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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96년 동아일보 독자투고를 통하여 '우편물 반송체계'의 문제점과 대책을 밝힌 적이 있다.

그 후로 약 8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우편물 반송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성을 느껴, 직접 현장을 살펴보았다. 필자의 독자 투고 후, 아파트 단지에는 아파트 자체적으로 설치하거나, 우체국에 의해 설치된 우편물 반송함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편물 반송체계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대단위 공동주택의 경우

▲ 아파트에 설치된 우편반송함
ⓒ 박성필
대부분 아파트 단지의 경우, 우체국에 의해 설치된 반송함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반송함이 있다. 그러나, 아파트에 설치된 우편물 반송함을 열어보면 반송 되는 우편물과 함께, 각종 광고지는 물론 심지어 쓰레기까지 들어 있다.

우편물 반송함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장기간 반송시켜야 할 우편물을 방치하는 우체국 직원들의 책임도 있지만, 쓰레기까지 반송함에 넣는 주민들의 시민의식에도 문제가 있다.

아파트 공동구역 청소를 담당한다는 이모씨는 기자에게 "가끔 반송함을 열어 청소를 하기도 하지만, 담배곽이며 이것저것 쓰레기들이 항상 쌓여 있다"고 말했다.

개인 주택이나 소규모 공동주택의 경우

▲ 개인주택이나 소규모 공동주택에는 반송함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 박성필
아파트 단지와 달리, 개인주택이나 소규모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우편물 반송함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자신의 거주지로 발송된 우편물 중 수취인이 없는 경우, '수취인 불명' 등 별도 표기를 하여 우체통에 넣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이 '번거롭다'거나 이러한 절차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대로 자택의 우편함에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대학가의 원룸을 찾아 우편함을 확인했다. 20여 명의 대학생이 대부분 혼자 거주하고 있는 이 원룸 건물의 우편함에는 도착한 지 보름 이상 지난 우편물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 우편물들 중에는 '압류예고'라고 빨간색 경고가 찍힌 우편물까지 있었으나, 이사간 지 오래된 수취인은 알 수 없을 것이 분명한 노릇이다.

"반송되는 우편물이 많다"

우편물 배달 업무를 담당하는 한 우체부는 "우편물이 많은 연말의 경우에는 반송되는 우편물이 하루에 100통을 차지할 정도이다"라며, "한 번 반송을 시키면 다시는 안 내보내야 하는데, 업체 쪽에서 주소를 고치지 않거든요"라며 점차 증가하는 반송 우편물에 아쉬움을 표했다.

반송되어야 할 우편물만 있어야 할 우편물 반송함에 쓰레기를 넣는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우편물 반송함은 결코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또, 체신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들은 우편물 반송절차를 보다 간편화하고, 그 절차를 홍보하여 반송되어야 할 우편물이 주택에 장기간 방치되어 있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잘못 배달된 각종 우편물 반송체계 갖춰 회수해야
필자가 1996년 4월 3일 <동아일보>에 투고한 내용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나라 못지 않게 우편배달이 빠르고 체계적으로 잘 되어있다. 그러나 배달된 우편물의 반송처리에 대한 대책은 너무 미흡하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우페통을 반송함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일반 개인주택에서는 반송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잘못 배달되거나 번지수는 맞지만 수신자가 없는 경우 그대로 두게 돼 우편물이 분실되기 쉽다. 반송체계를 잘 갖춰 놓으면 우편물 분실이나 훼손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믿는다. 반송체계는 가정우편함과 공중우체통을 모두 이용해 만들면 어떨까. 즉 잘못 배달된 우편물은 일정한 표시를 하여 가정우편함에 놓으면 배달원이 회수하도록 하거나 우체통에 반송함을 설치하여 되부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박성필

덧붙이는 글 | 박성필 기자는 개인 홈페이지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필닷컴" (www.sungpil.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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