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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는 "명품" 자전거도로를 알아본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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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모대학 연구소를 그만둔 뒤, 자전거는 제 곁을 한시도 떠나서는 안되는 소중한 벗이 되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이상 석유를 소비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부터, 조금 불편해도 버스나 지하철조차 타지 않고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생활패턴을 유지해 나가자 자전거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어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산고개 너머 도서관을 오가거나 인천 지역문화재를 찾아보거나 경기 북부와 강원도 철원, 홍천, 춘천을 둘러보고 돌아온 짧은 여행에서도 동생의 접이식 자전거는 제 손과 발이 되어주었습니다. 특히 용기내어 무작정 떠난 자전거여행에서 '두바퀴만 있으면 어디든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나설 긴 여행을 더욱 고대하게 해주었습니다.

관련해 지난 11월 1일 인천을 벗어나 답답한 서울을 자전거로 찾은 적이 있어, 그 여행담을 카메라에 담아 전하고자 합니다.

동생의 접이식 자전거가 내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동생의 접이식 자전거가 내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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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길 선택의 최우선은 안전!!

우선 숨쉬기뿐만 아니라 자전거 타기도 쉽지 않은 복잡한 서울을 찾은 이유는, 한달전 시민방송 RTV(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에서 부탁해 온 것이 있는데 국정감사 때문에 약속이 뒤로 밀렸다가 다시 부탁을 해와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겨울동안 그리고 새 자전거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살고 있는 인천 지역(우리 지역문화재 찾아보기)을 벗어나지 않고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살고 싶지도 않은 서울이란 동네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길을 나서기 전에는 인천에서 시민방송 RTV가 위치한 2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가기 위해 지도로 예상경로를 뽑아봤습니다.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부천시 오정구까지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부천시 오정구까지
ⓒ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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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쪽으로 빠져 양화대교부터 한강 자전거도로를 타고가다 안양천을 거슬러 올라가 볼까?
부평으로 가서 부개동을 지나 송내, 소사, 부천, 역곡 등 국철을 따라 나있는 도로를 따라 구로까지 가볼까?
징매이고개를 너머 계산동에서 굴포천 건너 부천으로 서울 화곡동으로 빠져볼까?

여러 경로를 머리속에 띄워놓고 시뮬레이션 해보며,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추렸습니다. 자전거도로가 없는 일반도로를 이용할 경우,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안전이기에 복잡하지 않으면서 돌아가지 않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택한 길이 바로 계산동에서 서운동을 빠져 굴포천을 건너 부천 오정구로 건너가 서울 화곡동(역)으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약속 당일, 가산디지털단지역 도착시간을 오후 1시로 잡고 오전 10시30분 경을 집을 나왔습니다. 맘을 다잡고 페달을 힘차게 밟아야 할 다리도 풀어주고 난 뒤, 단풍으로 짙게 물든 징매이고개를 넘어 계산삼거리에서 쭉 앞으로 나아가다 서운사거리 방향으로 빠져 봉화로를 따라 중동대로와 맞닿은 굴포천을 건너고 경기도 부천의 경계에 이르렀습니다. 초행이 아니라 여기까지는 쉽게 올 수 있었습니다.

계산택지개발로 많이 사라졌지만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인근에 남아 있는 황금 들녘과 벼베기를 준비하는 농부들, 자전거를 타고 들녘에 나온 할아버지도 마주쳤습니다. 부천의 경계로 나아가는 봉수로는 인도인지 자전거도로인지 구분이 애매한 길이 나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였습니다.

그런데 통로 양옆에 가로수가 바짝 자리하고 있어 반대편에서 오는 자전거를 잘 피하지 않으면 부딪칠 위험도 있어 보였습니다.    

징매이고개를 넘기 전 단풍으로 물드는 계양산을 바라보았다.
 징매이고개를 넘기 전 단풍으로 물드는 계양산을 바라보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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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삼거리에서 계산택지를 지나 서운공원쪽으로...
 계산삼거리에서 계산택지를 지나 서운공원쪽으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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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큰 길이 봉화로다.
 이 큰 길이 봉화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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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로에는 인도인지 자전거도로인지 구분이 애매한 길이 나있었다.
 봉화로에는 인도인지 자전거도로인지 구분이 애매한 길이 나있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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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주변 황금들녘을 지나 경기도 부천과 인천의 경계에 이르렀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주변 황금들녘을 지나 경기도 부천과 인천의 경계에 이르렀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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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름때가 흘러가는 굴포천
 검은 기름때가 흘러가는 굴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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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대로와 만나는 4거리, 토요일 오전인데도 차량들이 많다.
 중동대로와 만나는 4거리, 토요일 오전인데도 차량들이 많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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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시" 인천에서 볼 수 없던, 부천시 오정구의 명품 자전거도로

이에 반해 토요일 오전인데도 차량들이 몰려드는 중동대로와 만난 4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넌 뒤 접어든, 부천시 오정구의 오정큰길 자전거도로는 앞서 달려온 인천 계양구의 어느 길보다 정말 몇 백배 좋았습니다. 이 길이 자전거도로라는 것을 분명히 표시해 두었을 뿐만 아니라, 자전거가 교차해 운행할 수 있을 만큼의 넓은 도로폭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자전거도로 곳곳에 벤치와 자전거 주차대가 자리하고 있어, 자전거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부천시 오정구청의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자전거 교실을 운영하고 연중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오정구청이 자전거도로 변에 설치한 표지판도 남달랐습니다. 자전거도로 현황과 함께 자전거 탈 때의 주의.점검사항과 준비운동에 대한 내용도 사진을 덧붙여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했습니다. 자전거도로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명품도시" 인천. 인접한 부천시 오정구청의 반의 반만큼만 따라가준다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더욱 쾌적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쭉 뻗은 기분좋은 "명품" 자전거도로를 내달리면서 말입니다.

노란 부식박스를 자전거 뒤에 매단 할아버지
 노란 부식박스를 자전거 뒤에 매단 할아버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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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계양구를 지나올 때 이런 자전거도로를 볼 수 없었다.
 인천시 계양구를 지나올 때 이런 자전거도로를 볼 수 없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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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오정구청의 친절한 자전거도로 현황 표지판
 부천시 오정구청의 친절한 자전거도로 현황 표지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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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전거도로, #자전거여행, #서울, #인천, #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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