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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양화(陽畫)사진은 필름에 피사체의 색채나 톤이 실제의 피사체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영어로는 'positive film'이라 표기하지요. 글 써 먹고사는 '쓰새' 언니 변지혜와 사진으로 먹고 살길 소망하는 사진학과 '찍새' 변지윤은 자매애로 뭉쳐, [변자매의 양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순간이! 자칫하면 지나치고 말았을 아름다운 무언가를, 선명하고 긍정적인 느낌의 사진으로 담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 기자말

우리집 쥐새리 변밍키
 우리집 쥐새리 변밍키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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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쥐새리'가 삽니다. 성(姓)도 있는 보기 드문 햄스터죠. 변씨 집에 왔으니 변씨 성을 붙여야 한다는 동생의 주장에 따라 이 쥐새리의 이름은 정확히 '변밍키'가 되었습니다.

이마트 출신으로 우리 집에 와 산 지 1년 6개월이나 된 밍키(성별 남)는, 해바라기 씨 먹는 것과 집 탈출하기를 좋아합니다. 동생이 카메라를 들이대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촬영에 응해 주기도 합니다. 때론 이 녀석이 말을 알아듣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라니까요.

주스먹는 밍키
 주스먹는 밍키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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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살아야 할 쥐새리(!)를 집에 데려와, 답답한 햄스터집 안에 가두어두는 것이 못내 마음 쓰였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아기 키우듯 햄스터 뒷바라지에 열성입니다. 만년 솔로인 동생에게 밍키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함께 보낸 10cm 동거남'이라는군요.

꽃보다 밍키
 꽃보다 밍키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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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집을 비워, 잠시 밍키를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수시로 자기 집을 탈출해 세탁기 밑에 들어가 있는 요 녀석 덕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나니, 진이 다 빠지고 웃음만 한없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반문하는 듯한 녀석의 머루 같은 눈망울에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렸답니다.

요즘도 밍키는 야반도주에 성공해 세탁기 밑에 들어가 있기 일쑤입니다. 오물거리며 해바라기 씨 먹기를 즐기며, 햄스터용 쳇바퀴도 열심히 탑니다.

오아시스를 향하여
 오아시스를 향하여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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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 깨나 밍키 생각에 '밍키 덕후'를 자칭하는 동생은 요즘 밍키 사진을 더욱 열심히 찍어냅니다. 2~3년이 고작인 햄스터 수명에, 밍키와 이별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하기 때문일까요.

찹쌀떡 같은 밍키
 찹쌀떡 같은 밍키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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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는 맛있어
 브로콜리는 맛있어
ⓒ 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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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밍키는 동생의 손길이 닿은 깨끗한 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잠이 듭니다. 저와 동생에게도, 밍키에게도 이 시간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밍키에게 우리는 그저 귀찮은 인간1과 2일 수도 있겠지만요.


태그:#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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