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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중반의 노익장 매섭게 추운 날씨에 공원 공터에서 민소매 메리야스 차림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는 이 노인은 나이가 70대 중반이랍니다. 믿어지십니까?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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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기는요? 운동하니까 더운데요."


민소매 메리야스만 입고 운동 하던 70대 중반의 어르신이 하신 말씀입니다. 상당히 매서운 추위 속에서 메리야스만 입고 운동하는 모습이 추워보여서 춥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덥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추위가 한창입니다. 모처럼 겨울다운 날씨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는 조금 풀렸다고 해도 주말인 19일 오후 석양 무렵의 날씨는 여간 쌀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같이 뒷동산인 오동공원 산책을 나갔습니다. 날씨가 추워 두툼한 외투에 모자까지 썼지만 귀가 시려 다시 외투 깃을 올려야 했습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산책객도 드물었습니다. 번동 쪽 언덕에 오르자 저만큼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갖춰져 있는 공터에 낯선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웬 남자 한 사람이 민소매 메리야스 차림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변에도 몇 사람이 있었지만 모두 두툼한 옷차림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모습이었습니다. 언덕의 높은 곳에 있는 이 공터는 싸늘한 바람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얼마 전에 내린 눈이 하얗게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머리카락도 검고 듬직한 모습이 50대 중반 쯤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춥지 않으냐고 물어보았는데 춥기는커녕 덥다는 대답이었지요. 나이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는데 일흔댓 살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지요.

 

설마 잘못 들었겠지 하구요. 그런데 70대 중반이 틀림없었습니다. 운동은 매일 아침 5시경과 오후에 각각 1시간씩 한답니다. 벌써 수십 년 째라더군요. 건강과 젊음의 비결은 역시 지속적인 운동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추운 날씨에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민소매 메리야스 차림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렇게 매서운 추위 쯤 아랑곳하지 않는 건강한 모습이 젊은이 저리 가라였습니다. 저 노익장 정말 부럽지 않습니까?

 

노인과 조금 더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어르신은 수줍음을 타는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 도중에 갑자기 돌아서서 언덕 아래로 가볍게 뛰어 내려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울 강북구 오동공원 근처에 사신다는 것만 알았지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노익장 어르신이 더욱 건강하시고 밝고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태그:#노익장, #노익장, #운동, #오동공원, #메리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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