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인지능력이 저하됐다고 치매 노인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모든 기억 능력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삶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상황을 인지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신다.

지난 여름 방학 때, 나의 딸, 그러니까 손녀들이 요양병원 중환자실에 계신 할머니에게 반갑게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그때, 어머니의 눈이 커지면서 눈동자가 아이들과 마주쳤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셨다. 모두들 놀랐다. 어머니가 손녀들을 알아보신 것이다.

"할머니! 사랑해. 어서 일어나셔야죠."
"......"
"할머니!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어머니는 눈동자와 미소로 답해 주셨다. 분명 치매 노인들은 상황을 알고 계신다. 치매가 지각 능력을 백지로 만들지는 못한다. 그래서 더더욱 치매노인들을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제주도 여행중에서
 제주도 여행중에서
ⓒ 나관호

관련사진보기


나는 어머니를 살피기 위해 요양병원에 거의 매일 갔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의 상황뿐만 아니라 주위 다른 치매환자들 상황을 자주 보게 됐다. 환자 가족 입장에서 보면 안타까운 현실들이 종종 눈에 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턱받이 사건을 기억하며, 요양시설에서 지켜야 할 올바른 케어 방법을 제시해 본다.

치매 노인들을 대하는 올바른 케어 방법 10가지

1. 요양시설 관계자가 언론에 노출될 때, 어르신의 가족에게 양해를 구한다.
- 누가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 하겠는가. 인권과 관계가 있다.

2. 어르신의 등받이를 70도 정도 세우고, 턱받이를 입혀드린다.
- 누워서 드시면 음식이 위가 아니라, 폐로 들어가 폐렴이 생길 수 있다.

3. 식사를 먹여드릴 외빈에게 턱받이가 아니라 앞치마를 입혀드린다.
- 사실은 앞치마도 굳이 필요 없다. 음식물이 묻는 경우는 드물다.

4. 어르신이 누워서 식사를 드시면 음식이 기도로 들어간다.
- 기도로 들어간 음식은 폐에서 부패되어 폐렴을 만든다.
- 치매노인들 폐렴 대부분은 '섭식성 폐렴'이다.

5. 노인들의 목욕은 환자의 성에 맞춘 간병인이 한다.
- 대부분 그렇게 하지만 중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 인권과 관계가 있다.

6. 어떤 상황이든, 기저귀를 정확하고 반듯하게 채워드려야 한다.
- 하체를 드러내는 것은 인권 침해다.

7. 음식을 안 드시려 할 때 억지로 드리지 말아야 한다.
- 육체가 반응하는 것이다, 음식이 기도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

8. 치매노인들의 누워 있는 자세를 자주 바꿔드려야 한다.
- 한쪽 자세는 욕창을 만든다. 노인들도 힘들어 하신다.

9. 환자복을 반드시 입혀드려야 한다.
- 하의도 분명히 입혀드려, 정상인으로 대접해드려야 한다.

10. 모든 사람이 '내 부모'라는 심정으로 대해야 한다.
- '내 부모' 마음은 모든 태도를 만들기 때문이다.

간혹 치매환자들을 쉽게 다루기 위해 간병인들이 기저귀를 채우지 않는 경우도 있다. 패드를 바닥에 깔아 놓고, 이불을 덮어 놓는 것이다. 노인들의 하체가 드러난 상태다.

나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서든 기저귀를 정상적으로 채워 놓아야 한다. 그런 걸 하기 위해 간병인이 필요하고, 요양시설이 필요한 것 아닌가. 효과적인 관리(?)라는 명목으로 노인들의 하체를 드러내는 것은 분명 인권침해다.

테디 박물관 안에서
 테디 박물관 안에서
ⓒ 나관호

관련사진보기


목욕 시킬 때도 문제다. 일부 간병인들은 마치 짐짝을 다루듯 노인들을 다룬다. 목욕실로 이동할 때도 부모처럼 존중하고 귀하게 모셔야 한다. 그리고 목욕시킬 때도 노인들 몸무게 때문에 힘들지만 귀하게 다루어 드려야 한다. '내 부모'라는 마음으로 행동하면 좋을 것 같다.

목욕이 힘들기 때문에 간혹 남자 간병인들이 여성 노인치매 환자들을 목욕시키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인권침해다. 치매 노인들이라도 치욕을 느낀다. 인지가 남아 있는 치매 환자들이 불쾌함을 가지는 것을 종종 보았다. 강력하게 표현을 못할 뿐이지 싫어하시는 것이다.

치매 어르신이라도 존중하며 귀하게 여김을 받아야 할 우리 사회의 일원이시다. 그들의 아픔을 시랑으로 감싸야 한다.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작가이며, 북컨설턴트로 서평을 쓰고 있다. <<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다.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대중문화연구을 강의하고 있으며,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로 기업문화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 회원)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태그:#치매 어머니, #인권, #치매환자가족, #나관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과속운전은 살인무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