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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생명의숲국민운동>은 2012년 7월부터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탐방에 나섭니다. 풍요로운 자연이 샘솟는 천년의 숲(오대산 국립공원), 한여인의 마음이 담긴 여인의 숲(경북 포항),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명옥헌원림(전남 담양) 등 이름 또한 아름다운 숲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땅 곳곳에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이 지금, 당신 곁으로 갑니다. [편집자말]
친구에게 대왕암을 보러 울산에 갈 거라 했더니 "대왕암을 보려면 경주로 가야지 왜 울산에 가냐?"는 물음이 돌아왔다. 경주에도 대왕암이 있고 울산에도 대왕암이 있는데, 아마도 그 친구는 경주에만 대왕암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모양이다.

경주 대왕암은 우리에게 '신라의 문무왕(신라 제30대, 재위 661∼681년)이 "죽은 후 화장해 바다에 묻어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노라"고 유언을 했던 곳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경주 대왕암과 울산 대왕암에 내려오는 전설

경주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
 경주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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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왕암은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문무대왕의 유골이 있는 경주 양북면의 이 바위는 오랫동안 대왕암 혹은 대왕바위(혹은 댕바위)로 불리어 왔다. 이 무덤이 경주문무대왕릉이란 이름을 얻은 것은 현대에 들어와서다. 그런데 이 바위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어 온 또 다른 바위가 있으니 바로 울산 대왕암이다.

이 둘이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전설이 있다. 문무왕이 죽은 후 그리 오래지 않아 문무왕비도 죽는다. 사람들은 '문무왕비도 동해에 묻혀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노라는 남편의 뜻을 받들어 용이 되었을 것이라, 울산의 이 바위로 날아들어 용신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 믿었다는 것. 그러니까 이 두 바위는 말하자면 부부바위인 것이다.

울산 처음으로 지난 1962년 공원으로 결정된 대왕암공원은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100여 년 전에 조성된 1만5000여 그루의 해송림을 비롯해 거친 파도가 만들어 낸 기암과석이 어우러진 곳이다. 옛 선비들이 제2의 해금강이라 불렀을 정도로 아름다운 대왕암공원에는 울산 12경의 하나인 해송림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인 울기둥대 구 등탑, 용을 가뒀다는 전설이 있는 용굴, 부부의 백년해로를 지켜준다는 부부소나무 등 많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대왕암 공원 인근에는 옛 임금의 휴양지였던 일산해수욕장과 파도가 칠 때 거문고 타는 소리가 난다는 슬도가 자리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대왕암공원은 앞으로 생태 공간 확충 등으로 가족휴양, 해양체험 등 자연과 조화로운 최고의 명품공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 제12회 아름다운 숲 공존상 수상 안내문에서

제12회 아름다운 숲-공존상 수상한 울산 대왕암 공원.
 제12회 아름다운 숲-공존상 수상한 울산 대왕암 공원.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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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왕암 송림 일부(2013.12)
 울산 대왕암 송림 일부(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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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둥대 부근에서 소나무 사이로 본 대왕암 일부분(2013.12)
 울기둥대 부근에서 소나무 사이로 본 대왕암 일부분(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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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 주변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많다. 1903년에 세워졌다는 우리나라의 세 번째 등대가 있다. 대왕암공원의 면적은 대략 28만 평. 이 대왕암공원은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공존상을 수상했다. 

경주 대왕암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워낙 오래전에 갔었고, 멀리서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경주 대왕암과 달리 울산 대왕암은 규모가 가장 큰 바위에 다리를 놓았다. 얼마든지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었다. 대왕암 위에 서있자니 오래 전에 봤던 경주 대왕암의 바위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울산 대왕암(2013.12)
 울산 대왕암(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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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왕암(2012.12)
 울산 대왕암(2012.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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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왕암(2013.12)
 울산 대왕암(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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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왕암의 겨울(2013.12)
 울산 대왕암의 겨울(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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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왕암, 울산에서 갈 만한 곳으로 꼽히는 이유

불그스레한 빛과 그 무엇으로도 부수지 못할 정도로 단단해 보이는 바위, 새파란 바닷물과 바위가 만났을 때의 강하면서 운치 있는 풍경 등 신기하게도 둘이 매우 닮았다. 다르다면 경주 대왕암과 달리 울산 대왕암 바위에는 소나무들이 자란다는 것. 제법 오래 자란 소나무들 같은데 바닷바람에 바짝 오므려 자랐기 때문인지 키들이 매우 작다.

경주 대왕암과 달리 울산 대왕암에는 다리를 놓아 육지에서 이어진 바위 끝까지 직접 가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인지 울산 대왕암의 바위가 훨씬 웅장하게 보인다. 겨울인데도 차가움 보다는 가슴이 후련해지는 시원함이 더 많이 느껴진다. 바위에 서서 보니, 바위들이 웅크려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선사시대의 공룡화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 사람들에게 '울산에서 갈 만한 곳'을 물으면 이 대왕암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왕암 바위 자체는 물론 송림, 울기둥대(근대문화유산), 슬도, 일산해수욕장 등 대왕암 주변에 보고 느낄 것들이 많은 데다가 산책로까지 잘 조성되었기 때문"이란다. 울산에 사는 동갑내기 사돈에 의하면 말이다. 

대왕암에서 느끼는 바닷바람이 좋아 앞을 분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져서야 대왕암을 떠나왔다. 때문에 갔던 길을 되돌아 올 때는 1m 앞의 사람 얼굴까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대왕암을 향해 오고 또 오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스치며 역시 명소구나 싶었다.

우리나라 세번째 등대인 울기둥대(2013.12)
 우리나라 세번째 등대인 울기둥대(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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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 송림에서 만난 털머위 꽃겨울인데도 핀 꽃들이 많이 보였다. (2013.12)
 대왕암 송림에서 만난 털머위 꽃겨울인데도 핀 꽃들이 많이 보였다. (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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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 송림에는 소나무 외에 목련이나 벚꽃 등도 피어 봄에도 아름답다고 한다(2013.12)
 대왕암 송림에는 소나무 외에 목련이나 벚꽃 등도 피어 봄에도 아름답다고 한다(2013.12)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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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에서 일산 해수욕장을 등지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 900m쯤 가면 고동섬 전망대가 있고 이곳에서 1.4km 떨어진 곳에 슬도가 있다. 

슬도는 파도 소리가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해서 붙여진 이름. 섬을 이루는 바위에 난 구멍들 때문에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고 한다. 이 섬은 최근 몇 년 전까지 방어진 앞 바다에 있는 무인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0년에 <욕망의 불꽃>이란 드라마 촬영에 이어 2012년에 <메이퀸> 촬영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필자는 시가지에 있는 태화강 정거장에서 104번을 타고 대왕암 공원에서 내려 대왕암공원 입구까지 10분쯤 걸어 올라갔다. 공원입구 관리소에서 대왕암까지는 1km. 이렇게 가면 대왕암 송림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며 소나무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한 정거장 전인 일산해수욕장에서 내려 해안가를 따라 대왕암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필자는 첫길이라 잘 몰랐는데, 대왕암 송림 사이로 걸어가 대왕암을 느낀 후 해안가를 따라 일산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대왕암 공원은 울산 시가지에서 꽃바위나 방어진, 일산해수욕장, 대왕암 공원, 울기둥대 등으로 가는 버스(104번,401번, 127번 포함 12개 버스, 울산역에서 리무진 5002번)를 타고 일산해수욕장이나 대왕암공원 혹은 울기둥대에서 내려 15분 가량 걸어가면 된다. 십리대숲에선 일반 버스로 40분, 울산역에서 대왕암까지 리무진(5002번)으로 1시간 걸린다.

* <한국의 아름다운 숲> 기획은 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고 그 숲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숲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회로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 산림청이 함께 주최한다. 생명의숲 홈페이지 : beautiful.forest.or.kr | 블로그 : forestforlife.tistory.com



태그:#울산 대왕암, #일산해수욕장, #대왕암 송림, #제12회 아름다운 숲-공존상,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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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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