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맑은 지리산 엄천강 물속에서 우리 고유종 물고기 자가사리 한 마리가 유영하고 있다.
 맑은 지리산 엄천강 물속에서 우리 고유종 물고기 자가사리 한 마리가 유영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지난 12월 2일 주말 지리산 엄천강과 남강 일대에서 민물고기 탐사대회가 열렸다.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소장과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가 함께 마련한 이 민물고기 탐사대회에 전국에서 6~7가족들이 모였다. 이 엄동설한 적지 않은 참가자들이다.

대부분 참가자가 초등학생과 그 부모들로, 겨울 강에 들어가 추운 줄도 모르고 민물고기 채집에 나선 이들을 보면 저 물고기가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채집한 물고기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면 왜 이들이 이들 민물고기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 민물고기의 아름다움에 열광하는 이들

자세히 보면 어디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으랴만 민물고기는 특히 아름다웠다. 그 독특한 무늬와 빛깔을 한 민물고기를 채집 수조에 넣어서 보고 있으면 감탄은 당연지사이고, 누군가의 표현처럼 "마치 신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이다. 이들이 왜 겨울 강임에도 불구하고 강으로 달려오는지 알 것만도 같았다.

참가자들은 지리산 엄천강을 시작으로 지천인 남강으로 이어진 탐사에서 겨울 강이지만 적지 않은 민물고기를 채집했다. 아이 부모들은 족대를 들고 들어가 3인 1조로 물고기 채집에 나섰고 아이들은 몸에 꼭 맞은 족대를 가지고 조심조심 채집에 나선다.
 
민물고기 탐사에 나선 이들. 이 엄동설한에 물속에 들어가 물고기 채집 삼매경에 빠졌다.
 민물고기 탐사에 나선 이들. 이 엄동설한에 물속에 들어가 물고기 채집 삼매경에 빠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혼자 어슬픈 족대질을 하더니 꺽지 한 마리를 잡아올렸다.
 혼자 어슬픈 족대질을 하더니 꺽지 한 마리를 잡아올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서울에서 온 초등 2학년 한 아이는 어설픈 족대질이지만 혼자 꼬물꼬물하더니 직접 꺽지 한 마리를 잡아올리는 놀라운 신공을 보여주었다. 추운 겨울 물고기들은 대체로 깊은 물 속이나 바윗돌 틈으로 기어들어가 있기 때문에 바윗돌만 잘 공략하면 어렵지 않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함께 채집한 물고기만 총 14종이었다. 일일이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꺽지, 자가사리, 참중고기, 큰줄납자루, 낙동납자루, 피라미, 참갈겨니, 밀어, 돌마자, 참쉬리, 눈동자개, 돌고기, 참마자 그리고 얼룩새코미꾸리는 바위틈에서 겨우 한 마리 보이는 것을 필자가 직접 사진으로 담아냈다.
   
얼굴에 반점이 멋진 우리 물고기 꺽지.
 얼굴에 반점이 멋진 우리 물고기 꺽지.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줄무늬가 선명한 참쉬리의 독특한 아름다움
 줄무늬가 선명한 참쉬리의 독특한 아름다움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참갈겨니 수컷의 늠름한 아름다움
 참갈겨니 수컷의 늠름한 아름다움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름도 독특한 이들 물고기들은 각자 모두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무늬와 빗깔 혹은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아름답다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숨은 매력의 소유자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나친 하천 개발의 결과 이들의 서식처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하천, 특히 강 속은 이들 물고기들이 터전이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된다. 다양한 향태의 하천의 모습들이 존재해야 다양한 물고기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다. 하천을 천편일률적으로 직강화시켜버리는 것은 물고기 종의 다양성을 헤치는 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되는, 참으로 어리석은 개발행위이다.
 
엄천강의 아름다움 다양한 형태의 여울과 소가 존재해 다양한 물고기들이 산다.
 엄천강의 아름다움 다양한 형태의 여울과 소가 존재해 다양한 물고기들이 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들 다양한 물고기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그 하천의 건강성을 증명해주는 것으로 그곳의 하천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물고기들의 존재는 중요하다.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하천개발 말고도 많다.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축사들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축산 폐수로 강들이 하나같이 망가지고 있다. 부영양화가 일어나 부착조류가 엄청 번성해버린 곳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곳에서도 다양한 물고기들은 살 수가 없다.

축사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고, 허가를 내줬으면 반드시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축산인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퇴비사를 반드시 짓고 거기서 축산 분뇨가 절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이 맑은 강에서도 무분별한 축사의 난립으로 부영영화가 심각하다. 그 증거가 저런 부착조류의 번성이다.
 이 맑은 강에서도 무분별한 축사의 난립으로 부영영화가 심각하다. 그 증거가 저런 부착조류의 번성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강은 우리의 식수원 ... 댐은 더 이상 안돼

소하천은 모여 강이 되고 강은 우리가 마시는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식수원이다. 하천과 강이 맑고 건강해야 맑고 건강한 강물로 안전하고 건강한 식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다양한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건강한 하천을 만들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이들도 하천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고 우리들 인간들도 그 하천과 강에서 맑고 건강한 식수를 얻으며 더불어 함께 공존하는 지혜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아이가 하천변 수달 똥의 냄새를 맡아보고 있다
 한 아이가 하천변 수달 똥의 냄새를 맡아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물들이연구소 성무성 소장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여러분과 이들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 강이 무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리산댐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댐이 지어지면 이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가 없습니다. 제발 우리 하천을 그대로 잘 보전해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 물고기들도 평화롭게 그곳에서 살 수 있습니다. 댐은 충분하니 이제 제발 그만 지었으면 합니다"
 
채집한 물고기를 앞에 두고 성무성 소장이 물고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채집한 물고기를 앞에 두고 성무성 소장이 물고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 또한 한 마디 보탠다.

"툭하면 터져나오는 지리산댐 이야기는 이제 제발 그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립공원 1호가 지리산인데 그 지리산에 웬 댐이란 말인가요. 댐은 녹조 재앙 때문이라도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우리 강을 원형 그래로 잘 보전하는 것이 우리 안전한 식수원의 근본 대책입니다."

우리 강도 그대로 보전되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도 평화롭게 살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인간도 그들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기를 아이들과 함께 빌어본 하루였다.
 
물고기 채집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물고기 채집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인 얼룩새코미꾸리를 어렵게 촬영했다.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인 얼룩새코미꾸리를 어렵게 촬영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민물고기, #엄천강, #지리산댐, #성무성소장, #수달의친구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