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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논평, 최용익입니다> 표지. 저자는 책 출판의 의미를 "5년여 동안의 논설위원 생활을 정리하고,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논설위원직을 중도에 하차해야 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서였다"라고 밝히고 있다.
 <MBC논평, 최용익입니다> 표지. 저자는 책 출판의 의미를 "5년여 동안의 논설위원 생활을 정리하고,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논설위원직을 중도에 하차해야 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서였다"라고 밝히고 있다.
ⓒ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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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상파 방송사 전 논설위원이 재직 때 방송했던 '사자후(獅子吼)' 논평집이 심금을 울린다.

국민과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논평을 했던 MBC 최용익(현 TV주조정실 MD) 전 논설위원의 논평집이다. 그가 논설위원으로 재직한 지난 2005년 초부터 2010년 7월까지 MBC TV와 라디오를 통해 방송한 논평을 한데 묶었다.

<MBC논평, 최용익입니다>는 노무현 참여정부와 현 이명박 정부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조밀히 파헤쳐 세상에 알렸다.

졸속적인 방송통신위원회법을 비판했고, 정권 홍보기구로 전략한 방통위원회를 질타했다. 그런가하면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조중동을 위한 종합편성채널 강행, <PD수첩> 탄압, 인터넷실명제 도입, 인터넷논객 미네르바 구속 등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에 날을 세웠다.

MB집권 이후 3년이 지났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등 이전 10년의 정부(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확연히 구별되는 분야가 언론, 미디어부문이다. 그만큼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후퇴했다. 심지어 노태우 대통령이 재임했던 6공 때보다도 언론자유의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본문 가운데

지난 6월 3일 서울 중구 뉴서울호텔 1층 부페에서 새언론포럼 주최로 'MBC논평, 최용익입니다' 출판기념회가 언론인 선후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6월 3일 서울 중구 뉴서울호텔 1층 부페에서 새언론포럼 주최로 'MBC논평, 최용익입니다' 출판기념회가 언론인 선후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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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약자 편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등 노동문제를 고민하는 그의 깊은 사고는 눈여겨볼 만하다. 바로 이랜드, 기륭전자 등의 파리 목숨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쌍용자동차 파업, 철도 파업, KTX 여승무원 파업, 전교조 명단 공개, 공무원노조 중징계, 복수노조 유예, 무리한 타임오프 시행 등 노-사 및 노-정 갈등문제의 허상과 실상을 파헤쳤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내용의 일을 하더라도 비정규직 신분이라는 이유로 정규직이 받은 임금 절반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사람들. 1977년 IMF외환위기는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들을 만들어 냈다. 오늘날 860만 비정규직 현실은 너무도 참담하다. 언제, 어떻게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할 이슈가 된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민주정부 10년' 하에서도. - 본문 가운데

또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 강경진압, 코드 인사와 편향(파행) 인사, 기무사 민간사찰, 청와대 홍보지침, 비판적 학자 연구지원 배제, 4대강 사업의 의혹 등 MB정부의 실정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접근했다.

출판기념회에서는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언론노조, 새언론포럼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출판기념회에서는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언론노조, 새언론포럼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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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는 '명박산성을 쌓고 무자비한 강제진압에 나섬으로써 촛불집회는 막을 내리게 된다. 부자 감세와 노동탄압으로 계급적 기반을 확실히 드러낸 MB정부는 이후 국민과의 대화 창구를 틀어막음으로써 소통에 대한 관심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한다. 미디어법 파동, 세종시,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싸고 이어진 반대 집회를 철저히 봉쇄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와 표현의 자유억압은 총체적인 민주주의 후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 본문 가운데

안기부 X파일로 드러난 삼성과 검찰(떡값) 커넥션, 촛불 표적수사, 미네르바 구속, 신영철 대법관 파동 등의 사건에서, 사법기관의 처신을 두고 '돈과 권력이 법보다 세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실을 외면한 태안 기름유출 수사, 용두사미로 끝난 박연차 게이트 수사, 21세기 횡행하는 양천경찰서 고문수사, 후진성 드러나는 교수구속 논란 등의 사건을 '강자에 약한 수사기관'의 대표적 예라고도 했다.

MB정부 들어와 가장 망가진 조직을 들라면 검찰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했을 뿐인 <PD수첩>에 대한 노골적 탄압, 안기부 X파일에서 떡값(삼성)을 나눠 주는 대상으로 전략한 검찰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다시 추문에 휩싸인다. 검찰 전·현직 고위간부들이 모조리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중략)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집회 재판 개입 파문) 파동으로 사법부의 어두운 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리사실도 일부이긴 하지만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어쨌든 신 대법관은 엄청난 사회적 비난 여론에도 꿈쩍하지 않고 버텨 내 끝내 자리를 지켜 내는 후안무치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 본문 가운데

이외에도 장자연 사건 등 언론권력 앞에 무력한 연예인 죽음의 진상, 거짓으로 밝혀진 줄기세포 황우석 박사의 연구비 횡령 및 진상규명에 미흡한 감사원의 발표, 사노련 긴급체포와 국가보안법 망령, 대한의사협회의 국회의원 금품수수 의혹 등도 서슴없이 밝혔다.

저자는 책의 출판의 의미를 "5년여 동안의 논설위원 생활을 정리하고,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논설위원직을 중도에 하차해야 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서였다"고 밝히고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그는 방송에 나와 '정권홍보기구로 전략한 방통위'를 질타하는가 하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작전을 성토했다"면서 "불통 정부인 이명박 정부를 향해 소통만이 문제를 푸는 해법임을 경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어느 날 MBC 논설위원 최용익의 날 선 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면서 "그가 왜 마이크를 뺏겼는지, 이 책을 관통하는 비판과 질타의 소리가 그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그의 논평은 정확하고 과감하다"면서 "저널리즘의 교본이고 대중에 관한 기록"이라고 극찬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운동연합 공동대표도 "깊은 통찰과 용기가 돋보인다"면서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최상재 SBS PD는 "다시 읽는 그의 논평에는 우리의 간절했던 바람이 한 톨 빠짐없이 모두,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면서 "짧은 시간에 세상을 담으려던 그의 분투가 이렇게 치열했구나하는 마음에서 가슴이 울컥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3일 서울 중구 뉴서울호텔 1층 부페에서 새언론포럼 주최로 <MBC논평, 최용익입니다> 출판기념회가 언론인 선후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출판기념회에서는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언론노조, 새언론포럼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출판기념회에서 최용익 전 MBC 논설위원이 축하 인사를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출판기념회에서 최용익 전 MBC 논설위원이 축하 인사를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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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용익 MBC 전 논설위원은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와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81년 MBC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국제부 등의 기자와 유럽 특파원을 거쳐 1999년부터 <100분 토론>과 <미디어 비평> 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논설위원을 맡아 예리한 논평을 했고, 이 시기에 전직 언론노조 간부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새언론포럼'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7월 15일 MBC 인사에서 업무에 아무 연관도 없는 'TV 주조정실 MD'로 발령 나 현재 재직중이다. 이로 인해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보복성 인사를 당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가 맡은 <100분 토론>은 방송사의 토론 수준을 한 단계 높였고, <미디어 비평>은 방송사상 최초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으로 한국사회 공론장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했다. 2001년 <미디어 비평>으로 동아투위의 '안종필자유언론상'과 언론노조의 '민주언론상'을 수상했다. 특히 그는 1987년 방송사 최초의 노동조합인 MBC 노동조합을 만드는 데 산파 역할을 했고, 노조에서 공정방송위원회 간사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최용익 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11년, 15000원)



MBC 논평, 최용익입니다

최용익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2011)


태그:#MBC논평 최용익입니다., #최용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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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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