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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다수결'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사회에 많은 의견의 대립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는 다수결만한 방식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소수 없는 다수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다. '소수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것이 더 필요하다.

웹툰과 영화의 홍수 속에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는 이야기가 있다. 최규석 작가의 웹툰 <송곳>과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이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려는 <송곳>의 이수인과 구소장, 권력 앞에 진실을 밝히려는 <소수의견>의 변호사들은 많은 것이 닮아 있다. 소수의 이야기가 다수의 독자,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송곳> <소수의견>, 소수가 만드는 작은 변화

웹툰 <송곳>
 웹툰 <송곳>
ⓒ 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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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오는 거요. 살아있는 인간은 빼앗기면 화를 내고, 맞으면 맞서서 싸웁니다. -웹툰 <송곳> 중-

웹툰 <송곳>의 주인공 이수인은 군인 출신으로, FM 업무 방식을 통해 꽤 인정받는 조직의 구성원이다. '남들보다 먼저 나서려고 하지 마, 그냥 뒤처지지만 않으면 돼' 군대에서나 통하던 이야기는 사회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 현실에서 뒤처지면 죽는 것이고, 중간에 끼어있어도 결국엔 죽는 것이기 때문이다.

빈번한 초과 근무, 부족한 정산을 월급에서 채워야하는 시스템, 퇴근 시 가방 검사를 받아야하는 규칙. 부조리하지만 마트의 직원들은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안다. 이수인은 노동 상담소의 구소장을 만나고, 마트에는 노조가 생기면서 직원들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부조리함에는 'NO', 최소한의 업무환경을 보장받는 권리에는 'YES'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건은 실화가 아니다. 인물은 실존하지 않는다'며 영화 <소수의견>은 시작하지만, '근데, 정말 사건이 허구이고 실존 인물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물론 후자의 자막은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강제 철거 현장에서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 (이경영 분)의 변론을 맡게 된 변호사 진원 (윤계상 분)과 대석 (유해진 분). 결코 선하다고만 볼 수 없는 주인공들은 돈과 명예의 유혹을 받지만 결국 그것이 그들의 신념까지 넘어서지는 못한다.

아무도 볼 수 없는 경찰 기록, 사건을 조작하는 검찰, 그리고 권력이 연루된 사건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살인마, 톱스타 연애 기사의 석연치 않는 타이밍. 아들을 죽인 건 철거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며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를 주장하는 박재호는 고립되었다. 숱한 외압과 유혹을 받는 변호사도 답답하고, 특종을 눈앞에 둔 기자 또한 갈등한다. 하지만 결국 소수와 소수가 모여 작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웹툰과 영화보다 더 차가운 현실

영화 <소수의견>
 영화 <소수의견>
ⓒ 하리마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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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의 주인공들은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독설에 상처 받지만, 결국 그들을 치유하는 것도 사람들의 따뜻한 눈길과 격려다. <소수의견>은 법과 현실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소수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오히려 웹툰과 영화보다 현실이 더 차갑게 느껴진다.

영화 <소수의견>은 상영의 '좋은 타이밍'을 위해서 몇 년이 지나도록 극장에 걸리지 못했고, 결국 배급사가 바뀌는 사태까지 벌어지며 겨우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은 많지 않다. 극장이 있더라도 소위 좋은 시간대는 찾기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의 상영을 미룬 최초 배급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상영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JTBC에서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웹툰 <송곳>. 종편이라는 제작 환경에서 원작의 이야기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종편 뉴스와 보수 언론은 다수를 위해 소수의 이야기는 철저하게 배제한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그들의 목소리에 'YES'하며 동의하는 사람들. 편향적인 보도와 무차별적인 배설에 'NO'라고 할 수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결국 그곳에 사는 것도 사람이다.

저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웹툰 <송곳> 중-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hstyle84)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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