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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간 경부운하 코스를 자전거로 달린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처장과 이항진 회원(왼쪽). 이명박 후보로보터 격려전화를 받는 이재오 의원(오른쪽).
 4박5일간 경부운하 코스를 자전거로 달린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처장과 이항진 회원(왼쪽). 이명박 후보로보터 격려전화를 받는 이재오 의원(오른쪽).
ⓒ 오마이뉴스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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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오후 2시 52분]

"운하는 가능하고 꼭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오후 '대운하 대장정'의 종착지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 의원은 자기의 이 같은 확신을 보여주기 위해 4박5일 동안 부산 을숙도에서 서울 여의나루까지 563km의 자전거 강행군을 펼쳤다.

이 의원이 이끄는 대운하탐방단 20여명이 여의나루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던 '재오사랑' 팬클럽 회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박수와 환호로 이들을 맞이했다. 이명박 경선캠프 출신으로는 박승환·차명진·진수희 의원과 김해수 후보비서실 부실장, 정양석 당협위원장, 박영준·배용수 특보의 모습이 보였고, 이명박 후보도 이 의원에게 "수고했다"고 격려 전화를 걸었다.

<오마이뉴스>의 '동행 취재'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던 이 의원은 탐방을 마친 뒤에는 "그 동안 수고했으니 사진 한 방 찍자"며 특별취재팀과의 사진 촬영을 제의하는 등 여유도 보였다.

이 의원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준비된 결론'을 내놓았다. 대운하를 만들면 환경이 크게 훼손된다는 반대론에 대해 그는 "오히려 그대로 놔두면 환경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역설로 맞받았다.

"563km 구간을 돌아보니 국토의 전반적인 리모델링 차원에서 대운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을숙도에서 경북 상주까지, 마포나루에서 충주까지 100년전 까지만 해도 소금배가 다녔던 뱃길이 있었다. 한강 쪽의 남아도는 물이 소백산맥을 넘어 영강까지만 넘어가면 낙동강까지 운하가 충분히 가능하다."

-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오히려 그냥 두는 게 환경 문제가 많다. 낙동강의 경우 지자체가 이미 군데군데 모래채취 준설을 하는 바람에 강 자체가 엉망이다. 운하를 하면서 강을 정비하지 않으면 환경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이 의원은 "이번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왔으니 다음에는 대동강까지 가보겠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문자 생중계]

[오전 10시 40분] 경기 하남시 천현동과 남양주시 조안면을 잇는 팔당댐을 쏜살같이 지나치다. 댐 바로 밑 강 한가운데에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준설 수준의 공사가 아니라 대규모 수중 암반 굴착공사를 해야 한다. 이명박 후보는 "이 한강 본류 구간을 그대로 뱃길로 이용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와서 직접 보면 그 가능성에 회의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전 10시 56분] 이재오 탐방팀의 태도가 바뀌었다. 첫날과는 사뭇 다르다. 대단히 우호적이다. 왜 빨리 문자중계 안하냐며 오히려 보도를 재촉하고 있다.

[오전 11시 4분] 서울 강동구 도착.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그랜져 승용차를 타고 탐방팀을 마중나옴. 창문 열고 반김.

[오전 11시 8분] 탐방팀과 <오마이뉴스> 취재팀 모두 올림픽대로로 진입함. 헉. 올림픽대로는 자동차 전용도로인데...

[오전 11시 27분] 한강시민공원 광나루지구로 내려옴. 천호대교 다리밑에서 잠시 휴식. 이재오 의원 "힘이 남아돈다. 감격스럽다. 평양까지 달리고 싶다"고 함. 옆에서 봐도 정말 끄떡없어 보임.

[오전 11시 41분] 진수희 의원 한 마디. "<오마이뉴스>보면서 이재오 의원과 함께 달렸다. 추석 연휴인데도 오마이뉴스에 자주 들어갔다." 진 의원이 '뇌물'이라며 기자들과 염형철 처장에게 초코바 하나씩 사줌.

양평부터 자전거 탐방단에 결합한 정병국 의원 한마디. "CO2 배출하는 화물트럭 보니 빨리 운하개통해야 한다".

[낮 12시] 한강변 자전거길을 질주하다. 날씨 쾌청하니 자전거 타기 참 좋은 날씨. 한강변에 오리배는 많이 눈에 띄지만 이용하는 사람 없다.

[낮 12시 12분] 유람선이 동호대교 밑을 천천히 지나고 있다. 사람들은 한강 수심이 깊은 줄 알지만 불과 4~5m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것도 행주대교 근방 신곡 수중보 때문인데 배를 띄우려면 이곳도 엄청나게 파내야 한다.

[낮 12시 30분] 반포대교 인근에 도착하자 이재오 의원 지역구 자전거 동호회 회원 20여명이 자전거 타고 마중나옴.


ⓒ 오마이뉴스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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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 43분]
이재오 탐방단과 오마이뉴스 취재기자단, 최종 목적지인 한강 여의도 지구에 도착. 지지자 60여 명이 환호하며 이 의원에게 꽃다발 증정 등 세리머니.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이 의원, 이명박 후보와 휴대폰 통화. 이 후보가 "고생했다"고 격려했다 함.

여주 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이항진씨. "이재오 의원 열정 대단하다. 그러나 경부운하 계획은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

줄곧 탐방단과 함께 한 염형철 처장. "이재오 의원의 확신을 봤다. 그런데 그 확신이 비논리와 무근거여서 참 걱정이다"고 말함.


[문자 생중계 마무리 : 오후 2시 20분]
이재오 의원과 함께 4박 5일동안 560km를 달려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근처 식당에 들러 삼겹살을 먹습니다. 맛이 최곱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경부운하 검증을 위해서라면 40박 41일, 5000km도 달리겠습니다. 강은, 굽이쳐 흘러야 합니다.

진수희 의원과 정병국 의원(오른쪽).
 진수희 의원과 정병국 의원(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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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나온 진수희 의원 차량 행렬(왼쪽).
 마중나온 진수희 의원 차량 행렬(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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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6일 오전 10시]

팔당호를 지나서 여의도가 눈앞에

[새벽 3시 30분] 여주환경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이 잠을 깨운다. 추석귀성 행렬과 뒤엉키는 것을 막기 위해 새벽 4시에 출발하기로 했으니,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어둑한 신륵사를 빠져 나오며, 잠자리를 제공해 준 세영스님께 감사의 말씀도 전하지 못했다.

[새벽 4시 15분] 이재오의원 팀과 함께 아침운동을 한다. 그러고 보니 5일 만에 처음으로 출발을 위한 의식을 함께 하고 있다. 저녁에 도착하면 각자 식사를 하고 숙소에 들었던 탓에, 그동안엔 아침 출발시간을 겨우 맞추는 정도였다. 

[새벽 4시 30분] 깜깜한 새벽길을 나선다. 멀리 남쪽 하늘엔 샛별이 반짝이고, 어스름하게 은하수가 흐른다. 반팔로 출발했으나, 날씨가 쌀쌀해 점퍼를 꺼내 입었다. 김병기 기자는 달리는 자전거에서 기묘한 자세로 옷을 갈아 입는다. 참 취미도 별나다.  

[새벽 5시 30분] 북쪽으로 계속 달린다. 안개가 어두운 새벽길에 하얗게 끼었다. 차량의 도움이 없으면 가기 힘들다. 야간 산행 경험은 있으나, 새벽 자전거 기행은 처음이다. 바람이 시원하다. 

[새벽 6시 10분] 양평에 도착해 해장국집을 들렀다. 잠시 전에 합류한 정병국 의원도 보인다. 새벽녘 조용조용하게 왔던 일행은 해장국 집에서 아연 활기를 띤다. 벌써 양평. 여의도까지는 60-70km 정도 남았다. 마지막이 보이는 아침 식사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

[오전 7시 10분] 자전거 행렬이 출발한다. 하지만 곧 박상규 기자의 자전거가 펑크났다. 고치느라 15분쯤을 썼다. 이래서 김병기 기자, 염형철 처장 자전거에 이어 모두가 한 번씩 손을 봤다. 560km가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오전 7시 30분] 남강을 건너 다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교통 체증을 일으키지 않을 곳을 찾다보니 이 쪽을 택했다. 팔당호 남쪽에 위치한 양평의 넓은 들을 시원하게 달린다.

[오전 8시 30분] 팔당호변 남쪽. 양평군 강상면, 강하면, 광주시 남종면을 지나는 동안 10km 쯤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있다. 다 왔다고 생각했을 사람들에겐 예상치 못했던 난관이다.

[오전 8시 50분] 팔당상수원을 표기하는 팻말이 서 있다. 수영, 세차, 야영, 식사, 낚시, 보트놀이 등을 금지하는 표시다. 이명박 후보의 공약에 따르면 앞으로 경부운하와 함께 이런 표지들은 철거될 예정이다. 강변여과수를 통하면 식수 수질을 확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들은 불필요하단다.

한국에 강변여과수를 이용하고 있는 곳은 함안군과 창원시로, 2년 전부터 2만톤/일, 지난해부터 8만톤/일의 생산 용량을 갖췄다. 이는 전국 정수장 시설용량 3200만톤/일의 약 0.3% 수준이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시범 사업인 이 방식을 경부운하 건설과 함께 즉각 도입하고,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팔당댐 인근에서만 800만톤/일의 시설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듯이, 강변여과수가 수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주변오염으로 수질을 장담하지 못했을 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전 9시 20분] 팔당호로 들어가는 정암천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팔당호의 전경이 쭉 펼쳐지고, 가까이 연꽃밭이 그럴듯하다. 자전거 탐방팀, 오마이뉴스와 환경연합이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서로에게 불편한 존재들이만, 4박 5일 동안 함께하는 동안 그 불편함이 참을만해졌다.

이재오 의원과 팔당댐.
 이재오 의원과 팔당댐.
ⓒ 오마이뉴스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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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경부운하 , #이재오,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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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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