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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접전 끝에 근소한 점수 차이로 최종 우승팀이 발표되는 순간
ⓒ 유영수
그들은 열정적이고 패기가 넘쳤으며 그들의 공연은 드라마틱하고 판타스틱한 예술 그 자체였다. 많은 관람객들은 그 놀라운 기량과 연기력에 공연이 끝날 때까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제(11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은 환호성과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비보이들의 세계 최강실력자를 가리는 비보이 유닛(B-boy unit)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이다. 이날 대회장에는 관람객의 뜨거운 열기와 그 못지않은 취재경쟁, 그리고 숨막힐 정도로 환상적인 무대 위의 배틀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진 모습을 보였다.

▲ 전설적인 비보이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심사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영수
▲ 멋진게 공연을 리드한 두 MC의 모습. 특히 오른쪽의 외국인은 특유의 애드립과 카리스마로 많은 박수를 유도해냈다. 이 장면에서도 우스꽝스런 표정을 지어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 유영수
여덟번째로 열린 '비보이 유닛' 대회는 커뮤니케이션-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했으며, 5000석 규모의 올림픽 역도경기장을 거의 꽉 채울 정도로 비보이 마니아들이 폭발적인 성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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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동작, 숨이 멎을 것만 같아요

대회 전날 열린 우리나라 비보이팀들간의 예선전에서는 그간 각종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리버스, T.I.P, 익스트림, 맥시멈크루, 라스트포원 등 쟁쟁한 팀들이 경연을 벌였다.

특히 작년 대회 우승팀인 라스트포원이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세계대회보다 우리나라 예선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대회 당일 경기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와 대만, 중국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의 결선진출팀인 리버스와 익스트림 등 여덟 팀의 배틀로 치러졌다.

▲ 같은 팀 선수들은 함성과 격려를 보내는 반면, 상대편에서는 야유가 쏟아지는 팀배틀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유영수
세계 최고의 대회에 걸맞게 심사위원 또한 전설적인 비보이로 칭해지는 프랑스의 라민, 캐나다의 디지, 일본의 머신 등 5명의 외국인과 우리나라 심사위원 1명 등 총 6명의 권위있는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비보이 전문 디제이인 일본의 '디제이 티'가 디제잉을 맡아 수준높은 무대를 빛내주기도 했다.

또한 스페셜 공연으로 역시 세계대회 우승팀인 익스프레션과 겜블러가 쇼케이스 형식을 빌려 멋진 무대를 선사했고, 가수 팝핀 현준도 현란한 비트박스와 노래를 관객들에게 보여줘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익스프레션의 공연은 한 편의 오페라를 보는 것처럼 음악과 안무 모두 완성도가 높았으며, 그 환상적인 장면 하나하나마다 관객들은 숨죽이며 그들의 예술혼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 솔로 배틀 비보이 경연 중의 한 장면
ⓒ 유영수
▲ 솔로 배틀 비걸 부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끈 비걸 세 명.(위 사진) 가운데만 우리나라 선수이고 양 옆 두 선수는 일본인이다. 아래 사진은 비걸 솔로배틀에 출전한 선수들끼리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윗 사진에서 수줍게 웃던 가운데 여자선수가 아래 사진에서는 몸을 뒤트는 엽기동작으로 포즈를 취했다. 역시 분출되지 못한 그들의 끼는 어쩔 수 없나보다.
ⓒ 유영수
비보이 팀배틀 중간에 치러진 솔로 비보이와 비걸의 배틀에서는 일본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솔로 비보이(B-boy)에서는 일본의 Shunji, 솔로 비걸(B-girl)에서는 역시 일본의 Aya가 각각 1등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솔로 비걸배틀에 출전한 여자선수들도 비보이들 못지않은 빼어난 기량을 발휘해 관중석의 커다란 함성과 환호를 받았다는 것이다.

토너먼트 식으로 치러진 이날 대회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4강에 프랑스 드림팀과 미국 드림팀, 그리고 대한민국의 익스트림과 리버스가 올랐으며 최종 우승은 프랑스의 드림팀에게 돌아갔다.

▲ 이날 우승한 프랑스 드림팀 소속의 13살 선수. 영화 '나홀로 집에'의 아역배우 맥컬리 컬킨을 닮은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수준 높은 기량과 관객을 휘어잡는 쇼맨십으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 유영수
한편 프랑스 드림팀에 속한 13살의 어린 선수는 나이를 의심할 정도의 탁월한 기량과 쇼맨십을 발휘해 많은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대회가 모두 끝난 후 가장 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이는 인기를 과시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한 대회는 장장 4시간 반동안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계속됐으며, 도저히 인간이 만들어낸 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끊임없이 선보여 보는 이들의 시선을 휘어잡았다.

▲ 무대 뒷편에서 비보이 배틀을 촬영한 모습. 마치 외국 어느 공연장에 와 있는 느낌을 갖게한다.
ⓒ 유영수
비보이 문화를 처음 접할만큼 문외한인 기자로서도 비보이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주말저녁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화끈하고 정열적인 대회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어떤 완성도 높은 뮤지컬이나 영화도 이날 본 공연보다 기자에게 감동을 주고 전율케 한 적은 결코 없었다. 자정으로 치닺는 늦은 밤,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흥분은 쉬 가라앉지 않는다.

▲ 우승을 거머쥔 프랑스 드림팀이 기자들과 팬들을 위해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 유영수


순간의 짜릿함에 힘든 줄도 몰라요
[미니 인터뷰] 솔로배틀 비걸에 출전한 서혜미 선수

- 아까 보니까 제일 인기가 많은 것 같던데 이유라도 있나요?
"8년 동안 비걸로 활동했기 때문에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꽤 있구요. 같이 온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 굉장히 격렬한 경기인데 다치지는 않는지?
"많이 다치는 편이고요. 저도 허리를 심하게 다쳐 고생하고 있습니다."

- 부모님이 반대하지는 않나요?
"처음에는 당연히 싫어하셨지만 지금은 왜 연습실 안 가느냐고 오히려 보채시기까지 한답니다."

- 수상경력은?
"비보이 챌린지 2회와 3회 대회에서 1등 했고요. 비걸 랜덤배틀 2회에서 2등 그 외에도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적 있어요."

- 직업은 따로 있는지?M
"광고디자이너가 직업이고요. 투잡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럼 비걸은 취미생활인가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잡을 하고 있을 뿐이고 저는 두 가지 다 소중한 저의 본업이라고 생각해요."

- 가수 이효리씨가 이번에 2집으로 컴백하면서 기존 안무팀 대신 비보이 팀인 위너스를 데리고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중가수의 안무팀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해서라도 비보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서로 윈윈하는 것이지 꼭 그게 안무팀으로 전락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 만약 본인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온다면?
"그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네요."

- 비걸 대부분이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데 따로 운동을 병행하는지?

워낙 격렬하게 운동을 하기 때문에 별도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몸매유지는 됩니다. 그 대신 근육이 많이 생기는 단점도 있지요. / 유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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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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