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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일곱개의 편견
▲ 아프리카 :열일곱개의 편견
ⓒ 한울(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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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의 아프리카 아이들은 대개가 청바지에 농구화 차림이고 노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시골에서도 학교에 갈 때는 제복(반바지나 치마에 반팔 상의)를 입는데, 그가 보여준 아이들은 판박이 같은 모습에 반쯤 알몸으로 생활하는 아이들뿐이었다. -<아프리카 열일곱 개의 편견> 중에서

지난 1월 튀니지로부터 시작된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가진 아프리카 땅에 대한 인식은 기아와 굶주림 또는 폭력 등으로 일축되기 십상이었다. 어째서 우리는 아프리카를 '서글픈' 키워드로 기억하는 것일까. 또 과연 그것은 정말 사실일까.

<아프리카 열일곱 개의 편견>(한울 펴냄)은 이러한 편견과 고정관념들을 아프리카인들과 식민 지배자들의 말을 필두로 열일곱 개에 걸쳐 반박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 대한 그릇된 통념 자체보다도 그것들에 얽혀있는 유럽 식민 지배 국가들의 태도와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더욱 문제 의식이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될 만한 책이다.

'법, 정의, 진보, 진리의 사도인 프랑스는 열등한 종족의 사람들이 아니라-열등한 종족이란 없다-열등한 문화에 속한 사람들을 이 위대한 가치들에 입문시켜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신비의 대륙 아프리카

저자는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편견은 아프리카 땅을 판타지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 시드니 폴락 감독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이나 KBS에서 방영됐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의 사파리 짐승들의 이미지 일것이다. 책은 이러한 통념이 초기에는 대표적으로 학자, 여행가로부터 시작되었으나 후에는 '상업적'인 목적의 기업이나 방송사들로 인해 고착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여기서 새로운 것은 이러한 편견에는 유럽인들과의 접촉을 독점화하려는 현지인들의 계교 또한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생각과 더불어 유럽의 식민 지배 국가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정복을 정당화하려 했는데 이 과정이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흡사하게 이루어졌다. 서구의 식민 지배로 인해 황무지로 존재하던 아프리카 땅에 질서와 법, 문명을 주었다는 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저자는 아프리카 몇몇 국가에서는 잘 조직된 통치 구조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노예제도 또한 모든 국가에 해당되지 않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생각들은 유럽 식민 국가들의 전략적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독자의 대상은 분명 우리나라 뿐만이 아닐진대, 그들의 만행이 만들어 낸 편견들이 아프리카를 제외한 여러 세계에 공통적으로 자리잡혀있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질곡의 대륙 아프리카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첫 번째 고정관념은 그들은 언제나 기아와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제기되기 시작하는 참되고 중요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아프리카인들을 덮치는 온갖 대재앙에도 아프리카인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7억 5,000~8억 명에 이르는 남자, 여자, 어린이가 왜 모두 죽지 않는 것일까? 환자가 가죽처럼 질긴 것이다.'

물론 몇몇 아프리카 지역들은 인구 증가에 따른 산림개간으로 비롯된 사막화, 불안정한 치안 상태에 더불어 심각한 기아와 흉작을 겪은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러한 것들의 진정한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않는 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즉, 아프리카 대륙의 문제를 피상적인 관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의 국가에서 유전자조작농산물의 원조를 거부함과 세계보건기구의 질병대책의 미흡함을 예를 들며 결국 아프리카 대륙의 문제는 서구의 맹목적이고 '보여 주기'식 원조에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알고있는 제 3세계에 대한 세계 기구의 원조와 대책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 해 볼 여지를 남기는 책이다.

세계의 변방에 있는 대륙?

국제무역에서 아프리카는 어떨까? 국제통화기금, '국제금융통계'에 따른 계산을 보면 1958년부터 2000년까지 아프리카의 몫은 하향평준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언론에서는 원료 중심의 교역체제와 권력의 지지자들의 구조적 불균형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책은 정확히 말하면 이러한 자료는 세계시장의 변동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 배제했고, 특히나 기존의 채유식물이 아닌 적도기니의 석유 발견은 이러한 자료를 반박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총괄적인 수치로 국가 간의 실재하는 상이성을 은폐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평소 통계와 자료에 집착하는 우리에게 '편견'은 결국 그것들의 맹점이 만든 결과라는 사실을 밝혀주었다는 점과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 간 다양성을 무시한 체, 집단화하여 인식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실 저자는 실제 아프리카의 실상에 대해서 근거를 들며 조목조목 반박하지만, 이 이면에는 우리의 무관심이 크게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프리카 : 열일곱 개의 편견 (반양장)

엘렌 달메다 토포르 지음, 이규현 외 옮김, 한울(한울아카데미)(2017)


태그:#아프리카, #책, #튀니지, #리비아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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