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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에 들어선 영주댐. 그런데 오는 10월 준공에 들어간다는 이 영주댐을 둘러싼 이상 징후들이 여럿 목격이 됩니다. 특히 지난 장맛비 후 나타는 여러 붕괴 조짐은 영주댐을 넘어 내성천과 내성천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지난 장마기간과 그 직후에 내성천을 찾아서 그 이상 징후를 취재했습니다. 그 마지막으로 교량 붕괴 문제로 비롯되는 이주단지 주민들의 걱정거리를 담아봤습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영주댐 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길 희망해봅니다. -기자 말

평은리교의 다릿발 아래의 파일까지 드러날 정도로 모래 유출이 심했다
 평은리교의 다릿발 아래의 파일까지 드러날 정도로 모래 유출이 심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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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광경인가요? 이번 장맛비로 얼마나 세굴이 심했으면 다리를 받쳐주는 교각 밑단이 다 드러났습니다. 너무 위험해 보입니다.

지난 13일에 만난 이곳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진 속 평은리교는 평은면 소재지에 살던 사람들이 영주를 드나드는 국도로 이어지는 교량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평은면사무소가 이주하기 전에 면 소재지와 영주시를 이어주는 중요한 구실을 한 다리란 말이지요. 그런 다리가 지금 붕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교량을 받처주는 상판이 들어나고 파일이 모두 드러났다.
 교량을 받처주는 상판이 들어나고 파일이 모두 드러났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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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이 저렇게 위태롭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장중덕 금강마을 이주단지 이장은 말합니다.

"모래가 너무 많이 빠져버렸기 때문이지. 이곳은 영주시가 준설도 많이 했지. 위에선 모래가 더는 내려오지 않지. 그러니 모래가 빠져나갈 수 밖에 있나. 더군다나 올해는 물길이 바뀌었어. 원래는 반대편으로 물길이 나있었는데, 올해는 좌안 쪽으로 물길이 흘러오면서 교각의 밑둥이 다 드러났네."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하니 덧붙입니다.

"오른쪽처럼 사석이라도 채워 넣으면 나을 거야. 그래서 영주시에 우선 사석이라도 좀 채워서 붕괴는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해뒀어."

금강마을 장중덕 이장이 평은교를 가리키고 있다
 금강마을 장중덕 이장이 평은교를 가리키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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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는 영주댐 공사 기간에 영주시가 엄청난 양의 모래를 준설한 곳입니다. 2012년 한해는 7년에 걸쳐 준설할 물량을 한꺼번에 준설해버리기도 했습니다. 위에선 모래차단댐과 각종 보들이 추가적으로 들어서면서 모래가 더는 하류로 내려오지 않으니 다리의 밑동이 점점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영주댐 공사 기간에 얼마나 모래가 빠졌는지 모여준다며 장중덕 이장이 모래톱이 잘려나간 곳에 섰습니다. 그러자 사람키보다 더 많은 높이의 모래가 쓸려내려간 단면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그곳까지 모래가 차있었다는 것으로 모래의 유실이 얼마나 잃어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위태로운 다리는 이 일대 사람들에겐 꼭 필요합니다. 금강마을 이주단지의 김중덕 이장은 다시 말을 잇습니다. 

"이 일대 금강마을이나 동호마을 그리고 미림마을 등 주변 사람들이 이주한 면 소재지를 가려면 꼭 드나들어야 하는 다리야. 수자원공사에서 반대편으로 이설도로를 내놨다고. 하지만 시간이 배가 걸리고, 너무 좁고 구불구불해 위험하기 짝이 없어. 그래서 이 다리가 꼭 필요한데 수자원공사에서는 이 교량을 해체하려 해. 왜냐하면 영주댐에 물을 채우면 이 교량도 잠기게 되는 다리이거든."

이 일대 주민들에겐 꼭 필요한 다리인데, 영주댐에 물을 채우게 되면 잠기게 되어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새로 다리를 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공에서는 불가입장이라고 합니다.

저 아래에 보이는 다리가 평은리교 앞에 보이는 다리가 영주와 안동을 잇는 내성천교다. 이주민들은 읍내를 한번 나오려면 내성천교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야 한다. 주민들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저 아래에 보이는 다리가 평은리교 앞에 보이는 다리가 영주와 안동을 잇는 내성천교다. 이주민들은 읍내를 한번 나오려면 내성천교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야 한다. 주민들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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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 졸속사업 이설도로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이설도로 설계의 문제로 보입니다. 이주단지를 만들었으면 그 이주민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고려해서 이설도로를 설계하고 필요하면 새로운 교량도 만들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고려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주먹구구 졸속사업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서구에는 댐을 하나 지으려면 최소 10년 이상씩은 걸린다고 합니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점검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댐 공사입니다.

▲ 영주댐 누수 영주댐 하류 70미터 지점 우안 옹벽 옆에서 3일째 물이 펑펑 솟아오르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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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하류 부분 누수 문제(관련 기사 : 물 새고 내부진동, '붕괴 위험' 영주댐)와 모래차단댐의 옹벽 붕괴 문제(관련 기사 : 영주댐 유사조절지 붕괴위기, 이대로는 위험하다), 금강마을 이주단지의 지반침하 문제(관련 기사 :'붕괴 위험' 영주댐, 이번엔 인근 땅 균열)가 이를 증명합니다. 모두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문제만 보더라도 영주댐 공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졌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부나 수공에서는 물을 채우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닙니다. 툭 터놓고 영주댐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범사회적으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이곳 이주민들도 살고, 내성천도 살 수 있습니다.

모래차단댐 우안 옹벽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모래차단댐 우안 옹벽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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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마을 이주단지 쪽의 심각한 균열. 지반침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금강마을 이주단지 쪽의 심각한 균열. 지반침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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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영주댐, #내성천, #평은리교, #금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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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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