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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8일, 누구는 '귀 빠진 날'에 별다른 일이 없다고 투덜댈까 말까 하던 때에 인터넷 어딘가에선 '김 전 대통령 서거'를 알리는, 저로서는 믿을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알리는 소식이 나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1시 43분이라는 특정 시간과 함께 확인한 것은...

 

제15대 대통령 고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라고 말하는 소식, 그 소식.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 조문,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6일국장'으로 치르게 된 고 김 전 대통령 영결식을 앞두고 저는 국장으로 결정된 이후 드디어 분향소 한 곳을 찾았습니다. 인천에 사는 저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19일 늦은 저녁에 잠시 들렀으나 그 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국장으로 결정되는 것을 보고서 조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여하튼, 저는 북한 '조의 특사 방문단'이 모두를 가슴 떨리게 만든 국회 조문을 한 어제(8.21) 오후 그보다 더 떨리는 마음으로 조문을 했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시간은 대략 오후 6시경. 한 시간 정도 주변을 돌면서 사진도 찍고 다른 분들 조문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갔던 시간에는 그렇게 조문객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 정도 머물고 갈 즈음에 멀리서 다시 흘깃 보니 사람들이 왠지 더 많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도 말씀드립니다. 아직, 김 전 대통령님 조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시간은 충분합니다. 꼭 들러서 현장을 보십시오. 마음이 또 다릅니다.

 

 

'행동하는 양심' '대한민국 민주주의'... 김 전 대통령님이 거기 계셨습니다

 

묵상, 회상, 다짐, 또 묵상... 조문을 가고 또 돌아오기까지 저는 계속 '그 한 마디'를 헤아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모든 대한민국 시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행동하는 양심' 기억하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짧고도 명쾌하고 단호한 소신을 일기에 남기셨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닮고자 하는 마음에서인지 저 역시 짧고도 굵은 추모글을 방명록에 제 못난 이름 석자와 함께 남겼습니다. 그것도 결국 김 전 대통령님 말씀을 새삼 다시 써내려간 것에 불과하긴 하지만.

 

'6일 국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 영결식이 내일(8.23)입니다. 다행히도, 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김 전 대통령님 얼굴을 뵙고 정중히 인사드렸습니다. 그리고 김 전 대통령님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시면 언젠가 그곳에서도 뵙고 싶습니다. 이젠 저도 김 전 대통령님과 서로 제대로 얼굴을 익혔으니까요.

 

'마지막 길'을 앞두고 계시지만, 김 전 대통령님은 그래도 담담히 우리 모두를 일부러 더 믿고 당신께서 더 우리를 격려하고 위로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고 누가 말씀하셨던가요. 바람결에 순간 사라질 듯 짧은 한 마디가 듬직하게 맘에 자리한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 한 마디에 담긴 세월과 인격과 가치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도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말을 굳게 믿고 또 믿고자 합니다.

 

마음에 있는 추모글을 방명록에 다 적지 못한 것 때문에라도, 마음은 굴뚝같으나 제대로 붓을 들 줄 모르는 부족함 때문에, 김 전 대통령님 일기(2009년 1월 15일자 일기)를 새삼 되새기며 다시 한 번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인사드리고 돌아서는 발걸음 뒤에 '새롭고도 오래된 가치'를 되새기며 살겠다는 다짐을 남겨두겠습니다.

 

"'긴 인생이었다'고 하셨죠? 슬픔과 아픔과 분노와 절망마저도 모두 끌어안고 '역사와 국민을 믿고 살아왔다' 하셨죠? 그 믿음이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어서였는지, '앞으로도 생이 있는 한 길을 갈 것이다'고 하셨죠? 이젠 그 마음 저희에게 다 물려주십시오. 여전히 무언가 믿음직스럽지 않더라도, 그래도 그 마음 저희에게 다 물려주십시오. 저희 스스로 서야 합니다. 당신 삶과 믿음을 고스란히 또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을 약속드릴테니 말입니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고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님! '행동하는 양심'을 잘 기억하고 되새기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태그:#김대중,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광 김대중, #행동하는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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