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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하철노동조합과 부산장애인이동권연대의 공동기자회견 9월1일 오전 부산교통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와 안전 전담 직원 확보를 요구하는 2008년 단체교섭 공동요구안을 설명하고 부산교통공사는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 남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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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과 지하철 노동자가 함께 손을 잡았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과 부산장애인이동권연대는 사회공공성 공동요구안을 만들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이 요구안을 현재 협상중인 2008년 단체교섭 안건으로 제출했다.

 

사회공공성 공동요구안의 주 내용은 "지하철 역사 내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와 "지하철 이용 교통약자 안전성 보장"이다. 쉽게 말하면 장애인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빨리 설치하고 교통약자를 보조할 안전 전담 요원을 배치하라는 것이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과 부산장애인이동연대는 이 같은 내용을 1일 오전 부산교통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부산에서 운행되는 저상버스는 22대뿐이다. 장애인 전용 콜택시인 두리발도 60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장애인은 이동수단으로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택시 등을 주로 이용한다.

 

지난 2월 부산시에서 교통약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수단별 만족도를 보면 시내버스, 마을버스, 택시 등의 만족도에 비해 지하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와 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상대적일 뿐이다. 타 대중교통수단은 '매우 불만족'이 많고, 지하철 만족도는 '보통'과 '불만족'이 높을 뿐이다.

 

현재 90개 역인 부산지하철에는 불과 41개역만이 엘리베이터가 있다. 그러나 부산지하철 3개 노선 중 가장 이용률이 낮은 3호선 17개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지하철 승객이 가장 많은 1호선은 34개 역 중에서 10개 역에만 설치되어 있다.

 

이런 현실에서 부산장애인이동권연대는 공동요구안을 통해 유동인구가 높은 도심지역(부산역, 자갈치역, 남포동역, 동래역, 부산대학앞역)에 엘리베이터를 빨리 설치하라고 요구한다.

 

또 하나, 지하철 역사에 근무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부산지하철은 수년전부터 지하철 역 근무자를 계속 줄여 왔다. 요즘 부산지하철 각 역은 2~3명이 근무한다. 휴가, 당직 등으로 1명이 근무할 때도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있어도, 장애인 이동을 보조하기 위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근무자마저 부족하니, 실제로 장애인이 느끼는 불편함과 위험은 높다. 이번 요구안에 지하철 안전 전담 요원 확보를 요구하는 이유다.

 

장애인과 지하철 노동자는 불편한 관계일 때가 많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직접 맞닥뜨리는 지하철 노동자에게 지하철 이용의 불편함을 털어 놓기 마련이다. 지하철 노동자는 부족한 편의시설과 인원으로 감당하기 벅찬 업무로 인해 장애인의 지하철 이용을 부담스러워 한다.

 

지하철노동조합과 장애인의 공동 요구안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장애인이 느끼는 불편함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이런 문제로 지하철 노동자도 똑같이 업무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현실을 함께 극복하고 풀어보자는 데 공동의 이해가 맞닿은 셈이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곳은 공기업이다. 공기업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회사다. 지하철의 공익성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 때 높아진다. 공기업의 노동조합이 장애인 등 사회 약자와 함께 공기업의 공익성을 더 높이기 위해 연대하는 모습은 사회 진보 세력으로써 마땅히 할 일이다.

 

공동요구안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한 이경숙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이번 공동요구안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사람들이 말로는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야한다고 말을 하지만 괴리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장애인이 능동적으로 자기 삶을 살고 싶지만, 건물이나 교통수단으로 차단되어 수동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휠체어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면 바쁜 역무원의 도움 없이 자기가 원할 때, 엘리베이터를 조작해서 지하철을 탈 수 있습니다. 이런 게 이 사회가 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거구나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남원철 기자는 부산교통공사 노동조합(부산지하철 노동조합) 교육선전부장입니다. 


태그:#장애인, #지하철, #노동조합, #이동권, #부산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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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교통공사 노동조합(부산지하철 노동조합)에서 노조전임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맡은 직책은 교육선전부장으로 조합원 교육과 노조 선전홍보를 담당합니다. 관심 분야는 노동입니다. 시민기자로써 부산지하철 노동조합의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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