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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조영>(연출 김종선, 극본 장영철)에는 여러 민족들이 등장한다. 우선 고구려와 발해로 이어지는 대조영(최수종 분)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한민족이 있고 그 외에 당나라를 세운 한족과 돌궐, 말갈, 거란 등이 등장한다.

이 중에서 거란은 한민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원래 거란은 고구려에 복속되어 있었다. 고구려의 제 19대 태왕인 광개토태왕이 거란을 공격하여 그들을 고구려의 영향력 아래 두었기 때문이다.
<태왕사신기>의 거란족 장수
 <태왕사신기>의 거란족 장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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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 윤상호 극본 송지나 박경수)에 이 부분을 짧게나마 묘사하였는데 당시 광개토태왕을 비롯한 고구려 사람들은 거란이 원래 신단수 아래 함께 있던 같은 민족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광개토태왕은 그들을 복속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거란은 당나라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고 제2차 고당전쟁에 참가하여 고구려를 멸망시키는 데 일조를 한다. 거란은 그 대가로 당나라로부터 영주 지역의 영토를 받기로 한 것인데 당나라는 차일피일 이를 미루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결국 이 불만이 표출되어 드라마 <대조영>에 묘사된 것처럼 696년에 거란의 이진충(김동현 분)은 반란을 일으켜 자주 독립국을 세운다.

대조영 세력은 이 틈을 타서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 등을 규합하여 동모산 일대에 발해를 건국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거란의 일부 세력이 대조영과 함께하게 된다. 이진충이 세운 거란국이 얼마 가지 못하고 멸망한 탓이다.

드라마에서는 이해고(정보석 분)의 아들 검이(정태우 분)가 거란국의 부활을 꿈꾸며 대조영에게 거란의 백성들을 의탁하고 발해의 일부 층을 구성하게 된다. 그렇게 발해와 거란은 고구려 때 그랬던 것처럼 다시금 손을 맞잡게 된 것이다.

<대조영>의 거란국 황제 이진충
 <대조영>의 거란국 황제 이진충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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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우호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였다. 실제 역사에서 이진충이나 <대조영>의 검이는 발해와 거란의 동맹이 계속되기를 바랐으나, 훗날 거란을 이끌게 된 야율아보기는 요나라를 세우고 250여 년 전 고구려를 멸망시킬 때처럼 또 다시 발해를 멸망시키고 만다.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거란은 세 차례에 걸쳐 고려를 침공한다. 이때 거란은 자신들이 고구려의 후예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그걸 보면 고구려와 거란이 꽤 밀접했음을 짐작케 한다.

요나라는 1125년에 금나라에 의해 멸망하고 1132년 요나라의 황족인 야율대석이 요나라의 서쪽에 서요라는 나라를 세우나 오래가지는 못하였다. 이슬람 사료에서는 '카라키타이'라고 불린다. 수도는 현재 키르기스스탄 토크모크의 부근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활발한 모습을 보이던 거란은 중국의 원나라 대에 이르러 돌연 자취를 감춘다. 나라가 멸망하고 점차 한족에 동화되어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라는 거란은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아직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중국의 소수 민족인 다얼족이 거란의 후예라는 것이다. 유전적인 유사함과 시조 설화, 언어, 풍습 등을 조사한 결과 다얼족이 거란의 그것과 일치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거란은 원나라에 복속되어 각지로 파견되어 전쟁을 치르다가 뿔뿔이 흩어지고 이렇게 소수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이슬람 세력에 귀화했다는 설도 있다.

한민족과 때로는 손을 잡고 동지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적대 관계에 놓여 싸우기도 했던 북방의 유목민족 거란. 그들은 지금 과거의 그 영광을 기억하고 있을까?

덧붙이는 글 | 티뷰 기자단 기사



태그:#거란, #대조영, #태왕사신기, #다얼, #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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