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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장이 발표된 후 시민들은 추모행사를 위해  서울광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시민들의 광장이니 개방 요구는 너무 당연한 것이었지요. 23일부터 대한문 앞을 가로막았던 전경차를 5월 26일에야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풀어놓았던 서울시가 무슨 일인지  5월 27일 오후 7시 시민연대 주관 추모행사를 서울광장에서 할 수 있도록 광장을 개방할 수도 있다고 했더군요. 비폭력적이고 비정치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었지만 말이에요. 

 

그 소식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저녁 일정 하나를  얼른 취소하고는 지인들에게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날린 뒤  쏜살같이 시청 앞으로 달려 나갔지요. 그러나 개방은커녕 전경들이 서울광장만이 아니라 대한문 앞까지 벽을 치고 횡단보도까지 경찰들로 막더군요.

 

▲ 촛불을 들면 길을 갈 수 없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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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광장이라는 곳이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누구든 자유롭게 나와 토론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소통하는 공간이 아닌가요? 그러나 시민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던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관의 입맛에 따라  멋대로   경찰들에 의해 폐쇄되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번 여쭙지요.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이 시민들을 위해 만든  열린 공간인 광장이 진정으로 맞습니까? "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제3조(관리)에  "서울특별시장은 시민이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광장환경을 조성하고,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 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광장을 관리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지금 시민이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을 위해 사용하기는커녕  마음대로 광장을 가로질러 보행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러면서 광화문 한복판에 또 광장을 세우시겠다고요? 대한민국 국민이며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걸핏하면 전경차를 동원하여 산성을 쌓고 거리마다 전경들로 가득 채워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불안감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서울시에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더 이상 쓸데없는 광장을 만들지 마십시오.  우리는 시민이면 누구든지 나와서 목청을 높여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집회할 수 있으며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열린 광장을 원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빈 광장을 지키는 것은 청계광장과 서울 광장으로도 충분합니다. 광화문 앞에 또 하나의 광장을 세워 그곳까지 밤낮 경찰을 동원해 감시하려면 너무너무 힘이 드실 겁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없는 크레믈린 같은 무용지물 광장이 저희 시민들에겐  더 이상 필요치 않습니다. 그러니 광화문 한복판에 쓸모없는 광장을 만드느라 피 같은 혈세를 낭비하지 마십시오."

 

아니면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 주십시오. 미국에서는 백악관 앞뜰까지 가서 악기를 두드리며  자신들의 요구를 말하고 대통령을 희화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시민들이 청와대 앞 뜰을 개방하라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그리 두려우신지요? 


태그:#서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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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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