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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조원진 최고위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조원진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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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지도부'가 야당과 당 비주류(비박근혜) 측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를 '선동'이라고 낙인 찍고 맹공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좌파 선동'에 의한 것이고 비박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위기 수습책으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여론 선동'이라는 주장이다.

이정현 당대표는 1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을 "주변에서 '군밤을 바위에 심어서 알밤을 따먹는 것을 기대하는 게 낫지, 저 사람 말은 못 믿겠다'는 두 부류가 있다"고 에둘러 비난했다.

무엇보다 그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현 대표의 대통령 퇴진 요구를 거론하며 이를 '인민재판'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 지위를 가진 분을 여론 선동으로 끌어내린다는 건 헌법과 법률에 의한 재판이 아닌 인민재판식"이라면서 "그렇게 할 권한은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에게도 주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 퇴진 운동이 '80년대식 정치'라며 문 전 대표에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니까 지나치게 급진적이지 않고 과격하지 않다는 신뢰를 (국민에게) 주기 위해서라도 이제 80년대식 한국 정치, 30년을 거꾸로 되돌리는 거리 정치는 재고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즉, 대통령 퇴진 운동은 문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다른 최고위원들의 말은 더욱 험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추미애 대표가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철회한 것에 '배후세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수회담 취소 과정을 보면서 민주당보다 더 힘 있는 배후 세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면서 "혹시 그 배후 세력이 한국을 부정하고 헌정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좌파 시민단체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국민과 퇴진 운동에 나선다는 데 이는 분명 사전 선거 운동이다"라면서 "국민을 선동해 헌정 중단 사태를 일으키려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이장우 "남경필, 부모로부터 부·명예 받아 당에서 5선 했으면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정현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 면담하는 이정현-정진석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정현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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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주류를 향한 힐난도 쏟아졌다. 특히 비주류 주도로 출범한 '당내당(黨內黨)' 성격의 비상시국회의 대표자 중 한 명인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한 비난은 거셌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무성 전 대표의 이력을 강조하며 "김 전 대표가 명백한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에 당대표로서 모든 영화를 누린 분이다"라면서 "석고대죄해야 할 가장 중심에 있는 사람이 당에 돌을 던지고 분열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이 해체 후 재창당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하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남경필 경기지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최고위원은 "(남 지사는) 부모로부터 부와 명예를 이어받아 새누리당에서 5선을 하고 경기도지사가 된 인물이다"라면서 "지지율도 몇 퍼센트 나오지도 않는 후보가 대선 후보인 것처럼 착각하며 당을 깨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해당행위다"라고 원색 비난했다.

조 최고위원도 '비주류 측에서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그는 "비주류의 일부가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는 해당행위"라며 "소위 대권 잠룡 몇 사람이 모여서 구성한 목표라는 것이 겨우 이정현 사퇴라는 게 참 어이없다.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역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최근 최고위원회의를 연달아 불참하면서 이정현 지도부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이날 거듭된 이 대표의 요청을 수용, 최고위 직전 면담을 하고 돌아갔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와 당대표는 매일 만나 (주류·비주류 간 중재를 위해)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최고위 복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들이 '병신(丙申) 친박 5적(최경환, 이정현,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규탄 및 새누리당 해체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자발적 시민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광화문 거리로 나서는데 대통령의 머슴 역할만 하는 시녀정당이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라며 당 해체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했다. 또 '병신 친박 5적'으로 규정된 이들의 정계 은퇴도 함께 요구했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병신 친박 5적(최경환, 이정현,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규탄 및 새누리당 해체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병신 친박 물러가라" 외치는 보수단체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병신 친박 5적(최경환, 이정현,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규탄 및 새누리당 해체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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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새누리당, #선동, #박근혜, #최순실, #박근혜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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