취는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보는 듯하다. 1971년 5월 의문의 교통사고를 비롯해, 동경 팔레스호텔 납치사건(1973), 가택연금 및 사형선고(1980), 해외 망명(1982~), 대통령 당선(1997), 남북정상회담 개최, 노벨평화상 수상 등의 기록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삶을 살았구나!' 소리가 절로 나온다.

군산에서 세 차례 열린 '김대중 생애' 사진전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생가’에서 기념촬영(2023년 2월7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생가’에서 기념촬영(2023년 2월7일)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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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생애사진전 개막식 마치고 기념사진(2023년 6월 9일)
 세 번째 생애사진전 개막식 마치고 기념사진(2023년 6월 9일)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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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6일은 김대중 탄생 100주년 되는 날이다. 이에 관련 서적 출간, 다큐 영화, 연극, 서사 음악회 등 전국 규모 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마을(다음카페)'을 운영해 오고 있는 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뜻을 함께하는 분들을 만나 김대중 대통령 군산기념사업회(DJ 군산기념사업회) 출범을 위한 소모임을 몇 차례 갖고 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기념사업 추진에 대해 반응은 다양했다. "그 양반(김대중)이 대통령 시절 군산에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사진전을 개최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시의적절한 일을 시작했다며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들의 주장은 '용서와 화해' '행동하는 양심' 등으로 상징되는 '김대중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는 것.

가을에는 전남 화순군에 자리한 '김대중기념공간'을 방문했다. 이곳은 김대중 관련 자료들을 정리, 전시해 놓은 문화공간으로 정진백 대표의 조언을 들었다. 올 2월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자리한 '김대중 생가' 답사(참여자 13명) 다녀왔다. 이어 김대중 정신을 계승,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켰다.
 
액자 설치작업 하는 김대중 대통령 군산기념사업회 회원들
 액자 설치작업 하는 김대중 대통령 군산기념사업회 회원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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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 기념 생애 사진전(주제: <아름다운 발자국 인간 김대중>)을 개최하기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스티커 하나라도 '십시일반', 여럿이 참여하기를 희망했고, 회원들의 정성이 담기기를 바랐다. 전시장 방문객을 맞이하려면 회원들이 큐레이터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돼 사진 선별 작업과 병행해서 '김대중 스터디'도 다섯 차례 진행했다.

사진은 교복 차림의 10대 소년에서 대통령 퇴임 후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김대중의 발자취가 오롯이 느껴지는 130여 점을 골랐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만장했던 삶은 곧 우리의 현대사라는 생각에 도전과 응전, 영광과 오욕으로 점철된 김대중의 일생을 한 공간에서 느껴볼 수 있도록 주요 사건시기, 즉 흑백과 컬러사진을 시대별로 선별하여 전시했다.

사진전은 '김대중 정신'을 되새겨보는 기회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념사업회 회원들은 전시기간 동안(6월 9일~23일) 하루에 6~7명씩 당번을 정해 갤러리를 지켰다. 회원들은 대부분 각 분야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스태프(STAFF) 명찰을 목에 걸고 손님을 친절히 안내했다. 머슴이자 봉사자로 나서 손님을 맞이했던 것.
 
도로변 건물 옥상까지 가득 메운 군산 시민(1995년 구 군산역광장)
 도로변 건물 옥상까지 가득 메운 군산 시민(1995년 구 군산역광장)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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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대중 후보 유세를 듣기 위해 청중이 구름처럼 모인 군산공설운동장(1971)을 비롯해 군산월명종합경기장(1987), 중앙로에 내걸린 김대중 사면복권 환영 현수막(1987), 유세 시작 전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인도까지 들어선 인파와 도로변 건물 옥상까지 가득 메운 청중(1995) 유세 중간에 손을 들어 환호하는 시민들(1995) 군산자유무역지역 기공식 참석(2000) 김대중 대통령 군산 빈소 풍경(2009), 이희호 여사 방문(2015) 등 군산 관련 사진들이 유달리 관심을 끌었다.

군산에서 열린 김대중 사진전은 2015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모두 필자가 기획, 추진했다. 세 번째 사진전은 전라북도와 군산시 후원으로 현진갤러리에서 지난 6월 23일 전시를 마쳤다. 개인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방문객은 예상을 웃돌았고, 시민의 성원으로 릴레이 전시(7월 7일~8월 21일)를 진행 중이다. 장소는 군산 우체통거리에 자리한 '리오카페'다.

2015 사진전에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참석
 
2015 김대중 생애사진전 개막 테이프커팅 하는 이희호 여사(왼쪽에서 두 번째)
 2015 김대중 생애사진전 개막 테이프커팅 하는 이희호 여사(왼쪽에서 두 번째)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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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열린 2015년 생애 사진전(11월 5일~12월 6일)에는 당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개막 테이프 커팅을 해서 의미를 더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군산에 내려온 이희호 이사장은 필자의 안내로 동국사 경내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빵집 이성당,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등을 돌아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열광적으로 환영하는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김대중 정신'을 계승·구현하기 위해 준비한 생애사진전, 지금까지(6월~7월)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은 1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방명록에는 존경심과 그리움을 표현한 내용에서 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까지 다양했다. "전시장에 들어오니 고향에 온 것 같다", "대통령님 옛 모습을 보니 온몸이 떨려 방명록 작성이 어려웠다"고 말하는 여성 예술가도 있었다.

김대중 생애 사진전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필자가 찍어 보관해 온 사진 30여 점도 포함돼 더욱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도 1회와 2회 사진전은 이렇다 할 감동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세 번째 사진전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크고 작은 감동과 희열을 맛보았다. 당번 정하는 일 하나에도 발 벗고 나서준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헌신적으로 참여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덧붙이는 글 | 자료출처
김대중평화센터, 후광김대중마을(다음카페)


태그:#김대중대통령 군산기념사업회, #생애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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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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