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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심현정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언론 전공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캠코더, 어떻게 작동하냐 하면 말이야~..."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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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특공대'를 반갑게 맞이하는 아이들
 '미디어 특공대'를 반갑게 맞이하는 아이들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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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디어 특공대입니다"

한림대 인터넷 미디어학과 3학년 박상민씨는 학교에서 그저 학생에 불과하지만 주말이면 '디지털 피그'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그는 매달 둘째, 넷째 '노는 토요일'이 되면 카메라를 메고 강원도 춘천시 사농동에 위치한 '구세군 북춘천 지역 아동센터'로 향한다. 팀원 배상수(한림대 언론 4)씨, 고은진(한림대 언론 3)씨 등과 함께다. 일명 '미디어 특공대'다.

발랄한 별명 하나씩을 정한 아이들
 발랄한 별명 하나씩을 정한 아이들
ⓒ 배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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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타나자 아이들은 "강호동 선생님이다~~"라고 외치며 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다. 박씨는 "나는 강호동이 아니고 디지털 피그 선생님이라구~"라며 울상을 짓는다. 박씨가 카메라를 내려놓자 아이들이 신난 표정으로 손을 뻗힌다. 그러자 박씨는 "워이~ 좀 이따 수업시간에 같이 해요~"라며 아이들의 흥분을 가라앉힌다.

오늘 첫 수업은 별명 정하기다. '토끼'에서부터 <무한도전> '노홍철'까지 여러 별명이 아이들의 새로운 이름이 되었다.

별명를 바탕으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육개장' 라면을 너무 좋아해 별명도 '육개장'으로 지은 유진주(10)양은 아니나 다를까 스케치북에 육개장 라면을 그렸다. 그림을 발표하는 순간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모두 배꼽잡고 웃기 바빴다.

박씨의 별명은 '사이버돼지'라는 뜻의 '디지털피그' 선생님. 아이들은 "선생님, 진짜 돼지 닮았어요"라며 연신 웃어댔다. 박씨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이름인데..."라며 따라 웃는다.

별명 발표가 끝나자 아이들은 다시 선생님들에게 카메라 수업을 조른다. 박씨는 "알았어~ 자! 이제 촬영하자!"”라며 가지고 온 캠코더를 꺼낸다.

캠코더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디지털 피그(박상민) 선생님
 캠코더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디지털 피그(박상민) 선생님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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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더를 작동해보는 정준하(유재덕) 어린이
 캠코더를 작동해보는 정준하(유재덕) 어린이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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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의 가장 중요한 시간, 캠코더 촬영 수업이다. 박씨는 팀원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캠코더 사용법을 알려줬다. 신기하다는 듯, 아이들은 캠코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정준하(유재덕·14)는 드디어 자신의 손에 캠코더가 주어지자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연신 녹화버튼을 눌렀다.

"카메라로 뭐 찍고 싶어요?"
"선생님, 라면 CF 찍어요. 라면 CF 찍으면 라면 사줘요?"


홍철이(장준하·11)의 대답에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가다가 나즈막히 "뮤직비디오 찍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상큼이(김미미·10)와 달콤이(윤민지·10)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아이들이 카메라 촬영을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어요. 저번 주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줬더니 모두 다 갖고 싶다고 가위바위보도 했다니까요."

박씨는 지난주 폴라로이드 수업을 회상하며 "오늘 수업도 성공적"이라면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카메라를 작동해보고 신기해하는 상큼이(김미미) 어린이(왼쪽)와 달콤이(윤민지) 어린이
 카메라를 작동해보고 신기해하는 상큼이(김미미) 어린이(왼쪽)와 달콤이(윤민지) 어린이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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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반납하고 미디어 봉사 교육을 펼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뜻 깊은 만남은 Daum이 주최하는 미디어스쿨 '다미'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의 열정과 끼를 아이들에게 나눠 줄 거예요"

학교 수업에서 만난 인연으로 팀을 꾸린 이들은 곧 영상 및 사진에 재능이 있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미디어 교육 봉사단 '다미'의 회원이 되었다. 이들은 10월부터 미디어 소외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시나리오 작성에서부터 촬영, 편집까지 동영상의 전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부터 중학교 2학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8명이다.

자신의 캐릭터를 '싸이'라 소개하고 있는 디지털 피그(박상민) 선생님
 자신의 캐릭터를 '싸이'라 소개하고 있는 디지털 피그(박상민) 선생님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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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아이들이 더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면서 "아이들이 미디어에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는 여러 가지 교육 방법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 오자마자 다음주 수업내용을 준비할 정도로 강한 애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요즘 수업과제가 많아(아이들 수업) 준비 시간이 짧다며 안타까워했다.

"다음주에는 아이들이 직접 출연하고 촬영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그래서 11월에는 아이들이 만든 영상 시사회도 열 계획입니다. 기대해주세요."

10월 20일 미디어 교육을 마치고 한 장
 10월 20일 미디어 교육을 마치고 한 장
ⓒ 배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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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디어 교육 봉사단, #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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