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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의 '6월 지방선거 셈법'이 복잡해졌다. 민주당과 새정치신당 사이의 큰 싸움과 함께 군소 정당, 무소속 후보들이 어떻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오마이뉴스>는 광주시장 선거에 뛰어든 이들을 만나 연속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 기자말

▲ 광주시장 선거 예비주자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광주 바꿔야 합니다. 언제까지 사모관대 쓴 사람이 눌러 앉아 후배들 자라지 못하게 하고, 지도자 불임 도시로 전락해야 하는 겁니까. 저는 골리앗을 향해 돌을 쥔 다윗의 마음으로, 꼭 이뤄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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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6·4지방선거에서 광주광역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병완 노무현 재단 이사장(광주 서구의회 의원).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그는 자신은 '친노'가 아닌 '노무현주의자'라고 했다. 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독자노선'이라 했다. 그리고 적어도 광주광역시장 선거는 정치적 어젠다로 도배돼야 한다고 했다.

"북을 두드리는 심정"으로, "불을 지르는 심정"으로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결심했다는 그와 7일 광주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 큰 인물이 안 나와 광주가 기가 빠진 상태"라고 지적하며 "(큰 인물로 성장할 수 있는) 장관 출신과 3, 4선 국회의원들이 즐비한데도 그들은 광주라는 텃밭에서 '정치 월급쟁이'로 뒹굴기만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김대중 이후 큰 인물 없는 광주... 기가 빠졌다"

이른바 '달빛혁명'을 주창하고 있는 그는 "(지역주의는) 정치발전, 경제발전, 인적자원배분과 발전 등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적 존재"라고 지적하며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가 시민혁명을 하자"고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잠재적 경쟁자인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민주당 의원, 윤장현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 모두를 '엄청난 세력을 가진 골리앗들'이라고 비유했다.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강 시장에 대해서 그는 "시장은 시정을 통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시청이 네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하나, 광주를 창피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강 시장은 관치시대의 리더십으로 가족이랄 수 있는 함께 일하는 공무원조차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불통행정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참여정부 시절 함께 일한 적 있는 이 의원에 대해서는 "시장이 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를 했느냐"며 "당 대표 선거도 나갔는데 그것도 야당 지도자가 되어 대한민국을 흔들어 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시장 선거 나가기 위한 수단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윤 위원장에 대해서는 "광주에서 쭉 살아오면서 시민운동 등을 하며 그분과 안 통한 사람 있나"며 "안철수 신당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서 그 분의 정치적 유산이나 광주시민에게 비치는 모습이 결정된다고 본다"며 구체적인 평가를 유보했다.

그는 본선 완주 여부를 묻자 "달빛혁명과 광주의 기 살리기, 그리고 단일 야당의 창출을 위해 광주의 명령을 받는 것은 어젠다를 제시한 나 외엔 누구도 할 수 없다고 본다"며 "이 독자적인 어젠다를 들고 독자노선을 유지하면서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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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다. 현재의 광주를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광주는 그저 평범한 한 지방도시로 쇄락해 가고 있다. 한마디로 '광주의 기'가 빠졌다. 땅으로 치면 지력이 다 빠져 신선한 황토나 퇴비를 부어야 하는 객토의 시대가 온 것이다. 광주가 이렇게 된 이유는 텃밭 정치세력들이 20년 동안 빨아먹을 대로 빨아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광주는 객토(客土)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객토를 통해서 반드시 개토(改土)를 해야 한다."

- 광주에서 텃밭정치의 이득을 누린 세력 가운데는 이른바 '친노'도 있지 않은가.
"정치적 친노 세력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마다 괴롭다. 제가 본격적으로 현실 정치를 해왔다면 정치적 친노에 대한 상황을 보든지, 방어를 하든지 정치적 용어를 쓰겠는데….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친노가 아닌 '노무현주의자'라고 한다. 노무현이 추구하는 정신, 원칙과 상식, 신뢰, 지역주의 타파, 특권과 반칙 배격, 권위주의 청산 등의 가치와 과제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 그렇다면 친노가 아닌 '노무현주의자 이병완'은 광주를 어떻게 개토하겠다는 것인가.
"광주를 바꾼다는 것은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를 흔히 '야당의 심장'이라고 말한다. 한국 정치의 모든 변화를 주도했던 원동력 역할을 1980년 이후 30여 년 해온 게 광주다. 그래서 광주를 변화시킨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야당 정치를 바꾼다는 것이자 대한민국 미래 정치를 바꾼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향후 총선과 대선까지 바꾸는 원동력을 광주가 시장 선거를 통해 다시 잡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적자네 양자네 타령이나 하며 시대정신을 담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게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골리앗을 향해 돌멩이를 들고 나가는 다윗이다. 시대의 들판에서 북을 두드리는 심정이다. 이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광주시민들에게 말씀드리고, 광주를 변화시킨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고, 광주에서 저를 선택하면 야당은 단일 정당으로 새롭게 창출되어야 하는 엄중한 역사적 명령을 받게 될 것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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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도시로 쇄락한 광주... 개토가 필요하다"

- 다시 광주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에 대한 광주의 피로감도 크다.
"전략적 선택지로 전락한 이 광주가 바로 기가 빠졌다는 것이다. 광주가 '김대중'이라는 크나 큰 거목 이후에 완전히 지도자 불모, 인물 불임지대가 돼 버렸다. 광주에서 인물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큰인물로 성장해갈 만한 자격을 갖춘 이들이 이 텃밭에서만 뒹굴고 있다. 광주에서 정치지도자를 저처하는 사람치고 김대중·노무현 보다 학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나, 여건이 안 좋나. 보라, 장관 출신들 즐비하고 3, 4선 국회의원이 즐비하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나서야 할 때 머리띠라도 둘러매고 나선 사람이 있었나. 그렇잖으면 국가적 담론을 갖고 떠든 사람 있나. 출당, 제적을 무릅쓰고 이게 시대정신이고 광주시민들의 온전한 마음이다, 떠든 사람 있나. 다 정치적 월급쟁이들이다. 그게 광주의 기를 빠지게 하고 전략적 선택지가 되게끔 광주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 광주시장 선거는 시민들의 안전, 복지, 경제문제도 아울러야 한다. 정치적 어젠다를 너무 앞세우면 지방선거를 정치색으로 도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지 않겠나.
"적어도 광주시장 선거에선 차라리 정치적 어젠다로 도배 되면 좋겠다. 큰 정치적 어젠다와 그림들, 메시지가 언론이나 여론에 제대로 도배가 됐으면 좋겠다. 당연히 광주시장이면 행정관이 맞다. 그러나 시대정신도 없는 시장이, 정치적 어젠다도 없는 시장이 다른 곳도 아닌 광주시장으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가?

저는 정치적 어젠다 뿐 아니라 시정 능력도 있다. 상대 후보들이 흔히 말하는 국정경험 차원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을 만들어봤고, 정권의 어젠다를 만들었다. 그리고 참여정부의 가장 핵심정책이었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을 제가 만들었다. 경험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호남의 미래를 설계했다."

- 이른바 '달빛혁명'을 주창하고 있다. 액션플랜은 없는 추상적 구호 같다.
"달빛혁명은,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가 시민혁명을 하자는 것이다. 광주시민 중에는 투표 나이가 된 뒤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2번' 찍어온 사람들이 계실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구시민들 중에는 투표권자가 된 이래 평생을 '1번'만 찍어온 이들이 계실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본질이다.

(지역주의는) 정치발전, 경제발전, 인적자원배분 발전 등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적 존재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는 게 대한민국의 과제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이 문제를 정면으로 부딪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일개 구 의원인 제가 그런 어젠다를 제기하고 나온 것이 비참하다.

앞으로 구체적 행동에 들어가려고 한다. 대구시민에 호소도 할 거고, 거기 지도자 있으면 같이 좀 하자고 말할 것이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하겠지만 시민들이 옳다, 맞다 하면 살살 불던 바람이 어느 날 태풍이 되는 것을 2002년 대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탄핵반대 등에서 봐왔지 않은가." 

- 출마선언은 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는데 명함 돌리고 플래카드 내걸 수 있는 것 등이다. 하지만 제 선거전략은 단기필마의 정신으로 가자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후보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 후보들이 정해지면 그때 가서 다같이 하겠다. 지금 상태에서 예비후보 등록할 의미가 없다고 본다."

"어젠다 들고 독자노선으로 완주하겠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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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으로 계속 갈 것인가.
"법적 용어로는 무소속이 마지만 제 지향은 무소속이 아닌 독자노선이다. 달빛혁명과 광주의 기 살리기, 그리고 단일 야당의 창출을 위해 광주의 명령을 받는 것은 어젠다를 제시한 나 외엔 누구도 할 수 없다고 본다. 이 독자적인 어젠다를 들고 독자노선을 유지하면서 완주할 계획이다."

- 예비 경쟁자인 강운태 시장을 평가한다면.
"시장은 시정을 통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 관치시대에 사회면 톱 제목을 보면 '복마전 서울시, 이대로 둬도 되나' 이런 게 많았다. 관치란 결국은 지방행정의 독재라는 것 아닌가. 어떻게 시청이 네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하나. 그런 광역시가 광주 말고 있나. 광주를 창피하게 만들었다. 강 시장은 관치시대의 리더십으로 가족이랄 수 있는 함께 일하는 공무원조차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불통행정을 하고 있다."

- 이용섭 의원과는 참여정부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는데.
"이용섭 의원은 표현이 좀 그렇지만 호남 출신 인사로 참여정부의 '총아(寵兒)'라고 할 수 있다. 참여정부 기간 동안 한 번도 쉼 없이 국세청장, 혁신수석, 행자부장관, 건교부장관을 했다.

그런데 그 분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그 분에게 국회의원이란 무엇인가. 그 분에게 국회의원은 광주시장을 위한 수단이었나. 그렇다면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에게 시장 되려고 국회의원 출마한다 말했나. 또 작년엔 민주당 대표에 도전하기도 했다. 당 대표 도전했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야당의 수장이 돼서 이 정치판 바꿔보겠다, 대한민국 바꿔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또 시장에 출마하신다? '자연인 이용섭'이 아닌 '정치인 이용섭 의원'께 드리는 질문이다."

- 새정치 신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윤장현 위원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광주에서 쭉 살아오면서 시민운동 등 하며 그분과 안 통한 사람 있나. 윤 위원장도 광주에선 강 시장이나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세력을 가진 골리앗이다. 그래서 제가 다윗의 돌멩이를 든 심정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윤장현 위원장은, 안철수 신당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서 그 분의 정치적 유산이나 광주시민에게 비치는 모습 등이 결정된다고 본다."

- 이병완에게 광주란 무엇인가.
"광주는 메밀국수다. 광주의 메밀국수를 광주 외에서는 맛볼 수가 없다. 청소년 시절, 충장로에 있는 그 메밀국수집에서 청소년기 맛의 DNA가 만들어졌다. 낭만, 도전, 때로는 야망을 거기서 이야기했다."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광주의 기득권, 토호 세력으로부터 정말 자유롭다.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으로 맞서겠다. 메시지를 전하고 큰 그림을 그리겠다. 광주가 언제까지 전략적 선택지로 남아야 하나. 언제까지 양자타령, 사위타령 할 건가. 객토를 하고 개토를 해야 한다.

최근엔 광주은행도 빼앗겼다. 광주은행 문제가 나왔을 때 회의하고 성명 하나 내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지켰어야 했다. 광주의 미래이자 돈줄이고 심장인데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단체장이든 다 모여서 지켰어야 했다. 국회에 있는 사람들, 중앙에서 놀았다는 사람들 다 뭐한 것인가. 북을 두드리는 심정으로, 불을 지르고 싶은 심정으로 나섰다. 오로지 시민을 믿고 가겠다. '사람 하나 바꾸니까 광주가 이렇게 달라지구나'라고 하는 말을 들을 자신이 있다."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954년 전남 장성 출생
1972년 광주고등학교 졸업
1981년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2년 KBS 정책기획실, KBS 보도본부
1994년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정경부 차장, 부장
1995년 한국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1998년 예금보험공사 이사
1999년 청와대 국정홍보조사비서관 및 국내언론비서관
2003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정부기획비서관 겸 정무팀장, 홍보수석비서관
2005년 청와대 비서실장
2009년 국민참여당 창당준비위원장
2010년 국민참여당 상임고문, 참여정책연구원 이사장
2011년~ 광주 서구의원
2012년~ 노무현재단 이사장



태그:#이병완, #강운태, #이용섭, #안철수, #광주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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