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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에 첫눈이 왔다. 쉽사리 눈을 볼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모두에게 반가운 손님. 사실 같은 눈이라 해도 이곳에 내리는 눈은 여느 곳과 다르다. 고샅길에, 초가지붕 위에, 담벼락에, 눈이 내려앉은 모습은 한 폭의 그림.

이 마을 주민 송갑득(60)씨는 쉽사리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라면서 초가지붕에 고드름이 열리면 동심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한다. 한 가정에서는 김장을 담그기 위해 배추를 절이고 있다. 이 지방에서는 15일경에 김장을 하는데 먼저 하게 되었다면서 자식들을 위해 많이 한다고 말한다.

성곽 위를 걸어 약간 높은 곳에 오르니 그곳엔 벌써부터 대여섯 명의 사진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대전에서 어제 왔다는 사람들, 우경환(한국사진작가협회이사)씨는 눈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낙안읍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어제부터 기다렸다고 말한다.

초가집에 눈이 쌓이면 더더욱 둥근 모양을 이룬다. 사람들은 그런 둥그런 모양새에 묘한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아마도 힘든 세상에서 모나지 않는 모양새는 우리 모두의 영원한 희망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 구름 사이로 해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니 녹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이 마을을 떠나기 싫어 흘리는 눈물 같다. 덩달아 무쇠 솥에서도 김을 쏟아내며 눈물을 흘린다.

덧붙이는 글 | - 그동안 낙안읍성 연재에 보내주신 많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sbs U News 에도 송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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