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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4월 28일 남로당 제주도당 김달삼 사령관(본명 이승진)과 국방경비대9연대장 김익열 중령과의 평화회담이 성사된 날이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지만 4.28 평화회담이 5월 1일 오라리 방화사건으로 깨지지 않았다면 70여년 전 제주도민의 집단학살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난 27일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들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을 찾아 김익열 장군의 묘소 앞에서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차리고 예를 올렸다.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공동회장 문원섭, 박진우)가 김익열연대장의 묘소를 방문하여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추모사를 낭독
▲ 김익열 연대장 묘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공동회장 문원섭, 박진우)가 김익열연대장의 묘소를 방문하여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추모사를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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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장군은 박진경 중령에게 극비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제주도 전역에 대한 초토작전 명령이었다... 초토작전은 인도적으로 결코 허용될 수 없고 전시에도 명령하거나 묵인한 사령관은 전범으로 처형을 면키 어렵다. 하물며 전후 평상시에 자기가 군정하는 영토 내의 국민에게 이런 명령을 내렸다가 세상에 알려지면 그 결과는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딘 군정장관 정치고문은 제주도 폭동이 빠른 시일 내에 진압되지 않으면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한국의 독립에도 유해하게 된다. 이 일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초토화 작전이다...

나는 단호하고 노라고 했다... 나는 제주도 4․3사건을 미군정의 감독부족과 실정으로 인해 도민과 경찰이 충돌한 사건이며 관의 극도의 압정에 견디다 못한 민이 최후에 들고 일어난 민중폭동이라고 본다. 설사 공산주의자가 선동하여 폭동을 일으켰다고 치자. 그러나 제주도민 30만 전부가 공산주의자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폭동진압 책임자들은 동족인 제주도민을 이민족이나 식민지 국민에게도 감히 할 수 없는 토벌살상에만 주력을 한 것이다."


1969년 중장으로 예편한 김익열 장군의 유고록의 일부이다. 이 유고록은 1970년초부터 1988년까지 쓰여 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자 원고지 346장 분량에 4·3의 진실을 담고자 노력했다. 김익렬 연대장은 현역 군인으로써 48년 8월에 국제신문에 연재를 통해 4.3의 진실을 알렸고, 육근 중장으로 예편한 후에는 유고록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을 밝히고자 헌신적인 노력과 숭고한 정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유가족들이 방문한 것이다.

4.3의 집단 학살에 대해 2003년 10월 31일 역사상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고, 2006년 4월 3일 제58주년 위령제에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여 사과하였다. 그리고 2018년 4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여 다시 한 번 사과를 하였으나 가해 기관의 사과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4월 3일 광화문 추념식장에는 4·3집단학살의 가해기관중 하나인 국방부 차관이 광화문 4·3추념 광장에 와서 헌화한 후 유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했고, 기자들의 질문에 "유족에게도 말했듯이 정부는 이미 진솔한 사과를 여러차례 했다. 무고한 희생에 대해선 저희도 사과의 마음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도 밝혔다. 이렇게 가해기관의 사과에는 4·3당시의 상황을 유고록으로 남겨 그 진실을 밝힌 김익렬 중장의 기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70여년 전 제주4.3당시 집단학살의 가해기관인 국방부 서주석 차관이 4월 3일 광화문 추념 행사장에 방문하여 헌화 후 머리 숙여 사과
▲ 국방부 차관의 사과 70여년 전 제주4.3당시 집단학살의 가해기관인 국방부 서주석 차관이 4월 3일 광화문 추념 행사장에 방문하여 헌화 후 머리 숙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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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현승은 사무국장은 "71년 전 집단학살의 비극을 막기 위해 본인의 생명과 어머니와 아들을 볼모로 피비린내 나는 학살극을 막기 위해 평화회담을 이루어 낸 4.28을 기념하고 김익렬 연대장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례를 지내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추모사를 낭독한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문원섭 회장은 "참 군인의 고뇌와 함께, 4.3의 진실은 오랜 세월 뒷걸음치는 듯 했으나 3만여 영령들과 당신 같은 분들의 궤적으로 대한민국의 역사, 자주통일의 원년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다"며 70여년 만에 진실 규명의 초석이 되어 준 대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집행위원장은 "17년 12월에 발의된 4·3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4월 1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되었으나 이후 여야 정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에 유감을 표하며, 국회 정상화를 통해 시급히 논의 및 통과되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공동회장 문원섭, 박진우)가 김익열연대장의 묘소를 방문하여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숭고한 정신을 기림
▲ 김익열 연대장 묘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공동회장 문원섭, 박진우)가 김익열연대장의 묘소를 방문하여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숭고한 정신을 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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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묘역 제례는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가 주최하고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백경진 상임이사 및 관계자 참석)와 제주4·3평화재단(양조훈 이사장 및 관계자 참석)이 후원하여 진행이 되었으며, 제주4.3희생자유족회 김춘보 상임부회장 등도 함께 하여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표했다.

태그:#김익열, #국방부 사과, #4.3, #4.3유족청년,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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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보장된 정의의 실현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실천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노력이 지속될 때 가능하리라 믿는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토대이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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