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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중인 산샤댐 전경.
ⓒ 환경연합 안준관
길이 2309미터, 높이 185미터, 발전량 1820만 kw, 수몰면적 630㎢, 총 공사비 24조원, 총 이주민 190만명. 천문학적인 숫자들이다.

본 댐이 완공되면 수위가 점점 올라가 올해 10월이면 156미터, 2009년이면 175미터에 이를 것이다. 또한 중국 양쯔강 중류에는 서울보다 조금 더 넓은 거대한 인공호수가 만들어지고,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핵발전소 20기의 총 발전용량인 1772만 kw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댐 하나로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무려 40% 이상을 생산하는 셈이다. 이 댐은 바로 산샤(三峽, 삼협)댐이다.

▲ 산샤댐 건설 모습.
ⓒ 환경연합 안준관
1994년 착공, 12년간의 공사를 거쳐 20일 본 댐이 완공되는 중국 산샤(三峽; 삼협)댐 건설은 그야말로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공사다.

댐 완공을 예정보다 아홉달이나 앞당긴 것도 중국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26기의 발전시설 설치도 계획보다 1년 빠른 2008년에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 당국은 공정 완료 기간을 1년 단축하는 것을 통해 애초 계획보다 7백억 kwh나 많은 전력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당국은 최근 '산샤프로젝트 : 인류와 자연의 조화로운 개발'이라는 제목의 사진 전시를 시작했으며 댐 건설 계획이 가져올 양쯔강 개발과 경제발전, 수력발전 및 환경보호 측면의 성공을 열심히 선전하고 있다.

조기완공... 환호하는 중국 당국, 우려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것으로 거대한 환경재앙이 초래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는 없다. 댐 건설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 백제성에서 바라본 장강삼협의 하나인 구당협.
ⓒ 환경연합 안준관
쓰촨관광지리연구센터의 지질학자이며 수력발전 전문가인 판샤오 교수는 "댐을 빨리 완공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더 많은 경제적인 수입을 올리기 위해 댐이 서둘러 건설됐으며 이 때문에 댐에서 비롯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한다.

판샤오 교수는 "토사 퇴적으로 20년 내에 충칭항의 기능이 위협받을 것이라던 원래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는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변 지역 사람들도 댐에 물이 채워지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잘 알고 있다. 충칭시가 1800억원을 들여 춘탄에 새로운 항구를 만들고 있는 것도 양쯔강 상류에서 내려온 토사가 쌓여 조만간 지우롱포에 있는 기존의 항구가 쓸모없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사 퇴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연과의 끊임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대책은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토사 퇴적을 방지하기 위해 양쯔강 상류인 쓰촨과 윈난에 각각 하나씩 대형댐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이는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임시방편으로 토사 퇴적 문제를 상류로 전가할 뿐이다.

얼마 전 중국 당국은 양쯔강의 서쪽 지류인 진샤강에 있는 실루오두와 시앙지아바에 두 개의 새로운 수력발전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 두 댐의 발전용량을 더하면 산샤댐의 발전용량보다 더 큰데, 두 댐을 건설하는 목적에는 산샤댐으로 흘러드는 토사를 차단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또한 산샤댐 건설에 참여한 공학자와 기술자, 노무자들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기도 하다.

▲ 건설이 한창인 산샤댐 전경.
ⓒ 환경연합 안준관
"산샤댐, 양쯔강에 들어선 치명적 위협"

전문가들은 산샤댐이 주변 지역에 초래할 지질학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저수지 수위가 올라갈수록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진다.

수위 156미터를 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청원서에 53명의 과학자가 서명하고 지난해에는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수위가 156미터에 이르는 시기가 예정보다 빨라져서는 안 된다는 보고서를 국무원에 제출했지만, 이러한 우려는 간과됐고 공사는 강행됐다.

중국 정부는 환경전문가와 지질학자, 기상학자, 수문학자, 고고학자 등을 모두 동원해 세계 최대의 댐 건설이 초래할 지진 유발과 수질 오염, 토사 축적 등 문제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첨단 감시체계를 도입해 지진과 산사태를 방지할 계획이며 수몰 때문에 어떤 식물종이 멸종될 우려가 있다면 유전자은행을 만들어 이를 보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저수지에 물이 예정보다 낮은 수위로 채워지더라도 첨단 지진감시체계가 필요함에도, 아직까지 그런 것은 갖춰지지 않았다. 지진 경보체계 및 대피계획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산샤댐은 양쯔강에 들어선 엄청난 위협이며, 수몰지역의 지역사회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강 하류에 사는 수백만명에게도 치명적인 재앙의 위협을 주고 있다.

이주민 관련 문제도 아주 심각하지만, 이 문제는 최소한 금전적인 보상이라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지진 같은 문제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 산샤댐의 배출구로 나오고 있는 엄청난 물줄기.
ⓒ 환경연합 안준관
산샤댐은 중국판 새만금?

이러한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중국 당국은 수력발전이 가지는 이점이 명확하다고 주장한다. '물은 재생가능하며 발전비용이 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샤댐의 kWh당 발전비용이 80~90원인데 비해, 사람들이 지불하는 전기 요금은 kWh당 3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토록 비효율적이며 경쟁력도 없고 주변 지역에 미칠 악영향이 큰 대형댐 건설계획이 추진된 것은 온전히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며 수력발전 계획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

마치 한국에서 정치권과 관료집단이 경제적 타당성도 부족할뿐더러 환경 재앙 우려가 높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잘못된 관성으로 밀어붙인 것과 유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산샤댐이 초래할지 모르는 대재앙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별 문제없이 운영될지도 모르지만, 댐은 최소한 100년은 가동될 것이다.

그 사이 오염된 양쯔강물은 황해를 오염시킬 것이며, 지진이라도 유발될 경우엔 우리나라에도 커다란 재앙을 초래할지 모른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넋 놓고 바라보지만 말고 더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http://kfe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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