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인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고향 지인이 김 지사를 비판한 현직 도의원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지사의 지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박진희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충북도청 기자회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고향 출신이자 중·고교 후배인 김 지사의 지인이 지난 8월 초 A씨에게 자신과 현직기자 2명에 대해 테러를 사주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주에 A씨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김 지사의 지인으로부터 폭력을 사주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A씨가 말한 지인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출신으로 김영환 지사와 고향이 같으며 청천중학교와 청주고등학교 동문인 사업가다. 최근에는 김 지사의 핵심공약인 충북도 '못난이 농산물' 사업에 참여했다.
박 의원이 A씨와의 통화 내용이라며 공개한 녹취록에는 "본의 아니게 나쁜 쪽으로 접수를 받았다", "선생님(박 의원)과 기자 등 3명 전화번호를 받았다", "셋을 작업하라는 것", "작업은 X신 만들라는 뜻" 등의 발언이 담겼다.
이날 박 의원 기자회견 직후 녹취록에 등장하는 A씨가 뒤이어 발언에 나섰다. A씨는 김 지사 지인에게서 3명에 대해 '손 좀 봐줘야 되겠어'라는 말을 들은 뒤 연락처를 받았고, 이후 '어떻게 손을 봐줄지' 후배들과 상의한 결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흐지부지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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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환 지사 지인에게서 박진희 도의원과 기자 2명의 폭력을 사주받았다고 주장한 A씨가 29일 충북도청 기자회견장에 나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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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영환 충북지사의 지인이 김 지사와 함께 있는 사진. 우측 하단은 김 지사가 A씨에게 박진희 도의원과 현직기자 2명의 전화번호를 전송한 카카오톡 장면 (사진제공=박진희 도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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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지인 "거짓말, 법적 책임 물을 것"
이같은 의혹 제기에 김 지사 지인은 "박 의원 녹취록에 등장하는 A씨가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평상시에도 A씨는 '김 지사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거나 '손을 봐주겠다'고 혼자 떠들던 사람"이라며 "최근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자 앙심을 풀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목된 세 사람에 대해 일면식도 없다"면서 "난 평범한 농부다.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A씨에게 박진희 도의원과 기자 2명의 전화번호를 건네준 것과 관련해선 "그때 뭣 때문에 보냈는지 잘 모르겠다"며 "내가 전화번호를 건넸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 지인은 "지금도 손이 떨린다. A씨가 거짓말을 한 부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A씨의 말만 믿고 기자회견을 한 박진희 의원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충북인뉴스>가 별도로 입수한 김 지사 지인과 A씨의 지난 11월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지사 지인은 "형님이 저번에 명단 뽑아준 애들 지금도 (김 지사를) 괴롭히나"라는 A씨 질문에 "뭔? 많이 정리됐다", "이제는 영환이 형(김 지사) 재선 선거운동을 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에 A씨가 "그들을 놔둬도 되나? 그 전엔 금방 다 해치우라더니"라고 했고, 김 지사 지인은 "아니 그때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다 판명되잖아. 옳고 그름이"라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