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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산처럼 매달려 있는 쥐방울덩굴 열매의 가을 모습
ⓒ 김계성
11월 하순, 하늘이 청명하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통일대교를 건너 들어선 민통선의 늦가을은 '끼륵 끼륵' 기러기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정자리의 수내천 방향을 보며 농로를 걷다 보면 좌측으로 갈바람에 흔들거려도 의연하게 매달려 있는 쥐방울덩굴열매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깔창한 여름날이면 꽃잎이 없는 자잘한 연녹색의 꽃은 고깔모양으로 벌어져 한쪽 끝은 길게 뾰족한 모습으로 작은 깔때기 혹은 나팔처럼 보인다. 잘라보면 하얀 유액도 나온다.

용케도 뽕나무를 감고 자란 쥐방울덩굴은 멸종위기 꼬리명주나비의 먹이식물이다. 먹성 좋은 애벌레에게 제 이파리를 갉아 먹힌 뒤 몇 잎 남지 않는 이파리마저 오그라든 채 빼빼 마른 덩굴은 호두알 크기의 열매를 훈장처럼 달고 있다.

둥근 열매가 6개로 갈라지는 꽃자루의 가는실에 매달린 모양새라니 영락없는 낙하산처럼 보인다. 벌어진 열매 사이로 새봄을 기다리는 납작하게 생긴 까만 씨앗들이 언제라도 땅에 닿으리라 수런대는 듯싶다.

지금은 아니지만 여름날 강변 둑길의 풀밭을 살펴보면 빙글빙글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꼬리명주나비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밝은 회황색 바탕에 흑갈색 무늬의 날개를 가진 수컷과 흑갈색 무늬가 넓은 암컷이 위 아래로 날곤 했다.

어떤 이는 꼬리명주나비의 자태에 매료되어 우리나라의 대표나비로 삼았으면 했다. 그 유연한 움직임과 우아한 자태는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긴 꼬리가 명주의 섬유처럼 보여 꼬리명주나비라 불리어졌다.

쥐방울덩굴은 전국의 산자락이나 개울가에서 비교적 드물게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며 쥐방울, 방울풀이라고도 한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열매로 인해 쥐방울이라 이름 지어졌다는데 쥐방울이 그만한지는 잘 모르겠다. 말의 머리에 다는 방울과도 비슷하다는 뜻으로 마두령이라고도 한다.

한방에서 쥐방울덩굴의 전초를 이뇨, 통경, 해독제로 사용하고, 열매를 진정, 거담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쥐방울덩굴은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 할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이다.

▲ 깔때기, 나팔처럼 생긴 쥐방울덩굴 여름날의 꽃
ⓒ 김계성

▲ 쥐방울덩굴 이파리를 갉아 먹고있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 김계성

▲ 꼬리명주나비 수컷
ⓒ 김계성

▲ 꼬리명주나비 암컷
ⓒ 김계성

▲ 쥐방울덩굴 열매 여름날의 덜익은 모습
ⓒ 김계성

▲ 쥐방울덩굴 이파리와 벌써 열매를 달고 있는 꽃
ⓒ 김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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