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희망 멘토 11인의 백수탈출기>
 <희망 멘토 11인의 백수탈출기>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사람들이 한 때 백수생활로 세월을 보냈다고 하면 믿기지 않는 거짓말처럼 들린다.

이제는 너무 알려져 하나의 상표가 돼버린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사장. 그는 대학 졸업 후 한 이벤트 회사에 취업한 평범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기획안을 가로채 승진한 선배와 다툰 후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의 길에 들어섰다.

어머니에게 차마 회사를 그만뒀다는 얘기를 하지 못하고 그는 매일 같이 정장을 다려 입고 한강에 나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소주를 삼키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한다.

희망도, 꿈도, 열정도 없던 시절. 소주 안주를 사러 가게를 찾다가 오징어 트럭 행상을 만나게 됐는데 갑자기 밀려든 의문과 이것으로 장사해도 되겠다는 호기로 수중에 있던 2만 원을 투자해 오징어 장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장사를 시작한 덕분에 지금은 전국적으로 수십 개 매장을 갖추고 수백억 매출의 농수산물 전문 판매점 '총각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기업가가 됐다. 민들레 영토의 지승룡 소장 역시 목회에서 쫓겨나다시피 사회로 나와 방황하던 중에 커피숍에서조차 쫓겨나는 신세에 몰리곤 했다고 한다. 그런 수모에도 공백기간동안 2천여 권의 책을 읽으며 지금의 민들레 영토를 만드는 초석을 세웠다.

인생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인 것만 같았던 어려웠던 시절을 오히려 더 큰 성공을 위한 도약기로 만든 것이다.

사실 나 역시 재떨이를 집어던지는 괴팍한 사장에 실망해 사표를 쓴 다음에, 어머니에게는 출장을 간다고 말하고 혼자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뒤늦게 회사로부터 전화를 받고 그 사실을 안 어머니의 전화 때문에 그 회사로 다시 돌아갔지만 결국 그만 둔 경험이 있다. 어디 그뿐이랴.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당해 길거리로 내몰린 적도 있다. 기업이 망해서 사라진 적도 있다. 그러면서 뜻하지 않게 여러 직업을 거치게 됐다.

그렇게 직업적으로 전전긍긍하다보니 어느새 서른 번 직업을 바꿨다. 그런데 용케도 그런 경험을 밑바탕으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를 비롯해 여러 권의 책을 쓰며 인재개발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내쫓기기도 하고 해고 당하기도 하면서 '다시는 힘이 없어 길거리로 내몰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를 악물고 일하고 배운 덕분에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그 덕분일까. 이번에 <연합뉴스>에서 처절한 백수 생활을 딛고 성공을 이룬 인사들의 체험담을 담아 구직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책을 출간하자며 내게로 연락 온 것이다. 이것은 바로 내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나와 이영석 대표를 비롯해 조우종 KBS 아나운서, 전 싸이월드 창업자인 이동형 대표, 민들레 영토의 지승룡 소장, 김진배 한국유머센터 대표, 소설가 전석순, SK 와이번스의 허웅, 고윤환 캘커타커뮤니케이션 대표, 류근모 장안농장 대표, 허명효 룩옵티컬 대표 등이 이번 백수 탈출기 시리즈에 동참한 공동 저자들이다.

도서는 <희망 멘토 11인의 백수 탈출기>라는 이름으로 <연합뉴스>에서 지난 10월 25일 출간됐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이들이 서럽고 고통스러운 인생의 한 시기를 내일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던 진솔한 이야기는 취업난에 허덕이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청춘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것이다.

뒤늦게 책을 받아보고 '내 이야기는 어디 있나' 훑어봤더니 11인의 가장 마지막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공저자에 이름도 없고 인물도 마지막 순번이라 서운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중요한 자리가 마지막 자리가 아닌가. '이 중에서 제일 부족하고 사회적 명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오히려 제일 마지막에 배치해주는 영광의 기회를 주시 않으셨나'라는 생각에 고마움마저 느꼈다.

매우 바쁘지만 가장 귀하게 읽고 싶은 책이다. 여러분에게도 강력히 권해 본다. 전국적으로 북 세미나도 열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지만, 다들 바쁘신 저자들이라 뭉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희망 멘토 11인의 백수 탈출기> (김진배 외|<연합뉴스>|2011.10.|1만2천원)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SK와이번스의 허웅, 고윤환 캘커타커뮤니케이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회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 다수 도서를 집필하며 청춘의 진로방향을 제시해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