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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에 있는 시장에서 머리를 깎았다. 이발사가 가위로 직접 잘라줬는데 천팔백 원 냈다. 한국에 비하면 거저다. 숙련된 한국 이발사보다는 못하지만 무난하게 잘라준다. 가격대비 대만족이다.

마사지도 받을 만하다. 마사지사를 집으로 불러서 한 시간 동안 받는데 만원 낸다. 오일같이 마사지에 필요한 물품은 내가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받을 수 있어서 좋다.

페디큐어(Pedicure)도 싸다. 발톱 손질하고 각질 제거하고 발 마사지까지 해주는데 칠천 원이다. 주말에 받으면 일주일 동안 쌓였던 피로가 사라진다. 전에는 겨울만 되면 발뒤꿈치가 갈라져서 고생했는데 인도에 온 뒤로 없어졌다.

지하철 가격도 싸다. 한 시간 타는데 요금은 사백 원 정도다. 서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라 그런지 저렴하다. 객차 안에 소켓이 있어 휴대폰 충전도 할 수 있다. 분홍색으로 표시된 여성 전용 칸도 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사람에 끼여서 가야 한다.

사이클릭샤(Cycle Rickshaw)도 탈만하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바로 탈 수 있고 가격도 사백 원 정도다. 역 근처 아는 장소에 갈 때 유용하다. 대부분 영어가 안되기 때문에 손짓발짓으로 방향을 알려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택시도 싸다. 불러서 30 km정도 가면 칠천 원 나온다. 말이 통하지 않고 부르면 오지 않는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확실히 가격은 저렴하다. 요즘엔 택시회사끼리 경쟁이 붙어서 이벤트만 잘 활용하면 오토릭샤(Auto Rickshaw)보다 싸게 탈 수도 있다.

구두도 살 만하다. 삼사만원이면 근사한 신사화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발 품은 좀 팔아야 한다. 나는 취미가 탱고인데 바닥을 가죽으로 대서 춤 출수 있게 만든 구두를 얼마 전에 사만 원에 구입했다. 한국에서 탱고화를 사려면 십만 원 이상 줘야 한다.

가격 차이를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것은 망고다. 한창철인 여름에 가격을 비교하면 한국이 열 배 이상 비싸다. 이 시기에 망고를 싸게 산 다음 말려놓고 두고두고 먹는 사람도 있다.

인도는 노동력이 풍부하고 젊은 노동자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이발, 마사지, 페디큐어 같이 사람이 해주는 서비스 가격이 싸다. 지하철, 택시, 릭샤와 같은 교통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여기에는 정책적인 배려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풍부한 노동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가죽이나 망고같이 1차 원료가 풍부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발 들어가 보면 구두를 만들거나 망고를 따는 값싼 노동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인도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현재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CEO)가 인도인이다. 이런 우수한 인적자원을 가진 인도코끼리가 기술력과 자본이라는 날개를 단다면 머지않아 중국을 넘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인도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로 중국의 6.9%를 추월했다.

이아이엘(Engineers India Ltd.), 엘엔티(Larsen & Toubro), 펀지로이드(Punj Lloyd), 도쌀(Dodsal) 같은 엔지니어링업체가 중동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 분야에서 인도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인도와의 전략적인 협력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


태그:#인도, #경쟁력,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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