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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이 가져왔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학생들의 삶의 질 하락이다. 숨가쁜 일상 생활로 인하여 학생들의 여가 시간이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중학교 생활을 마쳐가는 필자에게도 그 사실은 너무나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 문제와,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의 생활에 대하여 한국 학교에 근무 중인 원어민 교사에게 의견을 물었다.

 

인터뷰에 응해 준 것은 필자가 다니는 부산 거성중학교에 재직 중인 영어 교사 매튜(Matthew). 그는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 교사로 1년 반 동안 재직 중이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질문에 답해주었다. 다음은 그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1. 한국에 살면서 느낀 한국 문화의 성격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 사람들이 일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일주일에 50~60시간을 일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는 드문 일이다. 또한 학교 생활을 마친 후 학원에 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한국 학생들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공부에 전념하여 아침 수업에 너무나도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일이나 공부를 마치면 노래방 같은 곳에 가 즐길 줄도 아는 이들이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일에 정열적인 한국 문화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2. 그런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 처음 와 학생들과 지내는 것, 또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었습니까.

 

"처음에는 물론, 보통의 한국 선생님들이 겪는 것과 크게 다를 것 없이 학생들이 너무 시끄러워 수업하는 데 지장이 있었다. 게다가 내가 한국어를 못하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교실에 시끄러운 아이들이 몇 명 있으면 힘들다."

 

3. 지난번에 부산 동래교육청에서 실시한 원어민 교사 평가에서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평가받은 자신 수업의 특성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보통 학생들의 영어 실력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중요히 생각한다. 가급적 수업을 즐길 수 있게 만들고 학생들에게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영어와 함께 미국의 문화 또한 가르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재미있고 진지한(serious fun) 수업이다."

 

4. 거성중학교 안에서 다른 선생님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다가가기를 꺼리지는 않습니까.

 

"가끔은 그렇다. 몇몇 한국 선생님들께서는 외국인에게 친근해지기를 꺼려 내가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선생님들과 소주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맞다.(웃음) 소주는 정말 좋아한다."

 

5. 한국에서 재직 중인 원어민 교사들이 성추행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어민 교사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분명히 정상은 아니다. 그러나 외국인 선생님들은 다른 한국인들보다 더 악조건에 있다. 자기 집과 가족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대화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아까 말했듯이 정상적인 것은 절대 아니지만, 외국 선생님들의 그러한 사정을 알고 그들에게 대하는 태도의 변화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 한국에서 살면서 전체적으로 한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지하철이 너무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 문제는 정말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더하자면 외국인들에 대한 두려움에 관한 것이다."

 

영어를 몰라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사고 방식이 많이 바뀌어 외국인들을 조금 더 편하게 해주지만, 그 윗세대들은 아직 외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한 듯하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기는 하다."

 

7. 한국 학생들은 영어를 못하면 서울대학교와 같은 수도권 '명문대'에 입학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학생들의 그런 처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로벌 시대에 영어의 중요함을 이해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정말로 화가 나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외국에 나가지 않을 건데 영어 때문에 왜 '명문대'에 가지 못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그들에게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8. 한국 학생들은 과외 활동을 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과외활동을 더욱 중요시하는 교육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열을 칭찬해 풍자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에 관하여 직접 한국에 살아보니 그의 의견에 동의하게 됩니까?

 

"당연히 동의하는 바이다. 미국에서 과외활동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사실 나는 우리나라인 미국의 교육에 대해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도 문제점을 알고 교육 제도 개선을 시도하지만 정책을 바꾸는 법안이 계속해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인데도 말이다. 그러므로 오바마 대통령의 의견에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9.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살을 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 자체는 상당히 긍정적이라 할 수 있지만, 자살 같은 사건은 너무나 끔찍하고 비극적인 것이 극명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께서 근면성실을 권장하되, 가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휴식을 취하는 것 또한 장려하는 풍토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의견에 동의하신다는 것입니까.

 

"그렇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교육 문제만 볼 수 있겠지만 미국은 더욱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사실 교육 수준의 정체를 겪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수준에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에 비해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올리듯이 세대가 지날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 않나. 전체적으로 볼 때에 한국의 교육 수준은 훌륭하다."


태그:#교육, #원어민 교사, #미국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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