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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8일 오후 2시 40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 경제를 살려 경제대통령 되겠다고 하면서 민주노총을 짓밟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고 과연 한국경제 살아날 수 있겠는가"
 
이석행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이 위원장은 28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쪽의 일방적인 간담회 약속 파기에 강한 어투로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저희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이 당선인은) 고려대 동창회는 몇 차례 갔던데, 동창회와 소망교회가 이 나라 다스리는 데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고대 동창회만도 취급받지 못하는 민주노총의 현실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알리고 앞으로 이에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먼저 간담회 요청했던 인수위, 방문 사흘 앞두고 "이석행 경찰 출두부터"
 
이날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선 이석행 위원장을 비롯해 허영구·주봉희·박정권·김지희 부위원장과 이용식 사무총장, 우문숙 대변인 등 민주노총 핵심관계자가 대거 나왔다.
 
이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이용식 사무총장 등이 간담회 무산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1월 초 인수위 쪽에서 먼저 이 당선인과 민노총 위원장과의 간담회를 요청했으며, 지난 14일이후 인수위 쪽과 수 차례에 걸친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의제와 일정까지 정했다는 것.
 
하지만 인수위쪽에서 간담회를 사흘 앞둔 지난 25일께 갑자기 이석행 위원장의 경찰 출두를 요구했고, 27일께 출두조사를 받지 않을 경우 당선인의 민주노총 방문도 어렵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용식 사무총장은 "그동안 인수위 쪽과 1월 초부터 많은 실무회의를 했지만, 당선인 방문의 전제조건 같은 것은 없었다"면서 "이 정도라면 처음부터 이야기를 했어야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이석행) 위원장의 출두를 걸어 (간담회를) 파기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우문숙 대변인은 "작년 이랜드 투쟁과정에서 격려사 한 것을 두고 출두요구서가 날아온 것이 있다"면서 "폭력을 휘둘렀다든지 그런것도 아니고, 현재 부위원장들이 성실히 경찰조사에 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의없는 이 당선인, 본인은 검찰 조사 받았나"
 
민주노총 쪽에선 지난 27일 인수위쪽에 이 위원장이 종로경찰서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출두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인수위쪽에서 이 역시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혀, '선 조사 후 대화'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쪽에선 인수위의 적반하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각종 의혹으로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인 이 당선인 스스로 검찰에 출두하지 않으면서, 유독 피의자 신분도 아닌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경찰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우 대변인은 "이 당선인이 처음에 전경련 찾아갔을때 만난 재벌총수들이 대부분 범법자들 아닌가"라며 "이 당선인 본인도 특검 수사 대상임에도 검찰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은 적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경찰에) 출두 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며, 내용의 문제도 아니다"면서 "지금 이 당선인이 노동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고, 납득할 명분도 없이 천박한 구실을 갖다 대는 그런 태도에 대해 문제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그동안 당선인 뿐 아니라 사회 어떤 누구와도 대화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당선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핑계를 대면서 80만 조직과 15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과의 약속을 이렇게 파기하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구실을 찾고, 자신이 있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고 했다"면서 "벌써부터 (이 당선인이) 그렇게 자신이 없어서야 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 주호영 "민주노총과 더 많은 협의 필요해 방문 무기한 연기"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오후 삼청동 인수위원회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29일로 예정되었던 이명박 당선인의 민주노총 방문이 무산된 이유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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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당선인의 기초법질서 원칙 실천하기 위해 연기"

 

이명박 대통령당선인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 무산에 대해,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민주노총 위원장의 경찰 출석문제로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

 

주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 앞서 보낸 자료를 통해, "이 당선인은 노사 협력의 새로운 틀을 만들기 위해 한국노총에 이어 민주노총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작년 민주노총 불법시위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의 경찰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민주노총측이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 뒤 당선인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자 실무협의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주 대변인은 "민주노총 측은 1월 25일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표했으나 갑자기 입장을 변경했다"면서 "대통령당선인이 신년인사에서 기초법질서 확립을 강조한 원칙을 존중하고, 이 원칙을 실천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더 많은 협의가 필요해 방문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태그:#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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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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