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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의 '6월 지방선거 셈법'이 복잡해졌다. 민주당과 새정치신당 사이의 큰 싸움과 함께 군소 정당, 무소속 후보들이 어떻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오마이뉴스>는 광주시장 선거에 뛰어든 이들을 만나 연속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 기자말

▲ 광주시장 선거 예비주자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박근혜 정권 1년, 광주 시민 여러분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안녕조차 못하다고 아우성입니다. 독재를 멈출 수 있는 강력한 야당 원하고 있습니다. 유통기한 지난 민주당과 새정치 구호로 독주를 멈출 수 없습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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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가장 먼저 광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윤민호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상황이 좋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운을 뗐다. 인터뷰 내내 간결히 답변을 하던 윤 위원장은 '종북 논란' 이야기를 꺼내자 긴 설명을 이어갔다.

"RO 조직이라는 것과 관련해 검찰은 기소조차 하지 않았고 녹취록도 1113자나 왜곡·조작된 게 밝혀졌다. 국정원은 '반전평화의 구체적 준비를 하자'는 이석기 의원의 말을 '전쟁을 준비하자'는 호전적 단어로 바꿨다.

검찰이 이석기 의원에 징역 20년을 구형한 이유로 'RO 조직과 북한과의 연계성 찾을 수 없지만 이것이 더욱 위험하다'는 황당무계한 논리를 댔다. 증거를 중심으로 죄의 유무를 판단해야 하는 검찰이 관심법을 쓰고 있다.

또 유죄 증거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내놓은 것은 광주를 모욕하고 역사를 왜곡한 사례다. 1980년 5월 광주의 행동까지 내란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검찰이 얼마나 궁핍하고 조잡한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러한 생각 때문일까. 윤 위원장은 광주시장 출마 이유 중 하나로 "민주주의 회복"을 들었다. 그러면서 "야성을 잃고 지리멸렬한 민주당은 유통기한이 지났고, 알맹이 없이 새정치 구호만을 외치는 새정치신당은 정권의 독주에 맞서 당당하고 선명한 싸움을 할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참여형 공동체 광주' 만들 것"

광주시장 예비후보인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광주시장 예비후보인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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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도 윤 위원장이 "박근혜 정권과의 싸움"을 강조한 것은 광주민심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불통에 분노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예비후보 등록일 첫날 서둘러 선관위를 찾아 예비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정권의 종북몰이와 정당해산 시도에 맞서기 위해 (정권의 잘못을) 광주시민에게 알리고, 민주주의와 진보당을 지키기 위해서"다.

윤 위원장은 광주를 "시민참여형 공동체 광주, 노동하기 좋은 도시 광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동안의 광주시정을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광주시정의 치적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많이 걸렸는데 광주시민들이 '이 치적이 정말 시민들의 치적인가'라고 느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치는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니므로 광주시의 치적은 시장의 치적이 아니라 시민의 치적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도로를 뚫는 데 예산을 다 쓰는 게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겠다"며 "지역순환 자립경제를 위해 광주 시민의 지혜를 모으고 그 힘을 분출시키는 행정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12일 광주 서구 진보당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한 윤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광주 민심, 독재 맞서 누구 밀어줄지 예의주시"

- 4일 가장 먼저 광주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지방자치는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공동체 문화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는 이미 1980년 5월에 헌혈과 주먹밥으로 대변되는 공동체 문화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가 부활해 진행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실제 광주시민은 지방자치 분야에서 '광주하면 이거다'하고 내세울 게 없다. 그러다 보니 민주주의를 선도했다는 자긍심이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발현되지 못하고 자긍심마저도 움츠러드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고, 시민이 만드는 시민공동체 광주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출마했다."

- 예비후보 등록을 서두른 까닭은.
"진보당에 가해지는 '종북몰이'와 정당해산 시도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정권의 잘못됨을) 광주시민에게 알리고, 민주주의와 진보당을 지키기 위해 예비후보를 빠르게 등록했다. 또 공식적으로 예비후보란 직함을 갖고 활동하는 것과 출마선언만 한 것은 마음자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6월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현재, 광주 민심은 어떻다고 보나.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불통을 넘어 독재로 치닫고 있다. (광주는 현재) 이것에 대한 분노가 대단하다. 이에 못지 않게 민주당에도 화가 나 있다. 제 1야당이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들은 현재 정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어떤 정치세력을 밀어줄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 지난 4년 동안의 광주시정을 평가한다면.
"최근 들어 광주시정의 치적을 홍보하는 플래카드가 정말 많이 걸렸다. 이것을 지켜본 광주시민들이 '이 치적인 정말 시민들의 치적인가'라고 느꼈을지 의구심이 든다. 정치는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니다. 광주시의 치적이 시장의 치적이 아니라 시민의 치적이 돼야 하는데 지난 4년은 시장의 치적만 강조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치우쳤다. 나는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민참여형 공동체 광주를 만들어보고 싶다."

"'이석기 징역 20년 구형' 검찰, 관심법 쓰나? "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이 6월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4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이 6월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4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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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총선 이후부터 '종북 논란'이 있어 왔다. 그로 인해 현재 '이석기 의원 징역 20년 구형', '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에까지 이르렀는데.
"지금 사법부의 모습을 보면 '친박무죄 반박유죄' 혹은 '무증유죄 유증무죄'란 말이 적합하겠다. 특히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의 경우엔 이른바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여론 재판이 진행돼 이석기 의원에게 간첩 낙인을 찍었다.

재판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국정원이 왜곡하고 날조했다는 게 드러났다. RO 조직과 관련해 검찰은 기소조차 하지 않았고 녹취록도 1113자나 왜곡·조작된 게 밝혀졌다. 국정원은 '반전평화의 구체적 준비를 하자'는 말을 '전쟁을 준비하자'는 호전적 단어로 바꿨다.

검찰은 이석기 의원에 징역 20년을 구형한 이유로 'RO 조직과 북한과의 연계성 찾을 수 없지만 이것이 더욱 위험하다'는 황당무계한 논리를 댔다. 증거를 중심으로 죄의 유무를 판단해야 하는 검찰이 관심법을 쓰는 건가? 또 유죄 증거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내놓은 것은 광주를 모욕하고 역사를 왜곡한 사례다. 1980년 5월 광주의 행동까지 내란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검찰이 얼마나 궁핍하고 조잡한 상황인지 보여준다."

- 한 때 호남에서 두 자리 수 지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여의치 않은데.
"(현재 진보당의) 상황이 좋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정당까지 해산하려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다'는 여론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진보당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으로 본다. 우리가 할 일은 묵묵히 서민들 곁에서 해왔던 정치, 그 모습을 간직한 채 진실을 알리고, 박근혜 정권과 맞서는 것이다."

- 떨어진 지지율이 꼭 종북몰이 때문일까.
"그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지난해 8월 이후에 상당히 지지율이 올라갔다. 호남 지역의 경우 두 자리 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8월 28일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다시 곤두박질쳤다. 종북몰이에 따른 공포정치는 용기를 거세하기 때문에 위력이 있고 무섭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스른 어떤 권력자나 정치세력도 국민의 저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린 반드시 승리한다고 본다."

"새정치신당, 광주민심 못 읽으면 지방선거 끝으로 사라질 수도"

- 광주에서의 새정치신당의 모습, 어떻게 평가하나.
"새정치신당은 시민의 열망을 어떻게 살필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새정치의 내용도 애매모호하고, 참여하는 인사들도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다.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품을 포장만 화려하게 해서 다시 내놓은 꼴이다. 새정치신당이 광주 민심을 제대로 못 읽으면 이번 지방선거를 끝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 광주에서 진보당의 강점은 무엇인가.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시당의 목표는.
"현재 진보당은 광주에서 광역·기초의원 15명을 꾸리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서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많은 일을 해왔다. 대형마트가 골목경제를 파괴할 때 진보당 의원들이 날밤을 새우고 천막농성하며 영세자영업자 곁에서 싸웠다. 또 관급공사에서 진행하는 건설 노동자 체불임금을 없애는 조례를 만들었고, 학자금 이자 지원조례도 만들었다.

이렇게 쌓인 주민들과의 신뢰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광주에서 진보당  구청장을 배출하려는 욕심이 있다. 광주시의회에는 원내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의원 4명을 당선시키려고 한다. 또 19개 기초의원 지역구에 한 명씩 모두 후보를 출마시켜 전 지역구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광주시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낸다고 했다.
"진보당이 누가 뭐래도 광주에선 제 2야당이라고 생각한다. 제 2야당에 맞는 책임있는 정치를 하기 위해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 현실적으로 광주시장에 당선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당선, 낙선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금 실망하고 있는 광주 시민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정치환경과 질서를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해보고 싶다."

광주시장 예비후보인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광주시장 예비후보인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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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좋은 도시? 노동하기 좋은 도시 만들어야"

- 이번 선거에서 어떤 의제를 내세울 것인가.
"전국 지자체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고 한다. 나는 기업가 중심의 광주가 아니라, 노동자 중심의 광주, 즉 '노동하기 좋은 도시 광주'를 만들어 보고 싶다.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도로를 뚫는 데 예산을 다 쓰는 게 아니라 사람에 예산을 투자하겠다. 지역순환 자립경제를 위해 광주 시민의 지혜를 모으고 그 힘을 분출시키는 행정을 하고 싶다."

- 윤민호에게 광주란.
"광주는 봄이다. 봄은 만물을 소생시키는 힘이 있다. 봄하면 설렘, 희망이 떠오른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보정치도 소생시키리라는 믿음에서 광주를 봄과 비교하고 싶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1970년  전남 신안 출생
1989년  광주 송원고등학교 졸업
1996년  조선대학교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역임
2002년  민주화운동 관련 구속(7년 정치수배)
2010년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
2010년~ 최저임금 현실화 광주운동본부 공동대표
2011년 광주 매곡동 이마트 입점 저지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2011년 북구 교육희망네트워크 준비위원장
2011년 우리동네 사람들 운영위원
2011년 반값등록금 실현 광주운동본부 공동대표
2012년~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2012년~ 광주진보연대 공동대표
2012년~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전남본부 공동대표
2013년~ 북구 대형마트 입점저지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태그:#윤민호,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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