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 MBC

 
토크 예능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요즘이지만 MBC <라디오스타> 만큼은 16년 이상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지상파 토크 예능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러한 <라디오스타>가 최근 사람들의 주목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바로 새 MC의 등장 때문이다.  

​안영미가 출산, 육아 등의 문제로 부득이 하차하게 된 <라디오스타>는 그동안 객원 MC 형식을 빌려 빈 자리를 메워왔다. 그리고 지난 20일부터 개그우먼 장도연이 새 진행자로 합류해 기존 김국진-김구라-유세윤 등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 몇년 사이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능력있는 MC로 손꼽혔던 인물이 장도연임을 감안하면 다소 뒤늦은 합류일 수도 있다. 

그동안 장도연은 수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해왔지만 대부분 시즌제, 파일럿 형태의 예능이다보니 이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그가 비로소 고정 MC를 맡게 된 것이다.

<라스> 고정 첫 합류... 무난한 진행 솜씨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 MBC

 
​이와 같은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던 MC 김구라는 특유의 화법을 통해 "시즌제가 판치는 예능계에서 이런 거 하나 있으면 괜찮지"라며 격려했고 장도연은 "정규직!"이라는 구호와 더불어 경례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찌 보면 장도연으로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어떤 게스트가 와도 찰떡 케미를 뽑아내는 라스"라는 김국진의 표현에 걸맞게 처음 합류한 장도연은 틈틈이 재미난 질문을 섞어가며 쉽게 적응하기 힘든 김구라의 옆자리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태호 PD와 손잡고 유튜브 토크 예능... 케이블, OTT 아우르는 MC
 
 유튜브 예능 '살롱드립', SBS 파일럿 토크쇼 '무장해제'의 한 장면

유튜브 예능 '살롱드립', SBS 파일럿 토크쇼 '무장해제'의 한 장면 ⓒ TEO, SBS

 
​매년 10여 개 이상 크고 작은 예능의 진행을 맡아온 장도연은 올해 들어선 유튜브, OTT 등 더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눈 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손잡은 <살롱드립>이다. 김PD가 설립한 제작사 TEO의 신규 웹 예능을 통해 장도연은 공유, 이동욱, 엄정화, 류승룡 등 쟁쟁한 스타들과 격의없는 대화로 구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개그계 절친이자 한때 썸을 탔던 사이로 유명한 조세호와의 티키타카 호흡을 비롯해서 <무빙> 고윤정, <천박사 퇴마 연구소> 이솜, 대세 패션모델 신현지 등 아직 예능이 익숙지 않은 초대손님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인기몰이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OTT에서의 활약도 돋보인다. 티빙 오리지널 <웹툰싱어> <러브캐쳐 인 발리>등 음악, 연애 관찰 예능에서도 탁월한 진행 솜씨를 뽐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10대 학생들의 한국 방문기 E채널 <방과 후 코리아: 수학여행2>, SBS 파일럿 토크 예능 <무장해제>, 최근 종영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 등에도 장르의 구애 없이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결코 꿈이 아닌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 
 
 카카오TV '찐경규'의 한 장면

카카오TV '찐경규'의 한 장면 ⓒ 카카오TV

 
​토크 예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튜디오 예능에서 장도연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가장 큰 강점은 좋은 입담과 더불어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경청, 공감의 능력을 함께 지녔기 때문이다. 다년간 공개 코미디 출연을 통해 터득한 연기력과 돌발상황에 대처 가능한 임기응변의 자세까지 고르게 갖춘 장본인이 장도연이다. 

​SBS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비롯해서 <지선씨네 마인드>, EBS <인물 사담회>(이상 종영) 등 상대적으로 웃음기 뺀 프로그램에서도 장도연은 늘 기복 없는 진행 솜씨를 발휘하며 작품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회 시켜줬다. 무조건 본인의 말을 늘어놓기 바쁜 진행자들과는 확인히 차별화된 그녀만의 특징은 어느새 대화, 이야기가 중심이 된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장도연을 언급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많이 언급되는 '예능  대부' 이경규가 건낸 격려의 말 한마디는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지난 2021년 카카오TV <찐경규>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장도연을 두고 이경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오프라 윈프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너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이제야 이경규의 말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의 윈프리가 아닌, "한국 대표 MC 장도연"라는 말이 나오는 날도 언젠가는 실현되지 않겠는가? 토크 예능에 있어 지금은 분명 '장도연 시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장도연 라디오스타 살롱드립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