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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 입구
ⓒ 이진욱

디지털 카메라의 대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서울디지털영상전(http://www.photoshow.co.kr)이 이를 말해준다.

해를 거듭할 수록 디지털의 비중이 높아져 올해는 완전히 디지털 사진을 위한 전시회로 탈바꿈한 듯 했다. 이런 대세를 반영한 것일까. 우리 나라에서 필름카메라로 비중이 큰 니콘과 캐논의 카메라를 각각 수입판매하는 아남옵틱스와 LG상사가 모두 불참했다.

삼성테크윈, 한국후지필름 등 디지털 카메라의 시장을 다투는 업체들의 물량공세가 돋보였고, 이들뿐 아니라 각종 사진관련 액세서리, 가방, 촬영소품, 의상, 액자, 앨범, 사진관련 서적, 잡지 등 관련된 모든 분야의 15개국 140개 사 350부스가 들어섰다.

▲ 디지털 카메라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관람객
ⓒ 이진욱

또한 이번 전시회는 세계 국제 전시회 인증기관인 국제전시협회(UFI)로부터 국제 전시회로 인증받았다. 이를 두고 국내 전시산업의 국제화와 각종 전시관련 통계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밖에 부대행사로 각종 벤더세미나(Vendor Seminars) 및 컨퍼런스도 전시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한다.

▲ 도우미들의 현란한 쇼와 이벤트.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 이진욱

그러나, 코엑스에서 접하는 큰 전시회들은 일반 관람객들에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형업체들은 관객들의 눈을 끌기 위해 여러 도우미들과 화려한 이벤트, 경품 등으로 발길을 유혹한다. 각종 경품공세에 전시장은 오후늦게면 쓰레기장이 된다. 휴식공간이 부족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입구 바로앞의 큰 부스를 차지하고 대형스크린과 앰프를 설치해 시끄러운 소리와 현란한 쇼로 오가는 관람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좀 규제해야 하지 않을까.

▲ 필름스캐너를 설명하는 업체 직원과 관심있게 듣는 관람객
ⓒ 이진욱

기자는 몇 년 전에 일본 동경의 국제도서전을 참관한 적이 있었다. 그보다 일 년 전에 서울국제도서전을 참관했는데, 보다 큰 규모의 동경국제도서전이지만 이렇게 조용할까 싶었다. 겉보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국제도서전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딴판. 서울국제도서전은 역시 '늘씬한' 도우미들과 '빵빵한' 이벤트, 화려한 경품, 앰프와 대형스크린을 동원한 고성과 불꽃놀이 등이 행사 분위기를 압도했지만, 동경국제도서전은 그야말로 '책'이 중심이 된 행사였다. 행사 부스 곳곳에 서서 책을 읽는 사람들, 경품보다는 '책'을 홍보하는 업체들, 바이어 코너에서 거래상담을 하는 업자들이 전시회의 모든 분위기였다. 우리 나라의 큰 규모의 전시회들은 이런 모습에서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

▲ 전시장의 모습
ⓒ 이진욱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와 더불어 디지털 관련 주변기기나 관련상품의 진출이 눈에 띈다. 한국엡손(주), 유닉스포토(주), 정우엔터프라이즈(주), 태일시스템(주) 등은 포토/디지털 프린터를 내세웠고, 한국후지필름(주), 한보하이텍 등은 디지털카메라와 더불어 현상인화장비를, 그밖에 포토샵 등 PC에서 작업하는 소프트웨어나 각종 스캐너, 스튜디오용 장비, 조명기구, 프리젠테이션 장비, 홈시어터 시스템 등이다.

▲ 어항 속 카메라? 눈길을 끌기 위해 이런 전시도.
ⓒ 이진욱

전시장을 돌아다녀보면 사진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하는 곳이 많다. 이벤트로 즉석에서 모델과 함께 사진을 찍어 디지털인화를 해 준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 또 사진액자, 열쇠고리, 촬영의상, 또 사진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결혼(웨딩)관련 의상, 용품 등이 그것이다.

▲ 디지털 카메라를 업체 직원이 열심히 설명한다
ⓒ 이진욱

전시장의 곳곳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사진영상 부문은 일반 대중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관람객이 꽤 많았다. 또 한가지 흠이라면 삼성역에서 코엑스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좀더 자세히 안내하도록 이정표를 설치했으면 한다. 코엑스가 초행길인 사람들에게는 조금 찾아가기 어려운 듯 하다.

▲ 카메라뿐 아니라 사진관련 의상이나 소품도 한 몫을 한다. 촬영 의상 전시를 보는 어린이들.
ⓒ 이진욱

디지털의 강세는 계속된다. 그러나 음반시장에서 LP가 자취를 감춘 듯 해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적은 양이 유통되듯, 필름카메라도 맥을 이어갈 것이다. 전문가용 디지털 제품은 아직 필름카메라를 보조하는 수준 정도에 머물고 있다. 거의 모든 기능이 필름카메라의 기능을 기준으로 만들어지고 필름카메라의 렌즈나 액세서리를 함께 사용한다. 무엇보다도 필름카메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선명하고 깊이 있는 색감과 섬세한 질감을 디지털은 아직 따라잡지 못한다. 1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아날로그 사진을 불과 십여년의 디지털이 단숨에 바꾸어놓지는 못할 것이다.

▲ 필름을 루페(확대경)로 들여다보는 관람객.
ⓒ 이진욱

▲ 전시장에서는 사진관련 액세서리나 소품도 한몫을 한다.
ⓒ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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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을 하고 학교수업도 하며, 공공운수노조 방과후학교강사지부 (http://asteacher.ner) 지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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