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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기독교인들이 부르는 '밤기도' 지난 18일,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밤기도'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북아현 상가세입자 농성장은 이 날로 농성 160일째를 맞았으며, 젊은 기독교인들이 참여하는 혁명기도회의 수요 기도회도 16회째를 맞았다.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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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8시,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뉴타운 재개발 지역에서 160일째 노숙투쟁 중인 상가세입자 농성장에서는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약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은 앞으로 촛불문화제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 또 어떤 목표를 갖고 계속해 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누었다.

정성만 진보신당 서대문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문화제는 여정훈, 나준철, 조미나, 이정은씨가 여정훈 작사 작곡의 '밤기도'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문화제를 시작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농성 중인 상가세입자 이선형씨는 "531일째 농성투쟁을 통해 대체상가를 얻어낸 '두리반'의 정신을 존경한다"며 "오는 5월 13일 일요일 오전 11시에 홍대 두리반에서 두리반의 주최로 '북아현 철거민들을 위한 바자회'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력과 여건이 된다면 본인이 받은 도움을 다른 철거민들에게도 꼭 되돌려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서대문구청과 서울시가 법을 어긴 부분이 많다"며 "서대문구청장의 경우, 면담자리에서 법에 명시된 '보상협의회'를 구성하라는 지시를 담당 공무원에게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구청직원들의 권위적인 태도로 번번이 구청장 면담이 좌절되다가, 어제(17일) 구청장실 밖에서 울분을 터뜨리며 면담을 요청하자, 10분 만에 면담이 성사되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씨는 "서울시에도 계속해 민원을 넣고 있는데, 서울시의 1월 30일 출구전략 발표에서 상가세입자 보호대책을 기대했었지만, '법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도시정비법과 도시개발촉진법에 분명히 명시된 '대체상가 등의 보상비를 주기 위해서 용적률을 25%까지 높일 수 있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상가세입자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은 테스크포스팀에서 일하는 서대문구청장과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진보신당 서대문당원 협의회의 정성만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진보신당 서대문당원 협의회의 정성만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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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진보신당 구로당원협의회의 양동석 사무국장은 "재작년 구로지역 천왕동에서 아파트를 짓기 위해 철거가 진행되었을 때, 계속해서 연대 투쟁을 했었다"며 "사람과 뭇 생명들이 쫒겨나는 상황에서 끈질기게 투쟁하여 꼭 승리를 하자"고 말했다. 양 사무국장은 "비록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도 멀리서 같은 마음으로 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성만 진보신당 서대문당협 사무국장은 "2008년 명지대학교 비정규 행정조교 280명이 하루아침에 해고된 적이 있었는데, 그 중 20명이 천막농성을 시작했었다"며 "당시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농성 천막이 없어져야, 높아진 등록금이 내려갈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천막이 없어지고도 등록금은 올라갔다"고 전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북아현동 상가세입자 농성자의 천막이 없어지고, 깔끔한 도로가 생긴다고 해서 학생들의 등교길이 상쾌해 질 것 같지는 않다"며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 없이는 문제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명지대 투쟁에서 내가 내 '주위'를 바꾸는 것은 힘들었지만, 나 자신의 키가 조금 자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금씩 변해가는 '내'가 많아질 때, 그리고 그런 연대가 많아 질 때, 우리 스스로가 자라며 결국 키가 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천막 농성중인 상가세입자 부부는 이 날로 농성 160 일을 맞았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천막 농성중인 상가세입자 부부는 이 날로 농성 160 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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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통해 북아현동 상가세입자의 강제철거 상황을 알게 되어 두 번째로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소개한 이정은씨는 "전북김제에서 살고 있고, 다른 일정으로 서울에 왔다가 참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용산참사를 계기로 재개발과 강정마을 등 개발과 생태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참가 동기를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를 마감했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 요구하는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 요구하는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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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김남주 시인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고 있다.
 지난 18일,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제철거 중단'을 위한 제11차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김남주 시인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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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북아현동, #상가세입자, #뉴타운,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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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동네의 성미산이 벌목되는 것을 목격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이주노동자방송국 설립에 참여한 후 3년간 이주노동자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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