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드디어 온다. '특사 조의 방문단'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온다.

 

북한은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문을 서거 하루 만에 보낸 데 이어 '특사 조의 방문단'을 보내 직접 조문하겠다는 의사까지 연이어 보냈다. 그간 이런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6·15선언을 통해 이전에 비해 한층 더 높은 수준에서 남북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싶기도 하다.

 

한편, 국민장이냐 국장이냐 하는 문제는 일정이 좀 줄어든 '6일 국장'으로 결정 난 바 있다. 빈소를 국회로 이전하게 되었으며, 장례 이후 고 김 전 대통령은 서울 동작동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한다. 중요한 장의 절차 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가운데, 북한 '특사 조의 방문단'이 내일(8.21)부터 2일간 김 전 대통령 조문 일정을 시작한다.

 

북한 '특사 조의 방문단' 맞이하기, 정부는 한 발 먼저 나서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에 사상 초유의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6·15남북 공동선언을 이뤄낸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에 다시 한 번 정상회담을 이뤄냈다. 10년에 걸쳐 남북화해와 협력 분위기는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바로 그 시작점을 마련했다.

 

이번에 북한이 '특사 조의 방문단'을 보내기로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우선, 이번 북한 조문단은 김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한 큰 진전을 이룬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고위급 남북 회담도 정상 회담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점만으로도 김 전 대통령이 처음 성사시킨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 분단 이후 수면 위, 아래를 오간 통일한국 논의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북한 조문단 방문은 이를 새삼 확인시켜준다 하겠다.

 

또한, 민간 채널을 통해서 추진된 것이기는 해도, 북한이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장례 조문을 직접 하게 되면서 현재 매우 굳어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큰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북한 방문이 예상 외로 큰 성과를 이뤄내 남북 관계 개선에 필요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낸 뒤, 이번에 북한이 이를 좀 더 발전시키는 행동을 하면서 그야말로 공은 우리 정부로 넘어오게 되었다.

 

우리 정부도 일단 북한 조문단을 환영한다는 뜻을 보였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성과를 비롯하여 그간 있었던 여러 변화가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이번 조문단 환영 의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를 더 적극 확인하고 더 나은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시점에서 한 발 더 앞으로 내딛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북한 조문단이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그에 걸맞게 조문단을 맞이하길 바란다. 민간채널인 만큼 형식이야 다소 변형이 있을 수 있겠으나 조문단이면서 '특사'임을 감안할 때 정부는 남북 개선을 향한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서 말했듯이 형식이야 조금 변형이 있더라도 정상급 조문단을 맞는다는 자세로 이번 북한 조문단을 맞이해주길 바란다.

 

또한, 이번 조문단이 짧게라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게 될 경우,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기회로 삼아 이후 남북 정부 관계자들이 꾸준히 만나야 한다는 뜻을 쌍방이 서로 확실히 해두길 바란다. 좀 더 바라기는 남북 관계자들이 만나는 형식과 내용도 윤곽을 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번 방문단 목적이 일단 김 전 대통령 조문에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남북 대화 무대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큰 틀을 잡는 데 주력하는 게 좋을 것이다.

 

23일 국장이 예정된 가운데 장례 일정과 조문단 방문 일정상 이번 북한 방문단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조문단이 21일 오후 3시 경 도착하여 22일 오후 2시경에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감안하면, 가능성이야 생각하기에 따라서 높을 수 있지만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북한이 민간채널을 통해 김 전 대통령 조문을 알리면서도 '특사' 형식을 통한 조문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우리 정부 측에도 우회적으로나마 보임으로써 이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이 새삼 중요하게 되었다.

 

정부는 일단 이번 북한 조문단이 김 전 대통령 조문을 잘 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동시에 쌍방 정부 측 의사도 가능한 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그렇기에, 이번 조문단을 정부가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맞이하느냐에 따라 공식적인 남북 관계 개선 방향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야말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새삼 촉구한다.




태그:#김대중, #특사 조의 방문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