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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시리즈 기획 '사무실을 살려줘, 쫌'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8월 진행한 시즌1에서는 사무실 근무 환경에 대해 다뤘고, 2016년 9월 시즌2에서는 '꼰대'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시즌3에서는 직장 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인 플러팅(집적거림)에 대해 다룹니다.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집적거림의 문제점을 여러 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편집자말]
직장 내 플러팅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직장 내 플러팅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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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0일 오후 1시 52분]

#1.
"저는 금융회사 과장이고 플러팅 하는 남자는 저보다 5년 이상 후배인 동갑입니다. 결혼 전에도 제 말에 엄청 호응하거나 제가 여행 얘기를 꺼내면 자기도 거기 간다면서 마주치면 좋겠다는 등의 얘기를 하기에 저에 대한 호감은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가 결혼 전에는 직접적인 대시는 하지 않아서 그냥 짝사랑인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결혼을 하기에 별 생각 없었는데 결혼 이후에는 난데없이 대담해져서 결혼 전에 저를 좋아했었다는 등의 얘기를 모두가 있는 곳에서 종종 하고, 술자리에 동석하게 될 때는 제 손을 잡거나 자기가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모두 앞에서 해서 굉장히 당황스럽습니다. 

술자리에서 제가 일찍 도망가면 새벽 3시 정도 되는 늦은 시간에 꼭 부재중 통화가 남아있습니다. 이걸 아침에 확인하곤 해서 이제는 그 남자가 있는 술자리는 피하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저도 남친이 있고 연애한 지 5년이 다 되어 가는 것도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데, 저한테 왜 지속적으로 그러는지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제가 회사에서 그 남자보다 직급이 높은데도 눈치도 보지 않고 그런 얘기를 한다는 거 자체가 직장 내 여성의 지위가 얼마나 낮은지를 말해준다고 봅니다."

#2.
"전에 다니던 언론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속한 부서를 총괄하는 50대 부장이 술자리에만 가면 꼭 제 옆에 앉아 귀에 대고 '너는 잘 될거다' '인상이 좋다'고 속닥거렸습니다. 10명 이상이 참석한 자리에서도 꼭 제 옆에 앉는 걸 고집했습니다. 이런 일이 3~4번 반복됐습니다.

밥 먹는 자리에서는 저를 괴롭히는 선배를 언급하며 '위에다 잘 얘기해주겠다'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고 했지만, 선의는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실제로 위에다 얘기한 적도 없고, 당연히 달라지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제 관심을 끌기 위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은 회사 안에서 꽤 인정받는 사람이지만, 술만 마시면 달라집니다. 여성 기자들에게 '집적'거리는 걸로 유명합니다. 여성 기자들이 무척 싫어하지만, 말할 곳은 없었습니다."

#3.
"입사 초기, 같은 팀 대리가 '좋아한다'며 구애를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있고 그를 많이 좋아한다고 해도 '내가 더 좋아한다'며 막무가내 구애를 멈추지 않았다. 프로젝트를 빌미로 주말 근무를 요구해 출근했고, 이후에도 원하지 않는 구애가 계속됐다. 참다못해 팀장에게 알렸다. 하지만 그는 대리를 제지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둘을 이어주겠다며 술자리를 만들었다.

그날 밤 11시쯤 먼저 일어나겠다고 하자, 술에 취한 대리가 내 핸드폰 뺏으며 못 가게 막아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고, 그 일은 나에게 엄청난 트라우마가 되었다. 신고도 할까 해봤지만 '니가 신고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무서운 사람이다'라고 협박하고, 어떤 날은 근무시간에 두 시간씩 붙잡아 놓고는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일이 반복됐다. 팀장은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라며 입막음 했지만, 나에 대한 사내 소문만 안좋아졌을 뿐더러 지원은커녕 하던 일도 다 막아버렸다. 그러면서도, 일을 만들어 컨펌을 내주지 않으며 밤 11시까지 붙잡아 놨다. 결국 난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4.
"타부서에 근무하는 40대 팀장과 함께 퇴근하던 중이었다. 팀장이 지하철역 플랫폼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더니 '**씨 단풍 좋아하나? 주말에 단풍구경 같이 갈래?'라고 말했다.

언젠가 업무용 메신저로 말을 건 이 상사. 뜬금없이 '0아~'(이름 마지막 글자)라며 대화를 시도했다. 00씨도 아니고, 이름 끝 글자만 따서 '0아~'라니... 우리 사이가 그 정도는 아닌데?"

#5.
"거래처 직원과 우리 팀 차장, 나 셋이 회의 후 술을 마시게 됐다. 그런데 거래처 직원이 '**씨가 볼에 뽀뽀해주면 당신네 회사에 도움을 주겠다'라는 말을 했다. 차장도 그 말을 들었지만 거래처 직원이라 그런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6.
"한 소규모 회사에서 대학생 인턴으로 근무했을 때였다. 쉰 살은 훌쩍 넘어 보이는 대표가 카카오톡으로 '커피 마실까?', '내가 집에 데려다 줄게' 등 수시로 사적 대화를 걸어왔다.

또 제주도로 워크샵 장소가 결정되자 대표가 나에게 1박2일로 답사를 같이 가자고 했다. '왜 단둘이 가야 하느냐'고 묻자 '뭐가 무서워, 안 무서워. 나 믿지?'라는 투로 답변했다. 참다못해 이 사실을 타 부서 부서장에게 알렸다. 그리고 정규직 된 지 한 달 후에 갑자기 잘렸다."

#7.
"열두 살 차이나는 상사가 자기 전세 집 방 남으니까 들어와 살라고 했어요."

#8.
"프리랜서로 일할 당시에 번역회사 사람이 집에 찾아오기까지 했어요. 그전에도 치근덕댔지만 일감을 쥐고 있는 사람이라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도대체 이 부류의 인간들은 적당이라는 걸 모르더군요. 그냥 그 회사랑 거래 끊고 욕 한 사발 해주고 반백수로 띵가띵가 한 달 하다가 외국으로 나왔습니다."

#9.
"상사 : ○○씨, 내가 결혼만 안 했으면 진짜 ㅋㅋㅋㅋㅋㅋ 지금 남자친구도 나랑 동갑이라며~ ㅋㅋㅋ (결혼 안 했어도 너랑은 안 만나는데요.;;)"

#10.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는 직장인이다. 입사 초기, 상사가 '혼자 사느냐', '남자친구 있느냐' 이런 것 묻더니, 이후에는 주말마다 밥 사주겠다, 혼자 먹으면 외롭지 않느냐며 계속 연락이 온다. 상사는 40대 이혼남."

#11.
"유부남 상사. 갑자기 본인 딸의 친구(성인)랑 몰래 연락해서 술 마시고, 모텔 갔다는 얘기를 함. '나한테 이런 얘기를 왜 하시느냐'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그냥 듣고 있었음. 그런데 이 유부남 평소에도 'XX아 결혼하지 마라. 요새는 다 유부남 만난다', '낮에 모텔에 자리 없다' 이런 얘기를 엄청 한다. '나도 바람피우고 싶다. 위로 받고 싶다' 이런 말도."

#12.
- 상사: 오늘 무슨 날인줄 알아?
- 나: 아니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가 키스데이임을 확인한 후) 키스데이네요.
- 상사: 오빠가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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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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